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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칼럼] 한국의 새로운 국제적 위상

[이효성 칼럼] 한국의 새로운 국제적 위상

기사승인 2021. 06. 2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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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주필
이효성 자문위원장
이효성 아시아투데이 주필
한국은 코비드19의 대유행으로 인하여 어느 날 갑자기 선진국으로 대접받게 되었다. 그러나 사실 한국은 이미 선진국이 되어 있었으나 그 사실을 우리 자신이나 남들이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러다가 전대미문의 보건 위기 속에서 선진국들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반면에 한국은 봉쇄(lockdown)도 없이 잘 대처하는 것을 보면서 지금까지 있어왔으나 간과되었던 한국의 선진적인 면모들이 새롭게 사람들의 눈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사실 한국은 오래전부터 모든 국민들이 훌륭한 의료시설에서 유능한 의료진의 서비스를 받는 효율적인 의료보건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아울러 디지털 시대에 매우 중요한 통신 인프라 및 디지털 시스템과 서비스에서도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은 2000년대 초반에는 광통신망을 전국에 설치해 전국을 거의 다 초고속 인터넷으로 연결했고 디지털 행정 전산망도 완비했다. 반면에 서방의 전통적인 선진국들은 디지털 시스템과 서비스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런 사실이 주목받지 못하다가 코로나19 대처 과정에서 주목받게 된 것이다.

한국은 2000년대 이전부터 이미 어느 정도 철강, 자동차, 조선, 가전, 휴대폰, 반도체,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금형 등의 제조업에서 국제경쟁력을 갖추어 오다가 2000년대 중반부터는 확실한 경쟁력을 갖게 되었다. 이때부터 미국의 가전제품 판매사들의 앞쪽 진열대에는 삼성이나 엘지 등의 한국산 가전제품들이 배치되었다. 그럼에도 한국은 제조업 분야에서 국제 경쟁력을 갖춘 세계 일류의 제조업 강국이라기보다는 그냥 가전제품을 잘 만드는 중진국 중 하나 정도로만 간주되었다.

2차 대전 이후 전 세계적으로 후진국이던 나라가 명실공히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선 경우가 거의 없었다. 그래서 후진국이 잘해봐야 중진국 정도는 될 수 있으나 선진국은 되지 못하고 중진국 함정에 빠져 헤어나지 못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었다. 따라서 사람들은 한국 역시 중진국 정도의 국가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팬데믹의 위기 속에서 한국이라는 나라에 주목하게 되었고 그 결과 한국의 여러 선진적인 모습을 비로소 보게 된 것이다.

한국은 2018년 30-50클럽에 가입했다. 2021년 미국의 <유에스 뉴스 & 월드 리포트>지는 78개국 중에서 한국을 국력에서 8번째, 미래지향성에서 첫째로 꼽았다. 2020년 유럽연합(EU) 특허사무소의 4차 산업혁명 관련 특허 수 및 블룸버그 혁신지수에서 한국은 세계 1위였다. 한국은 국가 신용 평가, 근로자 평균 임금, 구매력 지수에서 세계 세 번째 경제 대국이라는 일본보다 높다. 유니콘 기업의 수에서도 미국, 중국, 영국, 인도에 이어 5위다. 군사력은 세계 6위지만 국방산업은 4.5세대 전투기의 시제품을 출시했고, 성능이 우수한 공군 훈련기와 헬기, 미사일, 잠수함, 자주포, 장갑차도 생산·수출한다.

이런 하드 파워에서뿐만이 아니라 문화로 대표되는 소프트 파워에서도 한국은 강국이 되었다. 한국은 산업화와 함께 높은 교육수준과 시민의식으로 민주화도 달성하고 언론자유, 표현의 자유도 확보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자유 진영의 확고한 일원이 되었다. 그리고 그런 자유와 함께 유구한 문화적 전통을 바탕으로 90년대에 아시아에서 영화, 드라마, 케이팝, 온라인 게임에서 한류 붐을 일으켰고 점점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만들어 왔다. 이제 웹툰, 한식, 한복, 한글, 패션, 뷰티, 각종 생활 문화 등으로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국은 앞으로도 더 발전할 가능성을 가진 선진국이다. 그 사실을 주요 7개국(G7) 회의(6월 11~13일)의 정상들이 알아봤다. 그리고 그에 앞서 바이든 정부의 미국은 <한·미 정상 공동 성명>(5월 22일)에서 한국과 군사동맹을 넘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첨단산업을 포함하여 거의 모든 중요 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약속함으로써 그 사실을 확인했다. 우리는 이에 자만하지 말고 더욱 분발하여 부족한 부분은 끌어올리고 잘하는 부분은 그 경쟁력을 더욱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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