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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만 모래 사막, 콘크리트 대안으로 경제성장 초석되나

걸프만 모래 사막, 콘크리트 대안으로 경제성장 초석되나

기사승인 2019. 08. 0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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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초고층 빌딩들. 사막과 페르시아만의 경치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게티이미지뱅크
‘사막 위에 지은 도시’로 눈길을 끈 걸프만 국가들이 사막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사막의 모래는 입자가 너무 고와 콘크리트로 혼합했을 때 설계 강도가 나오지 않아 건설자재로 활용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최근 영국 연구진이 사막의 모래를 활용해 콘크리트를 대체할 수 있는 신재료 개발에 성공하면서 탈(脫)석유시대를 준비하는 걸프만 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아랍뉴스는 4일 영국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 연구팀이 ‘피니트(Finite)’라는 신재료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피니트’는 사막의 모래로도 만들 수 있으며 기존의 콘크리트만큼 강도가 강해 콘크리트의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들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피니트’는 복잡한 형태나 마감재로도 제작할 수 있으며 주거용 벽돌 및 콘크리트와 같은 강도를 가진 구조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또 재사용이 가능하며 생분해성이라 자연 친화적이다. 현재 연구진들은 시장 진출을 위한 초기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이처럼 사막 모래가 주목을 받는 데에는 콘크리트의 골재가 되던 강가나 해안가의 모래가 점점 고갈돼가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현장에서 많이 활용되는 콘크리트는 통상 시멘트·모래·자갈 등을 섞어 만든다. 매년 세계 곳곳에서 500억톤 이상의 모래가 소모되고 있으며 지난 세기 대비 도시 건설을 위해 사용된 모래 및 자갈은 약 20배나 늘어났다.

모래는 모든 건물과 도로 증설의 가장 기초적인 재료로서 컴퓨터 실리콘 칩이나 작은 판유리에도 활용되고 있다. 전세계 바다나 강 등지에서 준설된 모래량이 지구에서 추출된 화석연료의 양보다 많을 정도다. 다국적 개발기업들이 잇따라 콘크리트용 모래를 퍼다 나르는 상황에서 지천으로 널린 사막의 모래가 경제성을 인정받기 시작한 것이다.

사막 모래가 상용화될 경우 건설비용 절감 효과도 톡톡하다. 수입해 사용하던 모래의 국내 조달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층 빌딩이자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랜드마크로 불리는 부르즈 할리파의 건설에도 호주산 모래를 수입해 만든 약 40만평(㎡) 규모의 콘크리트가 사용됐다. 전문가들은 ‘피니트’의 상용화가 이루어지면 사막지대가 위치한 걸프만 국가 경제에 분명한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이상 비싼 가격에 해외의 모래를 수입하지 않아도 될 뿐더러 국내 조달로 절감된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신규 사업 창출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반면 무분별한 개발은 걱정되는 점이다. 석유 발견 이후 다국적 기업의 무차별 개발로 해양 생태계가 큰 피해를 입었던 것처럼 아라비아반도 사막을 둘러싼 이권 다툼과 환경 파괴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시 만연한 개발로 생물 다양성과 지구환경 보존에 필수적인 해안을 뒤덮었던 맹그로브 숲(열대·아열대 지역의 상록수림)이 파괴됐다. 다양한 동식물의 삶의 터전인 야생 사막도 더는 안전지대가 아닐 수 있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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