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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정가치 훼손’ 조국, 정치 재개 전 사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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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8. 18. 00:01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15일 서울 구로구 남부교도소에서 광복절 특별사면·복권 조치로 출소하며 김선민 당 대표 권한대행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는 지난 15일 특별사면으로 석방되면서 "저의 사면·복권과 석방은 검찰권을 오·남용해 온 검찰 독재가 종식되는 상징적 장면의 하나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법원이 조 전 대표에 대해 입시 비리와 감찰 무마 등 '공정가치 훼손'을 이유로 징역 2년을 확정한 후 3분의 1 형기인 8개월 만에 출소하면서 공정가치 훼손에 대한 사과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재명 정부의 검찰 개혁 의지에 대한 지지를 앞세워 검찰 수사의 희생양 행세를 하며 죄과에 대한 본질을 흐리려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정치 재개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석방 당일 저녁 SNS에 '가족 식사'라는 짧은 글과 함께 된장찌개가 끓는 영상을 올렸다. 이어 다음 날에는 '8개월간의 폐문 독서물'이라는 글과 함께 책들이 쌓여있는 사진을 올렸다. 여기에는 '김대중 육성 회고록', '조소앙 평전' 등과 함께 이 대통령이 연일 근절을 강조하고 있는 '중대재해처벌법' 책도 있었다. 첫 번 영상은 가족 모임을 통해 일상 복귀를 알리는 것이었다. 두 번째 사진은 정치적 지향점의 일단을 보이며 정치 재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고 봐야 한다.

조국혁신당도 현 지도부의 임기를 단축하면서까지 그의 정계 복귀를 서두르고 있다. 당은 그의 사면·복권 확정 이틀 만인 13일 임시 최고위원회의와 당무위원회를 열고 지도부 임기 단축과 조기 전당대회를 결정했다. 당 전체가 그의 빠른 복귀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달려드는 모양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조국의 궁극적 목적은 대통령 출마"라며 "그 주변 사람들도 그와 같은 준비를 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의 사면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법무부가 사면 배경을 "분열과 갈등을 넘어 국민 통합과 화합"이라고 했지만 찬반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면 반대 여론이 찬성 여론보다 높게 나오면서 통합과 화합은 설 자리를 잃었다. 이 대통령에 대한 최근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로 나온 이유가 사면이 국민 정서와 괴리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 이 대통령이 사면을 강행한 것이 현재 수감 또는 재판 중인 측근들의 향후 사면을 위한 사전 정지 포석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한 여론조사에서는 당시 입시 비리의 피해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30대가 62%로 가장 높게 그의 사면에 반대했다. 공정가치 훼손 피해를 직접 당한 불만과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공정가치 훼손은 자칫 웬만한 범죄에도 무감각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조 전 대표가 정치 재개에 앞서 먼저 해야 할 일은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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