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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 유머펀치] 영부인 선거전

[아투 유머펀치] 영부인 선거전

기사승인 2022. 02. 0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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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래 객원논설위원
아투유머펀치
대통령 영부인 육영수 여사는 1960~70년대 고단한 국민의 눈물을 닦아준 국모(國母)와 다름없었다. 그런데 늘 고아한 한복차림이었던 육 여사도 유머 감각이 있었다. 1966년 태국 푸미폰 국왕이 한국 대통령 내외를 영접한 만찬장에서 육 여사에게 자녀 교육에 관한 질문을 했다. 육 여사는 “저는 엄하게 가르치려 하는데 남편이 오냐오냐하니 저보다 아이들에게 인기가 더 있습니다”라고 대답을 했다.

그런데 근엄한 표정의 태국 국왕이 갑자기 웃음을 터트리며 만찬회장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육 여사의 그다음 발언 때문이었다. “하지만 투표권도 없는 아이들에게 인기를 얻어 봐야 무슨 소용이겠어요?” 육 여사는 평소 반대 민심을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국민의 숱한 민원 편지에도 일일이 답했다고 한다. 그다음 대통령 부인들도 ‘육영수 스타일’을 지향했지만 그에 미치는 사람이 없었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 가장 존경받는 위인인 링컨 대통령의 부인 메리 여사는 매우 충동적이고 신경질적인 성격의 소유자였다. 링컨이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 메리가 인근 생선가게 주인에게 짜증을 내며 언쟁을 벌이자, 링컨은 자신에게 항의하는 생선가게 주인의 어깨에 손을 얹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15년을 참고 살아왔습니다. 당신은 15분만 참아 주시면 됩니다.”

하긴 짐바브웨의 무가베 대통령의 아내 그레이스와 필리핀의 마르코스 대통령 부인 이멜다처럼 호화방탕한 생활로 국민적 지탄을 받았던 퍼스트 레이디도 있었다. 대선의 분수령으로 여겼던 지난 설 연휴 동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배우자 리스크’가 정국을 덮쳤다. 특히 과잉 의전과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 불거지면서 여야 간 공수(攻守)가 뒤바뀌는 양상까지 보였다.

이재명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에 대한 논란이 윤석열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취록 파문 등을 압도한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대통령 선거 판세가 정책과 신념은 실종된 채 오로지 후보 부인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로 출렁이고 있다. 가족주의가 강한 우리 한국 사회에서 후보 부인에 대한 검증도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만 대통령 영부인을 뽑는 선거는 아니다. 인격과 국격의 문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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