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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감원과 김종준 행장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은 일엽장목과 궤를 같이 한다. 양 측간 싸움이 격화되면서 정작 중요한 사실이 묻히고 있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경징계에 그친 점이 공론화 되지 않은 것. 김 전 회장은 김 행장의 중징계 원인 제공자다. 그는 한 술 더떠 김 행장의 중징계에 대해 불만까지 표시하는 모양새다.
김 전 회장은 김 행장이 2011년 하나캐피탈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시절 옛 미래저축은행에 대한 부당한 자금지원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 이 같은 혐의가 포착돼 김 전 회장은 경징계를, 김 행장은 중징계를 받았다.
김 행장의 윗선인 김 전 회장이 경징계에 그친 점은 꼬리 자르기 의혹이 일수도 있는 부분이다.
금감원은 2012년 11월과 올해 1월 두 번에 걸쳐 하나캐피탈에 대해 검사를 했지만 김 전 회장이 직접적인 지시를 했다는 증거를 잡지 못해 주의적 경고를 내리는 데 그쳤다.
이런 가운데 김 행장은 징계통지서를 받지도 않은 상황에서 경영공백을 이유로 남은 임기를 채우겠다고 밝혀 금감원을 자극했다. 금감원은 이에 반발해 김 행장에 대한 구체적인 제재 내용을 홈페이지에 올리는 등 사퇴를 압박했다.
결과적으로 김 전 회장의 경징계는 김 행장과 금감원의 기싸움에 가려졌다. 두 쪽은 일엽장목 같은 행동을 그만두길 바란다.
김 행장은 자숙을, 금감원은 관치논란에 휩싸일 수 있는 만큼 행동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