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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홍콩 시위대 돕는 애플 앱에 ‘발끈’…미국산 불매운동 부추길까

중국, 홍콩 시위대 돕는 애플 앱에 ‘발끈’…미국산 불매운동 부추길까

기사승인 2019. 10. 1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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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눈치 봐야 vs 표현의 자유 침해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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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Kmap.live’ 앱의 작동 화면. 경찰 위치·특별상황·출입금지 지역 등이 표기돼 있다./AP 연합
애플의 아이폰 운영체제(iOS) 전용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애플스토어에서 판매되던 ‘에이치케이맵.라이브(HKmap.live)’이 논란 끝에 앱 사용을 다시 중단했다. 애플을 비롯한 일반 기업의 재화나 서비스 판매를 놓고 반(反) 홍콩 정서가 심화한 중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의견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말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9일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중국 전역에서 정부의 사상과 맞지 않는 미국산 제품의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HKmap.live’ 앱은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통합해 무장경찰 위치, 경찰출몰 지역 등을 실시간으로 표시하고 시위대 간 정보공유를 지원한다.

애플은 이달 초 중국인들의 반발을 의식해 홍콩 내 다운로드를 불허했다가 이틀 만에 재개했다. 그러자 중국 인민일보 및 환구시보는 해당 앱이 반정부 시위대를 돕고 있다며 비판 강도를 높였다. 견디지 못한 애플은 10일 다시 아이폰에서 해당 앱을 사용할 수 없도록 돌연 삭제하며 한 발 물러섰다. 앱 개발사 측은 “홍콩 당국의 현지 법 위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6월 홍콩 시위가 발발한 이후 중국 측의 압박에 시달리는 기업은 애플만이 아니다. 나이키부터 북미프로농구(NBA)에 이르기까지 홍콩을 지지하는 미국 기업들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정부의 사상과 맞지 않는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이 유행처럼 번지면서다.

NBA는 대릴 모레이 휴스턴 로케츠 단장이 트위터에 홍콩 시위 지지를 표명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기업 25곳 중 18곳이 NBA 후원을 중단했으며 중국 국영방송 CCTV는 NBA 중계를 전면 취소했다. 하지만 애덤 실버 NBA 총재는 8일 “미국과 중국을 포함, 전세계 사람들이 같은 이슈에 다른 입장을 갖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NBA 구성원이 표현의 자유를 행사한 것에 사과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미국의 세계적인 명품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Tiffany & Co)도 7일 트위터에 모델이 오른쪽 눈을 가리고 브랜드의 반지를 선보이는 광고를 게재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중국 소비자들은 홍콩 경찰의 엽총에 맞아 한쪽 눈에 부상을 입은 홍콩 시위자를 빗댄 것이라며 반발했다. 티파니 측은 즉각 유감을 표하고 게시물을 삭제했지만 중국이 티파니의 3대 판매시장이란 점에서 실적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미 공화당 상원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반(反)불매운동 법안’을 시행할 것을 공식 요청했다. 법안은 “중국 기업의 미국 자회사 등 미국 개인이나 기업이 중국 정부의 관점에 따라 불매운동에 따르는 것을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일각에서는 최대 판매시장인 중국을 외면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애플의 경우 미국에 이어 중국이 전세계 2대 판매시장이다. 중국의 압박이 지속하는 이상 애플 불매운동부터 생산 차질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에서 해외 브랜드의 소셜 미디어 게시물에 대한 검열이 늘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시각과 맞지 않는 소재가 포함돼 있는지 정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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