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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첫 공식등장…사상초유 ‘3대 세습’

김정은 첫 공식등장…사상초유 ‘3대 세습’

기사승인 2010. 09. 28.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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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군 대장' 칭호 부여…군 지지 공고화 의도
윤성원 기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셋째 아들 김정은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하면서 근현대사 초유의 ‘3대 권력세습’ 구도가 공식화됐다.

김 위원장은 44년 만의 조선노동당 대표자회를 불과 하루 앞두고 김정은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함으로 자신의 뒤를 이를 후계자가 김정은임을 대내외적으로 천명한 셈이 됐다.

공화국을 표방하는 현대국가에서도 아들에게 권력을 물려주는 일은 있었지만, 3대에 걸쳐 권력이 세습되는 것은 현대 세계정치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민주주의 국가는 물론 중국을 비롯한 공산주의 국가에서도 권력 세습을 중세 봉건왕조시대의 유물로 치부하며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이번 당대표자회가 ‘세계적 정치 스캔들’로 부상할지의 여부는 김정은이 맡게 될 직책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김정은이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얼굴을 내밀며 후계자로 공식 선정될 경우, 특히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이나 비서국 조직비서 등의 핵심 요직에 임명될 경우 현대사에서 유례없는 ‘3대 세습 완성’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다만 김경희, 장성택 등 여타의 파워엘리트를 앞세우고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경우 세습작업이 여전히 진행 중인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김 위원장이 김정은에게 첫 공식 직함으로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한 것도 관심사다. 이는 김정은 후계체제 하에서도 김 위원장이 최대 국정지표로 삼았던 ‘선군정치’의 기조를 계속 이어나갈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읽혀진다.

권력을 유지하는데 제일 중요한 게 ‘군(軍)’이라는 점에서 김정은에게 공안기관의 상징적 역할을 맡긴다는 측면도 있다.

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28일 “북한은 군 기념일이나 각종기념일에 최고사령관 명령으로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하는 일이 잦지만 이번 경우는 확실히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군 경험이 전무하고 군부 인맥도 일천한 것으로 알려진 김정은에게 친 군부 이미지를 포장함으로써 군 내부로부터의 지지를 한층 공고히 하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은 그간 김정은에게 ‘샛별장군’, ‘청년대장’, ‘김대장’ 같은 칭호를 부여해 왔다. 또 북한을 방문하는 해외 인사들에게 “김대장이 수령님(김일성)과 장군님(김정일)의 풍모를 빼어 닮았다”는 이야기를 전하는 등 김정은이 지닌 군사적 담력과 기상 등을 대내외적으로 선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이 전한 김정은 우상화 자료에서도 그는 “군사적 안목이 넓고 실력이 비할 데 없이 높으며, 천재적 영지(英知)와 지략을 지닌 군사의 영재”로 묘사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당 경공업부장)와 장성택(김경희 남편·국방위 부위원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최룡해 전 황해북도 당 책임비서에게 ‘군 대장’ 칭호가 주어진 것도 ‘친군(親軍) 제스처’의 연장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군 장성급 승진인사에 이은 당대표자회 인선을 통해 김정은 후계체제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면서 “앞으로 김정은 후계 구축 작업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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