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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균관서 유건 쓴 외국인 200명 과거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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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6. 10. 05.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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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유도회총본부, 제1회 재한외국인 과거 시험 개최
현장서 제시한 시제에 한글로 답안 작성...33명에 상금
첫 과거 시험 장원 급제자는 '탄자니아 엘로이 에세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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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키스탄에서 온 여성 두명이 과거 시험 답안을 작성한 후 공개하고 있다. 성균관유도회총본부는 5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 명륜당 일원에서 유도회 창립 80주년을 기념하는 '제1회 재한 외국인 과거 시험'을 개최했다./사진=황의중 기자
전 세계 100개국에서 온 주한 외국인 약 200명이 조선시대 선비 복장으로 성균관에서 과거 시험을 쳤다.

성균관유도회총본부는 5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 명륜당 일원에서 유도회 창립 80주년을 기념하는 '제1회 재한 외국인 과거 시험'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꿈을 이루어서 자신에게 선물하는 거야'를 슬로건으로 내건 첫 외국인 과거 시험이다. 참가자들은 유건(儒巾)과 도포 차림으로 시험장 바닥에 천을 깔고 앉은 채 주어진 시제에 따라 한글로 답안을 썼다.

현장에서 발표된 시험 주제는 '꿈은 이루어서 자신에게 선물하는 거야'를 한글로 예쁘게 쓰기와, '한국에서 본국에 소개하고 싶은 세 가지를 골라 각각 이유를 쓰시오'였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지만, 좀 더 어려운 두 번째 주제에 답한 쪽이 급제자로 많이 배출됐다.

이날 '장원 급제'의 영광은 탄자니아 출신 엘로이 에세코(28)씨가 얻었다. 에세코씨는 초록색 앵삼(鶯衫)과 복두, 어사화까지 갖춰 조선시대 장원 급제자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채 합격증인 홍패(紅牌)를 받아들이었다. 유도회 측은 장원을 비롯한 33명에게 총 1250만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조선시대 최고 국립 교육기관이었던 성균관에선 임금이 문묘(文廟)에 참배한 뒤 실시하던 과거 시험인 알성시(謁聖試)가 치러졌다. 행사장인 비천당이 과거 시험장으로 쓰인 건물이고, 명륜당은 유생들이 강학하던 곳이다.

과거제는 예부터 국경을 넘나든 제도였다고 유도회는 설명했다. 고려 광종이 과거제를 처음 도입할 당시 중국 후주(後周) 출신 관리 쌍기(雙冀)가 이를 건의했다는 기록이 있고, 신라 최치원은 당나라가 외국인을 위해 따로 연 과거인 빈공과(賓貢科)에 급제해 이름을 알렸다는 것이다.

이날 과거 시험을 지켜본 이권재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은 "요즘 한국 아이들도 문해력이 떨어진다고들 많이 걱정하는데 외국인들이 이렇게 한글로 글을 잘 쓰는 걸 보니 매우 인상적이었다"며 "앞으로 외국인 과거시험을 정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성균관에서는 과거 시험은 물론 우간다·가나 등 아프리카 국가들을 중심으로 10개국이 자국 음식과 문화를 소개하는 잔치 마당과 전통 공연 등 부대 행사도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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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균관 명륜당 앞에서 열린 '제1회 재한 외국인 과거 시험'./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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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시험에 앞서 시험관에게 큰절하는 과거 참가자들./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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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참가자가 유창한 한국어로 답안을 작성하고 있다./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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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참가자가 첫 번째 문제를 선택한 후 답안을 작성해서 보여주고 있다./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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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라리온 참가자가 장문을 글솜씨를 뽑내고 있다./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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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시험 답안지를 고심해서 채점하는 시험관들./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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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건을 쓰고 도포를 입고 전통 공연을 관람 중인 참가자들./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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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재한 외국인 과거시험'에서 장원을 차지한 탄자니아 엘로이 에세코씨./연합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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