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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맛집 유치…현대판 ‘삼고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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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승인 : 2014. 11. 03. 06:00

김영모 과자점·떡카페 '합'…백화점 노력에 입점 승낙
사원때 제안해 과장때 유치도
김영모
롯데 에비뉴엘 월드타워점의 김영모 과자점.
요즘 백화점을 가면 입이 즐겁다. 줄 서서 맛봐야 하거나 거리가 멀어 입맛만 다셔야 했던 맛집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백화점들의 뜨거운 맛집 유치 전쟁에 소비자들은 즐겁지만 유명 맛집을 유치하기까지 바이어들의 고군분투가 숨어 있다.

황슬기 롯데백화점 CMD(상품기획자) 과장은 ‘김영모 과자점’를 떠올리면 지금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다. 서울 잠실 에비뉴엘 롯데타워점에 입점하기까지 무려 8년이란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시시때때로 연락하고 시즌 때면 찾아가는 등 계속해서 설득에 설득을 거듭했다.

황 과장은 “제가 MD 사원일 때부터 시작해서 과장에 오를 때까지 그 사이 과장만 5~6명 바뀐 것 같다”면서 “식품관이 아닌 5층에 명품 브랜드와 함께 입점시켜 명장 브랜드의 가치를 인정해줬고, 조건도 최대한 배려했던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성심당 팝업스토어 사진
롯데백화점 성심당 팝업스토어
성심당과 이성당 등의 입점도 마찬가지다. 지역 유명 빵집인 이곳을 서울에 유치하기까지 애를 많이 먹었다. 성심당은 3~4년을 쫓아다니면서 서울에 대전문화를 알리는 조건으로 성공시켰고, 이성당 역시 지난해 4월 팝업스토어를 열면서 1억원짜리 프랑스 로터리 특수 오븐을 공수하는 성의에 처음으로 군산 본점을 제외한 첫 외부 매장을 백화점에 냈다. 현재 롯데는 나폴레옹 베이커리 입점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떡카페 ‘합(合)’은 해외출장까지 따라가 설득시킨 사례다. ‘합’은 배우 배용준이 운영하는 일본 한정식 전문점 ‘고시레’의 총괄 셰프로 일하던 신용일 셰프가 2010년 한국에 들어와 인사동에 문을 열었던 떡카페. 당시 현대백화점 김병한 조리식품 바이어가 직접 찾아가 백화점 입점을 제안했지만 단번에 거절당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찾아갔지만 번번이 외면만 당했던 그는 신 셰프의 일본 출장건을 우연히 듣고 회사에 휴가를 낸 후 일본 간사이공항에서 우연을 가장한 만남 끝에 출장을 동행했고, 그 노력에 감동한 신 셰프가 입점을 승낙했다. 특히 이곳은 모 백화점 부회장이 자신의 트위터에 맛있다고 글을 올렸던 곳으로 그곳이 아닌 현대백화점에 문을 열어 눈길을 끌었다.

스텀프타운01
현대백화점 스텀프타운
‘스타벅스 대항마’‘제2의 스타벅스’라고 불리는 스페셜티 커피전문 브랜드 ‘스텀프타운’을 미국·일본에 이어 전세계 세 번째로 현대백화점에 입점시키는 것도 녹록지 않았다. 지난 3월부터 운영한 ‘식품개발위원회’에서 스텀프타운이 LA의 유명 팬케이크 전문점 ‘에피데믹’과 친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스텀프타운 커피와 에피데믹 케이크를 함께 판매하는 콜라보레이션 매장으로 구성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란 제안을 받아들여 입점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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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플라자 코트도르
AK플라자 분당점에 입점한 ‘코트도르’는 부산에서 카네이션 케이크로 유명한 베이커리다. 해운대 본점에서도 일본 후쿠오카의 명물 베이커리를 입점하기까지 오랜 시간 공을 들였던 만큼 분점을 쉽게 낼 수 없었다. 코트도르는 30~40평 공간의 즉석베이커리 매장을 10평 남짓한 백화점 식품관 한 코너에서 운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AK플라자 식품팀은 즉석에서 구울 수 있는 상품군 구성과 베이커리 기계 구현 방법, 인테리어 등을 직접 제안해 성공 가능성을 확신시켰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코트도르는 수도권 지역 최초로 AK플라자 분당점에 문을 열게 됐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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