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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칼럼] 미국의 대중 “통합적 억제” 전략과 우리의 자세

[이효성 칼럼] 미국의 대중 “통합적 억제” 전략과 우리의 자세

기사승인 2022. 06. 1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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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본지 자문위원장_전 방송통신위원장2
아시아투데이 주필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연설 “중공에 대한 행정부의 접근”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중공 견제에 “통합적 억제(integrated deterrence)”라는 전략으로 ①동맹국들 및 파트너들과 함께하고, ②재래식, 핵, 우주 및 정보의 전 영역을 아우르고, ③경제, 기술 및 외교에서의 보강력에 의존한다는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은 국내적으로 경쟁력, 개혁, 민주주의를 강화하고, 외부적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동맹국들 및 파트너국들과 협력하여, 중공과 경쟁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동맹 및 파트너의 비대칭적 능력 증진을 도울 것도 천명했다.

이는 중국 견제에 있어서 동맹국들의 적극적 참여를 요구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내세워 등거리 외교를 해왔던 한국으로서는 이제 전통적인 동맹국인 미국의 편에 가담해야 한다는 압박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이끄는 대로 따라만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이 참여하는 동맹의 비대칭적 능력의 증진을 돕겠다고 했으니, 우리는 참여하되 우리의 힘을 키우기 위해 필요한 요구를 포함하여 우리의 이익을 적극적으로 관철해야 한다. 또 쿼드와 같은 군사 동맹은 가급적 피하고 중공에 대해서 굳이 적대적인 태도를 취할 필요도 없다.

미국의 “통합적 억제”는 대중국 견제가 단순한 무역 제재에서 경제, 기술, 군사를 아우르는 전방위적 제재로 확대되는 것을 뜻한다. 이미 바이든 대통령은 중공의 대만 침략 시 그리고 남지나해에서 중공의 불법 행위에 군사적 개입을 밝혔다. 그리고 경제와 기술을 아우르는 “통합적 억제” 전략의 일환으로 지난 5월 아시아를 방문하여 기존의 쿼드 및 오커스 동맹을 다진 데 이어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라는 새로운 기구도 출범시켰다. 이 기구는 공급망, 디지털 경제, 청정에너지, 인프라, 부패를 다루지만 그 핵심은 중국을 배제한 공급망 구축이며 이는 첨단 산업에서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의미한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서 한국의 존재는 두 가지 면에서 매우 긴요하다. 지정학적으로는 중공의 주요 도시를 좁은 서해를 두고 마주 보고 있다. 산업과 기술적으로는 오늘날 모든 산업 제품과 무기 제조에 없어서는 안 되는 반도체를 비롯해 전기자동차 배터리, 태양광 패널, 원자력 발전 등 첨단 산업과 제조업에서 앞서가는 한국이기에, 중국을 제외한 채 새로운 공급망을 형성하려면 한국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그에 따라 미국은 우리의 참여를 거세게 압박할 것이기에 선택의 여지도 없다. 또 미국과의 동맹은 민주주의, 인권, 자유를 중시하는 가치 동맹이라서 중공과는 함께하기 어렵다.

중공은 경제력이 커지자 패권적 행태를 보여 왔다. 예컨대 남중국해와 서해에 대한 불법적이고 일방적인 주장, 국경을 맞댄 나라들과의 잦은 국경 분쟁, 중국의 이익에 반하는 언행을 하는 외국에 대한 거침없는 경제 보복, 기업에 대한 국가의 지원 및 소유로 인한 시장질서의 교란, 큰 시장을 내세워 중국 진출 외국 기업의 기술을 반강제로 빼앗는 행태, 첨단 및 군사 기술의 해킹, 남의 온라인망에는 자유롭게 접근하면서 자신의 온라인망은 막아버린 일방적 행위, 역사 및 문화 공정으로 남의 역사와 문화를 빼앗으려는 시도 등이다. 이런 중공이 힘이 더 커지면 어떻게 나올지 두렵다.

이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장기적 안목의 전략적 접근이다. 우리 무역의 중공 의존도를 대폭 낮추고, 첨단 기술의 보안을 강화하여 그 유출을 막고, 중공에 있는 반도체를 포함한 우리 첨단 산업의 생산 시설은 가급적 철수하되, 중공에 대한 새로운 투자나 진출은 금해야 한다. 우리 기업들과 정부는 이런 과정에서 중공의 반감을 사지 않도록 매끄럽게 처리해야 할 것이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시점에서 미래의 대러 관계를 생각하여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지원은 하되 러시아 기술이 많이 차용된 우리 무기를 지원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 또 이 기회에 우리의 핵연료 재처리와 핵잠수함 보유 문제도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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