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정부는 출범과 함께 ‘문화융성’을 경제부흥, 국민행복과 함께 국정 3대 축의 하나로 강조했다. 새 정부 초에 문화정책이 이처럼 크게 부각된 것은 처음이었다.
이러한 기조에 따라 지난해 7월 김동호 위원장이 이끄는 대통령 소속 정책자문위원회인 ‘문화융성위원회’가 출범했다. 정경화 박정자 안성기 송승환 등 문화예술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는 전국을 돌며 현장토론회를 개최해 지역 문화예술계의 목소리를 수렴했다. 위원회는 이를 바탕으로 문화융성 8대 정책과제를 작년 10월 25일 발표했다.
그 첫 결과물로 올해 1월부터 ‘문화가 있는 날’이 시행됐다. ‘문화가 있는 날’은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 영화 스포츠 공연 및 박물관 미술관 고궁 등 주요 문화시설을 무료 또는 할인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행사다. 오는 26일 행사에는 프로야구, 프로축구, 세종문화회관, 두산아트센터, 금호아트홀 등이 추가로 참여하는 등 점차 혜택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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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저소득층 절반이 문화이용권 대상이 된 것, 문화향유 프로그램 수혜자 100만 시대를 연 것, 예술인 산재보험료 지원 등 예술인 복지사업 추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 책 읽는 사회 조성, 문화예술기관 협력체계 구축 등도 성과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문화융성 개념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문화계가 정책 변화를 직접적으로 느낄 수 없었다는 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전문성 부족과 폐쇄적 운영 문제, 문화재정 2% 달성 계획의 비현실성 등은 새 정부 문화정책의 아쉬운 대목이다.
정부는 올해 국민이 생활 속에서 더욱 쉽게 문화융성을 체감할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문화정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역 유휴시설이나 노후시설 20개소가 도서관이나 공연장, 전시장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생활문화센터’로 탈바꿈하는 내용 등을 담은 2014년도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음악평론가 탁계석(61)씨는 “박 정부가 문화기본법 완성한 것은 큰 결실”이라며 “문화예술계 현장에서 필요한 사항들이 보다 빠르게 소통되고, 전시행정보다 실질적으로 도움 줄 수 있는 정책과 제도의 혁신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