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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투자 어디까지 왔나…韓이 얻을 실익과 떠안을 부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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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의 기자

승인 : 2026. 09. 25.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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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억달러 투자, 텍사스 발전소로 첫 사업 구체화…원전·알래스카 LNG는 추가 협의
관세 부담 완화·美시장 진출 기회 확보했지만 투자금 회수·사업 주도권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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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3,4호기 원전.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이 미국과 약속한 3500억달러 규모 대미투자 첫 사업으로 텍사스주 가스복합화력발전소 투자가 1호 사업으로 낙점된 가운데, 향후 이어지는 사업 선정에 있어 자금 투입과 회수 등 실익적 측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정부의 국회 보고와 최근 한미 협상 내용을 종합하면, 전체 대미투자 약속액 3500억달러 가운데 1500억달러는 조선업 협력에, 나머지 2000억달러는 에너지·원전 등 전략산업 투자에 배정됐다. 현재 정부는 텍사스주 가스복합화력발전소 투자 사업 외에도 미국 내 대형 원전 건설과 알레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을 후속 투자 대상으로 논의하고 있다.

양국은 지난해 관세 협상에서 한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를 15% 수준으로 낮추는 대신 대규모 투자에 합의했다. 한국으로서는 미국 시장의 관세 부담을 낮추는 성과를 얻었지만, 이제는 약속한 투자를 실제 사업으로 전환하면서 경제적 실익을 확보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 첫 사업 선정과 투자 집행은 별개

가장 앞서 나간 사업은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다. 총사업비는 약 223억달러, 발전용량은 약 6.3GW로 거론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등에 전력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에 이 사업을 첫 투자 대상으로 보고했다. 다만 미국 측 투자심의와 추가 협상, 최종 발표 등의 절차가 남아 있다.

첫 송금 규모로는 약 22억달러가 거론된다. 정부는 미국 측의 최종 결정이 이뤄지면 이달 중 송금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전체 발전소 사업비 223억달러와 구분해야 한다. 첫 사업의 총사업비가 정해졌다고 해서 그 금액 전부가 즉시 미국으로 이전되는 것은 아니다.

엔시날 사업의 관건은 발전소 건설 자체보다 장기간 전기를 구매할 수요처를 확보하고 투자금을 회수할 계약을 마련하는 데 있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만으로 수익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전력구매계약(PPA)의 기간과 가격, 사업비 초과 시 부담 주체, 한국 측의 소유권과 수익 배분 방식이 실제 투자 성적을 가를 조건이다. 사업비가 초기 검토 때보다 늘어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수익을 낼 수 있는 계약 구조가 더욱 중요해졌다.

◇ 원전 8기 구상…수주 규모보다 韓 기술·기업 참여가 변수

후속 투자로 논의되는 미국 내 대형 원전 건설은 국내 원전업계에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다. 양국은 최대 8기의 원전을 건설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2기에 한국형 APR1400을 적용하고 나머지 6기에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AP1000을 적용하는 구상이 거론된다. 그러나 원전 8기 건설이나 한국형 원전 2기 적용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한국의 실익은 전체 원전 사업비보다 국내 기업이 맡을 설계·기자재·시공·운영 분야의 계약 규모에 달려 있다. 한국형 원전이 포함되더라도 국내 기업의 공급 범위가 제한된다면 대규모 자금 투입에 비해 산업적 효과가 작아질 수 있다. 반대로 한국 기업이 원전 건설과 장기 유지·보수에 참여한다면 미국 시장에서 사업 경험과 공급망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 협상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 측의 소수 지분 확보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지분율만으로 원전 사업 참여 권한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사회 참여와 의결권, 기술·사업 관련 의사결정에 어느 정도 관여할 수 있는지에 따라 투자 성격이 달라진다. 원전 협력의 성과를 평가하려면 지분 인수 가격뿐 아니라 확보할 권한과 국내 기업의 실제 수주 계약을 함께 살펴야 한다.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은 아직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검토 대상이다. 미국이 관심을 보이는 사업이지만, 장거리 가스관과 액화·수출 시설 등에 막대한 초기 자금이 필요한 만큼 한국 측은 사업성을 따져보고 있다. 장기 구매처와 운송비, 국내 기업의 건설·운영 참여 조건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 효과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 3500억달러 약속의 성패, 첫 계약에서 갈린다

대미투자는 한국에 관세 부담 완화와 미국 내 에너지·원전·조선 시장 진출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장기간의 자금 조달 부담을 안긴다. 특히 전략투자 2000억달러는 연간 최대 200억달러의 집행 한도를 전제로 논의돼 왔다. 실제 송금 시기와 규모가 집중될 경우 외환시장과 국내 투자 여력에 미칠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이 때문에 첫 사업의 투자계약은 단순한 발전소 한 건의 문제가 아니다. 엔시날에서 정해지는 소유권, 수익 배분, 손실 분담과 투자금 회수 원칙이 원전 등 후속 사업의 협상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사업비를 부담하면서도 운영과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지 못하는 구조인지, 자금 투입에 상응하는 권리와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구조인지에 따라 같은 투자액의 의미가 달라진다.

결국 대미투자의 성과는 발표되는 사업 규모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관세 인하라는 통상 성과를 유지하면서 투자 원리금을 회수하고, 국내 기업의 수주·기술 활용·현지 사업 참여로 연결하는 것이 한국 측의 과제다. 첫 송금 이후 공개될 구체적인 계약 조건과 후속 사업의 한국 기업 참여 범위가 3500억달러 대미투자의 실익을 가늠할 기준이 될 전망이다.
한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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