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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칼럼] 한일의 협력 관계를 위한 일본의 자세

[이효성 칼럼] 한일의 협력 관계를 위한 일본의 자세

기사승인 2023. 03. 1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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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본지 자문위원장_전 방송통신위원장2
아시아투데이 주필
한국과 일본 관계는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한국이 먼저 크게 마음을 열었다. 한일 관계가 진정한 선린 관계로 발전하려면 이제 일본도 대오각성하고 그간의 협량에서 벗어나 큰마음으로 이에 화답해야 한다. 일본이 가져야 할 자세를 몇 가지 지적한다.

일본은 독일처럼 과거사에 대해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필요한 배상을 해야 한다. 과거에 사과했으니 더 이상 사과할 필요가 없다거나 배상 문제는 1965년 한일협정으로 모두 해결되었다는 식으로 강변하는 것은 국제법도 모르는 억지일 뿐이다. 일본은 사과해 놓고 각료급 고위 관료들이 계속 그 사과를 부정해 왔으니 사과의 진정성이 없다. 민간의 배상 문제는 UN 인권선언에 의해 당연히 시효 없이 청구할 수 있고, 일본의 고위 관료들도 한일협정 밖의 문제임은 인정한 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극우정권은 계속해서 한일문제는 모두 한일협정으로 이미 끝났다는 주장만 되풀이한다. 이런 태도로는 한일 관계는 진전될 수 없다.

일본은 한일 관계 역사를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일본의 역사 교과서는 일제의 침략 전쟁으로 얼룩진 현대사는 가르치지도 않는다. 게다가 일본은 과거 한일 간에 역사에 대해서는 교과서 문제를 야기할 만큼 역사를 왜곡하여 가르치고 있다. 일본의 식민사학자들은 한국의 역사의 시공을 축소했다. 예컨대 고조선 역사는 신화로 치부하고, 한국 영토가 한반도로 한정되며, 그나마 북쪽은 중국의 식민지, 남쪽은 일본의 식민지였던 것처럼 왜곡하였다. 철기 문화도 제대로 없던 야마토 정권이 한반도 남부에 임나일본부를 두어 식민 지배를 했다는 어불성설의 주장을 한다. 이런 반사실적 역사 교육으로 한일이 선린이 될 수 없다.

일본, 특히 그 우익들은, 한국에 대한 우월의식을 극복해야 해야 한다. 일본은 한국을 식민지로 지배했던 탓인지 자신들이 한국에 대해 우월하다고 믿는 듯하다. 그리하여 사사건건 한국이 일본에 굽히고 들어오기를 요구한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한국이야말로 일본에 우월의식을 느껴야 한다. 고대에 우리 선조들이 일본에 벼 재배 문화를 전수하는 등 일본의 야요이 문화를 열어주었고, 부여가 일본을 점령하여 일본 천왕가의 시조가 되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일본은 그런 역사에서 오는 열등감 때문에 한국에 대해 터무니없는 우월의식을 갖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일이 선린 관계를 수립하려면 외교 관계에서 대등한 지위를 인정해야 한다.

일본은 한국 때리기 또는 혐한의식을 버려야 한다. 일본의 웬만한 서점에는 혐한 서적들로 가득 찬 별도의 코너가 있고, 일본 대중매체에는 혐한 기사나 프로그램이 넘쳐난다. 한일 관계에 대해 역사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일본의 젊은 세대는 그런 책이나 미디어의 내용으로 한국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갖게 된다. 실제로 그들의 한일 관계에 대한 왜곡된 인식은 인터넷 댓글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일본의 우익들이 이런 혐한 팔이를 통해 대중의 인기를 얻으려 하는 한 미래의 한일 관계는 나아질 수 없다.

일본은 한국의 통일을 진심으로 원하고 도와야 한다. 많은 정치학자들이나 정치평론가들은 한반도 주변 강대국들 가운데 한반도 통일을 가장 원하지 않는 나라는 일본과 중국으로 본다. 중국은 미국과의 완충 지대로서 남북 분단을 원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자신들의 침략으로 식민지배를 했었고 그로 인해 한국이 분단되는 일에 원죄가 있기에 그런 한국이 통일되어 강대국이 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이 한국의 진정한 우방이 되려면 거꾸로 한국의 통일을 도울 때 한국도 그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일본의 참된 우방이 될 수 있다.

좋은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서먹서먹한 사이에 어느 한쪽이 용기를 내어 선의의 손을 내밀었다면 그 다른 쪽도 선으로 그 손을 잡아야 한다. 만일 일본이 외교적 승리의 여부나 이해득실의 관점으로 따진다거나 이번 기회에 상대를 완전히 제압해야 한다거나 하는 자세를 가지면 한일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모처럼의 기회를 잃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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