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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리뷰] ‘내 딸 서영이’ 이삼재-이서영 만남 자체가 아픔…앞날은 ‘안갯속’

[친절한 리뷰] ‘내 딸 서영이’ 이삼재-이서영 만남 자체가 아픔…앞날은 ‘안갯속’

기사승인 2013. 01. 27.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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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 서영이' 39회 슬픈대사> 이삼재 "서영이. 네 누이 그렇게 만든 거 내 탓이다. 내가 네 누이 그렇게 만들었다"
이삼재 역의 천호진(윗 사진), 이서영 역의 이보영 /사진=KBS2 주말드라마 '내 딸 서영이' 화면 캡처
아시아투데이 신경희 기자 = 마음의 상처는 쉽게 지워지는 상처가 아니다. 치유되지 않은 상처는 또 다른 상처만 남겼다. 3년 만에 이뤄진 부녀 상봉은 아픔 그 자체였다.

26일 방송된 KBS2 주말드라마 '내 딸 서영이'(극본 소현경, 연출 유현기) 39회 방송분에서는 이서영(이보영)이 3년 만에 아버지 이삼재(천호진)를 만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앞선 방송분에서 서영의 회사 앞으로 찾아온 삼재의 모습이 그려졌다. 극적인 화해와 용서가 이뤄지는 것이 아닌가도 했지만, 그러기에는 지난 세월 속에서 많은 오해와 갈등이 얽히고 설킨 듯 싶다.

되돌릴 수 없다면 되돌려지지 않은 상태로 살아갈 뿐이다. 서영은 홀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더 독해져야만 했다. 삼재를 모질게 밀어내며 끝내 진심을 보여주지 않았다.

일단 갑작스런 삼재의 방문은 서영에게 반가움보다는 놀라움이었다. 서영이 "여기를 어떻게 아시고…"라고 말하자 삼재는 "너 좀 만나려고…"라며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이에 서영은 "저를 왜 찾으시는건데요?"라며 눈물을 글썽 거렸다. 삼재는 "어디 가서 얘기 좀 하자. 서영아"라고 힘겹게 입을 열었다.

그렇게해서 두 사람은 어느 까페에서 대화를 나누게 됐다. 서영은 "왜 오신 건데요?"라며 퉁명스럽게 말을 꺼냈다.

삼재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을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런 말 할 자격도 없는 애비이지만 자존심보다 중요한 게 사람이다. 남편한테 가서 빌어. 내가 필요하면 너희 시어른들한테 가서 무릎 꿇고 내가 손이 발이 되도록 빌어보마"라며 속내를 털어놨다.

서영은 "아셨어요? 어떻게"라면서 자신의 상황에 대해 알고 있는 것에 대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삼재는 "그런 게 뭐가 그렇게 중요해? 그보다도 너한테 지금 벌어진 이 상황을 수습하는 게 중요한 거지. 가서 잘못했다고 용서해달라고 빌어"라고 말했다.

서영은 "그 얘기하러 오셨어요? 빌라고요? 용서해달라고 빌라고요?"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삼재는 "죽도록 빌어봐야지. 그 좋은 남편을 지금 이대로 놓치면 안 돼. 이 녀석아"라며 다급한 어조로 말했다.

하지만 서영은 단호했다. 서영은 "아버지는 제가 사람으로 안 보여요? 저 아버지 속이고 결혼했던 딸이예요? 아버지한테 유학간다고 거짓말하고, 아버지 버리고 결혼한 딸이라구요. 그런 저한테 아버지가 이러시면 전 어떻게 해야하는데요? 너는 나를 버렸어도 나는 너를 사랑한다. 알려주고 싶어서 오셨어요? 저보고 어쩌라고 이렇게까지 하세요?"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삼재는 "지금 그런 거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 지금 너한테 일어난 일을 수습하는 게 먼저야"라며 걱정스럽게 말했다.

서영은 "아버지, 저 결혼한 거 어떻게 알았어요?"라며 따져 물었다.

삼재는 "어. 그거는…어느 일요일날 그 동네 거쳐서 등산하면서 북한산가다가 그러니까 그 집에서 너희가 나오더라. 그래서 알았어"라며 차마 서영이 결혼하는 모습을 봤다고 털어놓지 못했다.

이에 서영은 "그런데 왜 저한테 얘기 안 하셨어요? 왜 상우한테도 안 하셨어요?"라고 말했다.

삼재가 "그건…"이라며 말을 잇지 못하자 서영은 "사랑해서 그랬다고 하시겠죠? 저를 너무나 사랑해서 잘 지내나 살펴 보고 그러시다가 어느 일요일에 교통사고 당할 뻔한 우재씨도 구해주고 그러셨죠"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영은 "그럼 저는 우재씨를 구해줘서 감사합니다. 그래야 하는데, 이미 헤어져서 그럴 수도 없게 만드셨어요"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삼재는 "이미 헤어지다니…네가 그럴까봐 내가 온 거야. 이 놈아"라고 말했다.

