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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윤석열노믹스와 ‘상식의 경제학’

[칼럼] 윤석열노믹스와 ‘상식의 경제학’

기사승인 2022. 04. 04.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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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석(논설심의실장)
논설심의실장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평소 ‘상식’을 강조해왔다. 틈이 날 때마다 비상식을 상식으로 되돌려놓겠다고 강조해왔었다. 그런 만큼 윤석열노믹스를 ‘상식의 경제학’으로 이름 붙일 수 있을 텐데 실제로 제임스 고트니(James Gwartney) 등은 그들의 저서 제목을 《상식의 경제학》이라고 했다. 이들이 ‘상식’을 강조하고 믿게 된 이유도 경제학적 사전 지식이 거의 혹은 전혀 없는 학생들이 상식에 기초해서 대답한 것들이 정확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입문 경제학 수업 첫날, “미국인들이 1750년보다 1인당 대략 30배 많이 생산하고 버는 이유를 물어보았다. 학생들은, 첫째 오늘날의 과학지식과 기술적 능력, 둘째 복잡한 기계와 공장, 훨씬 더 좋은 도로와 광범위한 통신체계, 셋째 과거에는 직접 생산해서 썼지만 지금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구입한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고 한다.

이런 대답은 전문용어들이 동원되지 않을 뿐, 경제학자들의 설명과 일치한다. 만약 벌목꾼이 수동 톱이 아니라 전동 톱과 같은 더 좋은 기계(물적 자본)를 가지고 벌목을 한다면 생산성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경제학자들은 교육, 기술, 훈련, 경험과 같은 인적 자본이 형성되면 생산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정도를 보탠다. 기술개선이 우리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거래비용이 줄어들어 직접 생산하기보다는 생산의 조직 방식이 개선되고 거래가 활발해진다.

윤 당선인은 한국경제가 그 어느 때보다 성장잠재력을 회복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는데 이와 관련해서 《상식의 경제학》의 저자들은 경제적 진보의 일곱 가지 원천을 제시한다. 그 일곱 가지는 사적인 재산권을 보호하고 계약을 공정하게 시행하는 법체계, 혁신을 촉진하는 경쟁시장, 경제적 진보를 방해하는 정부 규제의 제한, 부를 창출하는 사업으로 자본의 이용을 촉진하는 효율적인 자본시장, 낮은 세율, 자유로운 무역(거래), 그리고 화폐적 안정성이다.

다른 것들은 상식에 비추어 이해하기 쉽고 언론의 조명도 많이 받았지만 ‘화폐적 안정성’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화폐가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가치를 가지지 못하면, 사람들은 몇 년 후 만기가 되는 저축 혹은 몇 년 후 수익을 얻는 장기적 투자들을 기피한다. 시간의 경과로 인해 내재된 불확실성에 더해 화폐 가치의 불확실성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화폐 가치가 불확실해지고 떨어질 것이 예상되면 (즉 인플레이션이 예상되면) 사람들은 생산보다는 자신들의 부(富)를 보호하는 일에 집중한다. 최근에 나타난 소위 ‘영끌’ 현상도 이런 관점에서 조명될 수 있다.

《상식의 경제학》의 저자들의 권고가 너무나 상식적이어서 모두 받아들일 것으로 보이지만, 왜 이처럼 화폐적 안정성이 무너지게 되는가를 생각해보면 ‘화폐적 안정성’의 권고를 정치권이 지키기가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예를 들어, 많은 이들이 경기가 어려워지면 돈을 푸는 것을 너무 당연하게 ‘상식’처럼 여긴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처럼 예기치 못한 사태에 대한 대응으로 ‘돈 풀기’를 하려고 할 때 이를 반대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바로 이런저런 이유로 돈을 계속 푸는 것이 바로 화폐적 안정성이 깨지는 원인이 된다. 돈 풀기를 할 당시에는 나중에 이런 돈 풀기 파티가 몰고 올 후유증을 생각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이제 우리는 냉정하게 물어봐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이라고 해서 경기가 침체할까봐 돈 풀기를 지속한다. 그러나 경기를 살리는 효과는 별로 없었으면서 이제 통화 긴축 기조가 시작되면서 그동안 부풀어난 부채가 너무 부담스러워진 것은 아닌가? 새 정부가 ‘화폐적 안정성’ 또한 경제적 진보를 위한 중요한 전제조건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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