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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제도개혁의 초점은 ‘국제기준’보다 ‘경제원리’다

[칼럼] 제도개혁의 초점은 ‘국제기준’보다 ‘경제원리’다

기사승인 2022. 06. 1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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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석(논설심의실장)
논설심의실장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 10일 대통령 당선 후 첫 당선인사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로 세우겠다”고 천명해 많은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우리 사회의 정치·경제 질서를 재확인해줬기 때문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이런 그의 확고한 의지가, 기본적으로 기업들을 ‘규제’하려는 성향을 지닌 전 정부와 어떤 차별화된 정책을 펴게 할 것인지 기대와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그 후 3개월이 흐르면서 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규제를 혁파한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또 법인세 등 세제를 개편한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다. 다만 코로나19로 손실을 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에 대한 보상을 위한 추경 문제와 물가급등 불안 속 경기침체 가능성 등에 대한 문제로 소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문제는 관심에서 약간은 멀어진 느낌이 있었다.

‘퍼펙트 스톰’ ‘S(스태그플레이션) 공포’ ‘공급망 불안’ ‘기준금리 인상’ 등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민들이 최근 수개월 동안 뉴스를 통해 가장 많이 들었던 용어일 것이다. 그 정도로 경기변동에 대한 대응 문제는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에만 매달려서는 ‘시장경제를 바로 세우는 일’에 전념할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래서 경제 문제는 경기대응과 함께 제도개혁의 투 트랙(Two Track)으로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특히 제도개혁도 새로 정부가 출범하고 변화를 추진할 여력이 있을 때 해야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정부가 시장경제 원리에 맞도록 기존의 제도들을 개혁하는 일도 늦출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9일 〈역대 기재부장관 초정 특별대담〉에서 규제개혁, 재정건전성 확보, 법인세 인하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환영할 만하다. 이 자리에서 그는 법인세와 관련해서는 지난 2일 경제단체장 간담회에서와 마찬가지로 “우리 기업이 해외기업들과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국제기준에 맞게 정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법인세 인하의 의지가 실제로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벌써 참여연대와 같은 단체가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금의 경제위기를 복지지출의 확대를 통해 극복하자는 것인데 이를 위해 증세 방안이 먼저라는 것이다. 이런 반대를 그냥 못 들은 것처럼 지나가서는 곤란하다. 이런 반대에 대해 그저 국제적 표준에 맞추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무엇보다 경제 원리를 제시하고 이에 더해 실제 사례들을 동원해서 이들의 반대를 극복해낼 때 국민들도 개혁에 지지를 보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기업가적 불확실성을 감당한 결과인 이윤에 대한 과세를 왜 애덤 스미스가 반대했는지, 또 법인세는 인상하면서 좀비기업을 양산하는 것이 왜 문제인지, 법인세율 인하가 법인세수 혹은 전체 세수의 인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듣기 쉽게 국민들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국제적인 기준을 우리가 채택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다른 나라에서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설득이나 설명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런 정신으로는 다른 나라에 앞서 더 좋은 제도를 개발해내기도 어렵다. 추경호 부총리는 재정건전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지난 문 정부는 적자재정을 확대하면서 언제나 OECD 평균보다 한국의 국가채무비율이 낮다고 주장했었다. 경제원리로 볼 때 법인세 인하나 폐지가 바람직하다면 우리나라가 선도적으로 이를 인하해갈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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