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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역사전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칼럼] 역사전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기사승인 2015. 11. 24.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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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석 논설실장

얼핏 보기엔 IS 테러문제, 도심 불법폭력시위 문제가 부각되면서 역사교과서 논쟁이 수그러든 것처럼 비칠지 모른다. 그러나 이 문제는 '전쟁'이란 표현이 잘 어울리는 우리 역사에 대한 '해석' 싸움이기에 쉽게 수그러들 수 없는 성격을 띠고 있다. 총선에서도 이 문제가 재론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어떤 해석이 득세하느냐에 따라 이로부터 배울 교훈 자체가 확연히 달라지고, 학생들이 무엇에 대해 투쟁할 것인지 그 대상도 달라진다. 그렇기에 잘못된 역사교육은 백해무익하다. 아예 이를 받지 않는 것만 못할 정도로 중요하다. 그런 만큼 이 논쟁이 쉽게 수그러든다고 반드시 좋은 것도 아니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역사교과서에 관한 담화에서 밝힌 것처럼 현행 역사교과서가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존중하는 현행 헌법과 충돌하고 있다면 이를 배우는 것은 현행 헌법과 충돌하는 세계관을 품고 살아가게 만드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렇다면 일부 의견처럼 이런 충돌을 빚을 소지가 큰 근현대사 부분을 확 줄인 교과서가 하나의 소극적 차선책일 수도 있다.


 물론 이것은 차선책에 불과하다. 현재의 민주주의 제도의 장단점과 자유시장경제의 역사와 기능에 대해 제대로 배울 수 있는 부분은 바로 근현대사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안목을 가진 투표권을 가진 시민이 길러진다. 그런 시민들이 없는 상태에서 민주주의는 자칫 포퓰리즘에 흔들리는 정치체제로 타락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적극적으로 가능한 한 최대한 근현대사 부분의 잘못된 해석을 올바른 해석으로 교체하는 것이 최선임은 분명하다.


 우선 사실과 다른 것은 당연히 교정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아시아투데이에서 기획시리즈로 싣고 있는 '김일성 바로 알기'에서는 보천보 전투가 어떻게 날조되고 왜곡되었는지, 카이로 회담에서 어떻게 "미·영·중 3개국이 현재 한국민이 노예상태임을 유의하여 한국을 자유독립국가로 할 결의를 가진다."고 하게 된 배경이 무엇인지 알리고 있다. 백범 김구 선생이 장개석 총통에게 이를 요청하고, 일찍이 "일본의 속내"(Japan Inside Out)을 펴내 일본의 미국 침략을 예언해 루즈벨트 대통령 등 미국 정계를 놀라게 했던 우남 이승만 박사의 영향으로 이게 가능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현행 역사교과서는 비적 수준으로 펼쳐진 공산당계열의 무장투쟁을 과장하고 그 외 독립을 위한 노력은 폄훼하고 있다.


 다음으로 올바른 해석이 중요하다. 민족의 독립과 번영이라는 목적은 단순히 이를 진정한 목적으로 삼는 것 이외에 올바른 방법을 선택하는 게 그 목적의 달성에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일반대중이 잘 사는 사회를 건설한다는 목적이 아무리 많은 이들의 동의를 받을 수 있을지라도 그 방법으로 사회주의 계획경제를 채택한다면 동기부여가 안 되고 가격이 없는 데 따른 체제적 결함 때문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그것을 수단으로 삼았던 체제는 실패했다. 하이에크는 『노예의 길』을 써서 폭압적인 공산당이 아니라 민주주의적으로 사회주의를 계획하려고 해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밝혔다. 한마디로 이 체제는 작동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역사교육이 만약 이런 바른 수단의 선택 문제를 도외시한 채, 친일, 독재의 프레임 아래 특정 목적만을 부각시키면 학생들은 목적이 승인할 만 한 것인지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다. 한반도를 인공위성이 찍은 사진은 북한은 거의 바다처럼 암흑천지지만 남한은 서울을 중심으로 환하게 불이 밝혀져 있다. 그만큼 번영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차이를 가져온 결정적 차이는 결국 남한에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대한민국이 건국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행 역사교과서 대부분은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인식과 평가가 이런 방향과는 정반대다. 안타까운 또 다른 역사 왜곡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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