서영은 "제가 그렇게 걱정되셨으면 들키더라도 아버지때문에는 들키게 안 해주셨어야죠"라고 말했다. 이에 놀란 삼재는 "그게. 나. 나 때문이라니…"라며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서영은 "모르셨어요? 우재씨. 아버지때문에 알았어요. 우재씨 회사에 취직하시면서 이렇게 될 거란 생각은 못 하셨어요? 차라리 저한테 얘기를 하시지, 어떻게 우재씨 회사에 다닐 생각을 하세요?"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삼재는 "그 때는 정말 어쩔수가 없어서…"라며 말을 더듬었다. 서영은 "평생 저한테도 그러시더니 아직도 그러시는군요. 잘해보고 싶었는데 어쩔수가 없었다. 왜 아버지는 항상 아버지 입장에서 사랑을 하세요? 제가 원하는 사랑은 안 주시면서 왜 아버지 하고 싶은대로만 하면서 사랑이라고 하세요?"라며 눈물을 흘렸다.

삼재는 "미안하다"라고 말하며 괴로워했다. 서영은 "속인 거 알고 결혼하셨으면 그냥 모른 척 하고 사시던지, 제 머리채라도 잡으시던지, 왜 제 주변을 맴돌아요? 아버지 등지고 떠난 딸이 뭐가 그렇게 궁금해서요?"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삼재는 "나 때문이라면 내가 강서방 만나서…"라고 말하며 미안해서 어쩔줄 몰랐다. 서영은 "아버지, 늘 아버지 행동이 자식들 위할 것이라는 그 착각, 이젠 그만 제발 좀 해주세요. 이젠 다신 찾아오지 말아 주세요. 저 여기 안 다녀요"라고 말하며 자리를 떠났다.

삼재는 뛰어나가 "서영아. 서영아"라고 불렀다. 이어 "어디서 지내냐? 집으로 가자. 서영아"라고 말했다.

서영은 "집이요? 어떤 집이요? 저한테 돌아갈 집이 있어요? 제발 부탁인데, 더이상 제 인생에 관여하지 말아주세요. 저는 이미 3년 전에 떠날 때 아버지 딸이 아니었어요. 제가 아버지 딸이라고 생각했으면, 그런 모진 짓을 했겠어요?"라고 일부러 독설을 내뱉은 뒤 떠났다.

서영와 그렇게 헤어진 삼재는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차를 끌고 가던 서영은 눈물을 삼키며 속도를 높여 휙 지나갔다. 그 뒤 유턴해서 버스 정류장으로 돌아왔지만, 삼재는 떠나고 없었다.

그 시각 삼재는 버스를 타고, 정처없이 가고 있었다. 서영은 차를 잠시 세워둔 채, 눈물을 쏟았다. 시간은 이렇게 다르게 가고 있었고, 한 번 무너진 마음은 걷잡을 수 없었다.

삼재는 혼자 술을 마시며 슬픔을 달랬다. 때문에 행방이 묘연해졌고, 이상우(박해진)은 만취한 삼재를 찾았다. 삼재는 "서영이. 네 누이 그렇게 만든 거 내 탓이다. 내가 네 누이 그렇게 만들었다"라고 자책했다.

영문을 모르던 상우는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라며 의아해했다. 자신이 유만호라는 가명을 쓰고 강우재(이상윤)의 회사에 들어간 자초지종을 털어놓은 삼재는 "내가 누군지 모르는 눈치였는데"라며 괴로워했다.

상우는 "아버지. 진짜 제 정신이예요? 어떻게 사위 회사 취직까지 하실 수 있어요? 우연히 서영이 봤고, 보고 싶고 그래서, 그것도 그래서는 안되지만 몰래 가서 본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어요. 그런데 어떻게 취직까지 하시냐구요? 사위한테 부사장님. 부사장님. 아버지 생각이 있으신 거예요? 왜 그렇게 경솔하셨어요?"라고 화를 냈다.

삼재는 "그래. 내가 그런 놈이다. 왜? 내가 그런 인간이야. 왜? 능력도 없으면서 생각도 없고 모자란 놈이다. 내가. 내가. 왜. 자존심 강한 놈이 불쌍해서 어떡해"라고 말하며 절규하고, 끝내 쓰러졌다.

그런 삼재를 업고 상우는 집에 들어왔다. 걱정하는 아내 최호정(최윤영)에게 나중에 말해주겠다고 말한 뒤, 삼재의 곁을 지켰다.

