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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칼럼] 미중 대결과 중공의 곤경

[이효성 칼럼] 미중 대결과 중공의 곤경

기사승인 2021. 11. 28.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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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주필
이효성 본지 자문위원장_전 방송통신위원장2
이효성 아시아투데이 주필
중공은 2008년 미국이 금융위기로 휘청거리고 2010년 일본의 경제력을 앞지르자, 그동안 마구 키워오던 군사력을 과시하며 점점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태평양의 반은 관리할 수 있다”며 미국의 패권에 맞서기 시작했다. 미국의 중공 포용정책은 순치되지 않는 호랑이 새끼를, 또는 닉슨의 염려처럼 프랑켄슈타인을 키운 셈이다. 미국은 뒤늦게, 트럼프 정부는 홀로, 바이든 정부는 동맹국들과 함께, 중공 견제에 나섰다.

중공은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나 미국의 패권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이다. 소프트 파워(민주주의, 인권, 자유 등)는 거의 없고, 하드 파워(군사력과 경제력)도 미국의 적수가 못된다. 그럼에도 커진 경제력에 자신감이 넘친 중공은 야심을 드러냈다. 여기에는 터무니없는 중화사상, 과대망상적 중국몽, ‘백년국치’에 대한 복수심 등도 작용했을 것이다. 중공은 이기적인 ‘일대일로’ 사업, 성급한 ‘중국 제조 2025’, 일방적인 남중국해의 영해화, 상대를 위협하는 전랑 외교 등으로 공격적 행태를 보이다가 미국의 반격을 맞게 되었다.

이에 중공은 첫째, 교역, 외치, 실용보다 자급, 내치, 이념을 중시하고 내부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는 등 국가주의로 회귀하고 있다. 이는 시진핑의 해외방문 중단 및 1인 체제 강화, 정적과 비판 세력의 제거, 공산 독재와 계획 경제의 강화, ‘공동부유(共同富裕)’의 강조, 대기업·사교육·연예계·언론 등에 대한 당의 간섭과 통제 심화 등으로 표출되고 있다. 이는 등소평의 개혁개방 노선 대신 모택동의 문화대혁명 노선으로의 퇴행인 셈이다. 그 결과 공산당 리스크가 커져 외국의 신규 투자가 줄고 외국인과 외국 기업들이 중공을 떠나고 있다.

둘째, 유럽을 비롯한 서방 세계 및 대부분의 나라들로부터 고립되고 있다. 코로나19 자료의 비공개, 그 기원에 대한 적반하장격 주장, 걸핏하면 행하는 경제 보복과 전랑 외교, 중공에만 유리한 일대일로 사업 등으로 타국인들의 중공에 대한 호감도가 최악으로 떨어졌다. 게다가 트럼프 정부와는 달리 바이든 정부는 미국의 동맹국들은 말할 것도 없고 비동맹국들도 반(反)중공 전선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래서 발전도상국들조차도 미국의 손길이 닿자 중국에 등을 돌리고 있다.

셋째, 외국에 강요해온 합법적인 중국 정부는 오직 중공뿐이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의 붕괴 또는 약화를 목도하고 있다. 중공 시장에 접근하려는 나라들은 이 원칙에 따라 대만을 국가로 인정치 않았다. 그러나 최근 미국은 행정부 고위 인사의 대만 방문을 허용하고, 연말의 ‘민주주의 정상 회담’에 대만을 초청했다. EU는 9월 대만 대표부의 확대와 경제 협력의 강화를 천명한 데 이어 11월에는 EU 의회 대표단을 대만에 파견했다. 리투아니아는 8월 대만과 서로 대표처를 설치했다. 대만은 UN 재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넷째, 첨단 산업에서의 굴기에 타격을 받고 있다. 중공은 2015년 반도체, 로봇, 인공지능 등의 하이테크에서 세계의 지도국가가 되겠다고 ‘중국 제조 2025’라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중공으로 들어오는 제품의 핵심 부품 가운데 중공 부품으로 만들어야 하는 비율을 2025년까지 70%로 해야 한다는 조건이다. 중공의 시장이 크다는 이유로 첨단 기술의 이전을 강요하는 정책이다. 그런데 이 계획은 반도체와 5G 통신을 비롯한 중공의 하이테크 산업에 대한 미국의 강도 높은 제재와 견제로 요원한 꿈이 되고 있다.

세계 제2의 경제 대국이 되자 자부심이 과도해진 중공은, 아직 패권국이 될 만한 실력과 지도력이 미비한데도, 중국 특유의 허세로 섣불리 미국의 패권에 도전했다가 커다란 반격에 휘청이고 있다. 공산 독재 체제를 강화하는 데다 겸손하지도 못해 자초한 일이다. 중공의 행태를 통해 사회 발전에 그 체제와 지도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이와 더불어, 요소수가 예증하듯, 우리 경제의 과중한 중국 의존에 따른 리스크가 너무 커 출구전략이 시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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