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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 유머펀치] 검사내전(檢事內戰)

[아투 유머펀치] 검사내전(檢事內戰)

기사승인 2020. 08. 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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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 유머 펀치
세계 최고의 검사(劍士)를 뽑는 검술대회가 열렸다. 유태인 권력자가 파격적인 상금을 내건 대회에 치열한 예선을 통과한 3명의 고수가 본선에 올랐다. 먼저 일본 사무라이가 칼을 뽑아 날아가는 벌을 두 동강 내버리자, 중국의 검객이 순식간에 파리를 사등분하는 칼솜씨를 선보였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무사가 모기를 향해 칼을 휘둘렀는데 모기는 멀쩡하게 땅바닥에 내려 앉았다. 그런데 모기의 상태를 유심히 관찰한 심판관이 탄복하며 한국 무사 승리를 선언했다. 수컷 모기를 상대로 유태인의 중요한 종교의식 할례(割禮)를 깔끔하게 시행했기 때문이다.

유식한 행세를 하는 어느 법조인이 권력층에 줄을 대기 위해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너게 됐다. 그는 가방끈이 짧은 뱃사공을 놀려줄 요량으로 말을 건냈다. “여보 뱃사공, 당신은 철학이 무엇인지 아시오?” 사공이 모른다고 하자 법조인은 “인생의 3분의 1을 헛살았다”고 혀를 찼다. 이번에는 “문학에 대해서 좀 아느냐”고 물었다. 고개를 내젓는 사공의 모습을 보며 “인생의 절반을 헛살았다”고 비웃었다. 그런데 갑자기 돌풍이 불고 배가 뒤집히려하자 사공이 급하게 물었다. “수영을 할 줄 아십니까” 법조인이 사색이 돼 “못 한다”고 하자 사공이 외쳤다. “아이고! 인생을 몽땅 헛살았군...”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속담이 있다. 오만은 한 순간에 파멸을 부른다. 알량한 지식을 자부하던 법조인이 무식하다고 깔보려했던 뱃사공이 바로 삶의 고수요 지존이었다. 그것이 민심인 것이다.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수사와 관련해 검찰과 법무부가 극한 대립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휴대전화 추가 압수수색 과정에서 부장검사가 검사장에게 달려들며 육탄전까지 벌였다.

전대미문의 사건이다. 익숙하지 않은 ‘독직폭행’이란 법률용어도 등장했다. 활극인가. 촌극인가. 영화 ‘글래디에이터’는 로마제국 최고의 장군에서 검투사(劍鬪士)로 전락한 막시무스가 탐욕과 열등감에 사로잡힌 황제 코모두스에게 복수를 하고 명예와 국위를 회복하는 대역전극이다. 회심의 일전을 벌인 검사장과 부장검사 중 어느 쪽이 민심과 국격에 부응하는 진정한 고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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