한편, 홀로서기를 결심한 서영은 상우가 일하는 병원으로 찾아갔다. 서영은 "이제 사람들 눈치 안 봐도 돼"라고 말하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결국 이렇게 됐어"라며 어렵게 말을 꺼내더니 "이렇게 되서 미안해"라고 말했다.

상우가 "아버지한테 얘기 들었어. 전혀 눈치 못챘어"라고 말하자 서영은 "아버지 얘기는 하지 말자"라고 답했다. 이후 두 사람은 까페로 자리를 옮겼다.

상우가 "이왕 이렇게 됐으면 네 사정 이야기라도 해보지 그랬어? 네가 왜 그랬는지 너 아버지 얘기 하지도 못했지?"라고 말했다.

서영은 "사정하고 싶지 않았어. 우린 이미 끝을 봤거든. 상우야. 난 우재씨하고 사는 3년 내내 긴장하고 살았어. 겁나서 미안해서 불안해서. 한 순간도 편한 적이 없었어. 내 죄가 있으니까 당당할 수가 없었어. 그렇게 불안하게 살면서도 우재씨를 믿었었어. 우재씨가 알게 되더라도 그런 식으로 날 대할 줄은 몰랐거든"이라며 자신의 속내를 털어놨다.

이에 상우는 "사람은 배신감 앞에서는 누구나 다 자신이 먼저야"라고 말했다.

서영은 "그러니까 그렇더라고. 그래서 나 다시 새로 시작해볼거야. 이서영으로 한 번 살아보고 싶어. 상우야. 나는. 한 순간도 날 위해서 살아본 적이 없어. 나는 우리 아버지 딸로 태어나서 그 뒷수습하느라 살다가 죽을만큼 힘들어서 도망치고 싶을 때 우재씨를 만났어. 그런데 거기서도 실패했잖아"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내 잘못된 선택때문이기는 했었지만, 누구를 믿고 의지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었어. 나한테는. 아니, 누구를 믿고 의지한다는 게 애초에 잘못된 거였어. 그거 알았으니까 이젠 내 능력으로 내가 알아서 살거야. 아버지도, 남자도, 그 누구한테도 기대지 않을거야"라며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상우가 "강우재씨 사랑하잖아"라고 말하자 서영은 "설사 우재씨가 용서하고, 시부모님이 봐준다해도 내가 저지른 잘못은 없어지지않아. 이렇게 썩은 창자까지 들켜놓고 나는 더 그렇게 살거야. 우재씨 눈치 보고, 부모님 눈치 보면서 이젠 나 더이상 그렇게 살기 싫어. 우재씨한테 미안하고 부모님께 죄송하고 말할 수 없이 죄송하고, 또 죄송하지만 난 이젠 상우야. 그냥 나로 살고 싶어"라고 털어놨다.

상우는 "정말 후회 안하겠어?"라고 말하며 걱정했다. 서영은 "나 오늘 이사도 했어. 이사 끝나고 너 만나러 온거야"라며 애써 웃음을 보이며, 자신의 걱정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같은 시각 협의이혼 의사 확인신청서를 보던 우재는 깊은 생각에 빠졌다. "당신하고 이제 내가 할 일은 정리하는 것 밖에 없어요. 이혼 서류 가지고 오지 않을거면 연락하지 말아요"라고 했던 서영의 말을 떠올리며, 신청서에 서명을 마쳤다.

서류 가방을 들고 어디론가 향하던 우재는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삼재를 만났다. 삼재는 "드릴 말씀이 있어서 왔습니다. 소주 한 잔 하실라우?"라고 말을 건넸다.

이렇게 해서 두 사람은 그 날 저녁 포장마차에서 소주를 마셨다. 삼재는 "부사장님"이라고 부르자 이젠 모든 것을 알았다는 듯 우재는 "말씀 낮추십시오"라고 공손히 말했다.

삼재가 "내가 왜요?"이라며 우재는 "그건…미리 인사 못 드려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삼재가 "부사장님은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어요?"이라고 묻자 우재는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그럼 누구한테 살려달라고 해 본 적은 있어요?"라고 말하는 삼재의 모습이 이날 방송의 말미를 장식했다.

과연 삼재가 우재에게 어떤 이야기를 털어 놓을지, 이혼하려던 우재의 마음이 돌아설지 등에 대해 시청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설령 우재가 마음을 바꾼다해도 이혼을 원하는 우재의 부모에게 이것이 또 다른 불효일 수 있다. 또한 당사자인 서영이 완고한 입장이라 예전의 좋은 관계로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

난관을 극복하고, 용서와 화해로 진정한 가족과 사랑의 의미가 무엇인지 보여주길 바라는 게 대다수 시청자들의 마음. 이러한 기대에 어떤 식으로 부응할지 관심이 모아지는 드라마 '내 딸 서영이' 39회 방송분은 39.8%(AGB닐슨미디어리서치, 일일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주말극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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