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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래 칼럼] 코로나19 방역과 권영진 대구시장 ‘뚝심’

[조향래 칼럼] 코로나19 방역과 권영진 대구시장 ‘뚝심’

기사승인 2020. 08. 1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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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대구시민이 최고의 방역이자 백신'
대구시, 코로나19 방역 '노하우' 해외 공유
'홍의락 경제부시장 카드' 정치적 승부수
'경제 방역+포스트 코로나 전략' 실현 주목
조향래 논설위원 0611
조향래 논설위원
전염병 공포가 달구벌을 휩쓸던 지난 봄은 악몽이었다. 시민들의 일상은 정지되었고 상가는 문을 닫았다. 어디엔가 도사리고 있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언제 엄습할지도 모르는 공포감에 사람들은 숨 쉬는 것조차 두려웠다. 차량이 사라진 거리는 황량했고 이웃과 직장 동료 간의 심리적 거리감마저 요원했다. 도시는 느닷없이 동면(冬眠)에 빠진 듯 침잠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었다.

하지만 대구는 혼란스럽지 않았다. 시민들의 일탈도 타인에 대한 민폐도 없었다. 무질서와 아비규환을 연상하며 종군기자의 각오로 대구를 찾은 외신기자의 눈에도, 지레 겁을 먹은 채 동대구역에 조심스럽게 발을 내디딘 외지인들의 시야에도 대구는 뜻밖의 절제된 모습이었다. 조용히 숨쉬는 대구는 적막했지만 모든 게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태산교악(泰山喬嶽)의 의연한 모습이었다.

줄서기는 있어도 사재기는 없었다. 이웃에 대한 배려는 있었지만 약탈과 탈출은 없었다. 자신만을 위한 탐욕이나 이기적인 불평도 없었다. 이를 두고 언론에서는 ‘대구의 품격’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치적 함의와 지역적 편견을 담은 망언과 망발도 없지 않았다. ‘대구 코로나 사태’ ‘대구 봉쇄 전략’ ‘대구 신천지론’ ‘잘못된 투표의 업보’ 등등의 악랄한 중상모략이었다.

대구시, 코로나19 방역 ‘노하우’ 해외 공유

낯선 전염병과 사투(死鬪)를 벌이고 있던 대구·경북(TK) 사람들에게 폄하와 왜곡, 비하와 모욕의 막말을 서슴지 않던 그들은 누구였던가. 이 같은 국내의 악의적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일본과 영국, 독일 등 해외 언론의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다. 대구시가 K-방역 모범 도시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이 같은 코로나19 방역 경험과 노하우를 영문 자료집으로 펴내 해외의 여러 도시와 공유할 계획이다.

확진자가 폭증했을 때는 병상이 턱없이 모자라자 광주가 대구 환자들을 받아들여 치료를 받게 한 ‘달빛동맹’ 병상 나눔의 아름다운 광경도 이뤄졌다. 하지만 같은 경상도 출신의 어느 광역단체장은 대구 환자 수용을 거부해 실망감을 안겨 주기도 했다. 이 환란의 중심에 권영진 대구시장이 있었다. 지난 2월 18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6개월에 이르는 동안 파란곡절도 많았다.

하루 100명 이상의 확진자 발생 기간이 보름 이상 지속되는 대규모 감염 확산(팬데믹)은 광역자치단체장이 감당할 수 없는 미증유의 사태였다. 2월 29일에는 하루에 740여 명의 확진자가 나오기도 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무지했던 탓에 초기 대응이 미흡할 수밖에 없었다. 지역 사회의 주 감염원이 신천지 교회와 교인에서 비롯되면서 불필요한 오해도 많이 샀다.

‘위대한 대구시민, 최고 방역이자 백신’

30일 동안 야전침대 생활을 하며 코로나19 방역에 악전고투를 벌이던 권 시장이 시의회에서 ‘긴급생계비 지급’ 문제로 민주당 시의원과 설전을 벌이다 쓰러져 입원을 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권 시장은 이만큼이라도 코로나19 위기를 이겨내고 있는 것은 ‘성숙한 시민의식’ 덕분이라고 한다. ‘위대한 대구시민이 최고의 방역이자 백신’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의료진들의 숭고한 헌신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메디시티 대구(Medicity Daegu)’의 저력이었다. 권 시장은 이제 경제방역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전략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홍의락 경제부시장 카드’라는 정치적 승부수도 그래서 나왔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도 좋다. 권 시장의 우직한 행보가 대구의 코로나19 팬데믹을 넘어 시정(市政)의 지평을 더 넓히는 중량감 있는 비전으로 실현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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