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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쓰나미 생존법, 부실건물 헐어내고 남은 건물을 더 단단하게

[칼럼] 쓰나미 생존법, 부실건물 헐어내고 남은 건물을 더 단단하게

기사승인 2015. 12. 14.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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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석 논설실장

미 연준이 조만간 분기별로 혹은 반기별로 금리를 0.25%씩 추세적으로 상향조정해나갈 전망이다.

연준이 은행들에 빌려주는 자금의 금리를 올리는 한편, 연준이 보유한 채권들을 내다팔고 달러를 사들임으로써 금리를 올려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가격이 급락하고 이미 시중의 금리는 올라가고 있다. 아직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결정을 하지 않았지만 벌써 11일(미국현지시간) 미국 정크본드의 환매중단 소식이 들리고 다우존스지수와 나스닥지수가 각각 1.76%, 2.21% 급락했다. 예상은 반응을 부른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양적완화를 통해 전세계에 풀려나간 달러의 환수를 뜻한다. 유럽중앙은행이나 중국의 런민은행이 미 연준의 통화긴축을 똑같은 정도로 따라갈 확률은 별로 높지 않다. 오히려 돈을 풀거나 최소한 통화긴축의 정도를 연준보다는 약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미 연준의 금리인상 결정은 달러화 가치 상승을 동반할 전망이다.

달러화 가치 급등은 기업들이나 정부가 달러화 표시 부채를 많이 지고 있는 국가들에 직격탄을 날릴 것이다. 특히 석유나 자원 수출국들은 유가 하락으로 더 큰 경제적 어려움에 빠질 것이다. 세계시장에서 팔아 달러를 벌어들일 상품인 석유의 가격은 떨어지는데 갚아야 할 달러화 빚의 실질 가치는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세계통화기금(IMF), 무디스 등 저명한 경제전망기관과 신용평가사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달러외채가 많은 브라질,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이 쓰나미의 진원지가 될 것이라는 경고를 지속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우리 기업들의 달러 부채의 비중은 이들에 비해 비교적 낮기 때문에 우리가 이 쓰나미의 진원지가 될 가능성은 별로 없지만 직접적인 영향권 아래 놓이게 될 것임은 분명하다. 이미 중동계 자금이 우리 증시를 이탈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14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공급과잉으로 전반적인 침체에 빠진 업종에서 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면 대량실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국회는 국민의 삶과 동떨어진 내부 문제에만 매몰되어 있다. 우리 경제가 쓰나미의 영향권 아래 들 때 겪게 될 대량실업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노동개혁 5법과 경제활성화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비갠 후 땅이 굳어진다. 그래서 비가 온다고 마냥 두려워할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세찬 소나기는 피하고 봐야 한다.

특히 이게 지진과 해일을 동반한 무서운 쓰나미라면 두말할 필요가 없다. 쓰나미는 땅위에 단단히 붙어 있지 않은 모든 부실건물들을 휩쓸어갈 것이다. 쓰나미는 인위적으로 낮아진 이자율로 연명했던 좀비기업들을 모두 쓰러뜨릴 것이다. 그런 좀비기업들이 많을수록 대량실업을 만들어낼 것이다. 쓰나미 경보가 나면 해일에 휩쓸려가지 않도록 건물들을 단단히 땅에 붙들어 매야 한다. 해일에 버틸 수 없는 부실건물들은 빨리 헐어내야 한다. 그게 소위 원샷법이다. 그 후 추려진 단단한 건물들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데 주력하는 게 상책이다. 이게 대통령이 강조한 것처럼 대량실업을 막기 위해 필요한 선제적 구조조정이다.

비갠 후 하늘은 청명해지고 땅은 굳건해진다. 그러나 그렇게 위안하며 구조조정을 게을리 하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된다. 청명한 하늘과 굳건한 땅은 쓰나미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에만 해당한다. 쓰나미를 겪으며 너무 많은 소를 잃어버리면 그 소가 낳을 송아지의 숫자는 보잘 것 없을 것이다.

더 많은 기업들이 살아남아야 더 많은 노동자들을 고용할 수 있다. 비갠 후 청명해진 하늘 아래 경제적 고통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다면, 폭우가 쏟아지고 해일이 몰아치기 전 쓰나미 경보가 날 때부터 단단히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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