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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롯데 집안일에 우는 개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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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일 기자

승인 : 2015. 08.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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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신동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주식가치는 아무도 알 수 없다’는 말처럼 다양한 변수에 울고 웃는 곳이 주식시장입니다. 이런 변수가 있기에 고수익이 기대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주가가 폭락하는 상황에 처한 투자자들은 발만 ‘동동’ 구르기 일쑤입니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롯데그룹주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한 실적 악화나 투자실패에 따른 손실 반영으로 인한 주가하락이 아닌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 애꿎은 투자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지난달 16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선임되면서 시작된 롯데 ‘형제의 난’은 재계 5위의 유통 공룡 롯데그룹을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있는 것입니다.

400개가 넘는 순환출자구조의 정점을 차지하기 위한 신동주·동빈 형제간 싸움은 말 그대로 전입가경입니다. 오죽하면 ‘구멍가게 보다 못한 경영’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집안 싸움이니 알아서 하라’고 치부해 버리지 못하게 하는 롯데그룹의 9개 상장계열사는 이번 사태를 국가적 문제로 키우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로 피해가 도두라지는 곳은 주식시장입니다. 롯데그룹의 성장성을 믿고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는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롯데그룹의 국가정체성 문제가 불거지고 롯데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의 확산은 향후 피해를 더 키울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형제의 난이 세간에 본격적으로 공론화되기 전인 6월 30일 롯데제과·롯데푸드·롯데칠성음료·롯데케미칼·롯데하이마트·롯데손해보험·롯데관광개발·현대정보기술 등 롯데그룹주 9종목의 시가총액은 27조262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이들 종목들의 주가는 큰 요동 없이 안정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7월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고 주가의 하방압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실제로 7월 31일 종가기준으로 9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26조1540억원으로 한달새 1조 가까이 줄었고,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 이달 들어서는 일주일만에 1조9431억원이 더 줄어든 24조211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한 달 일주일 남짓한 새 3조원이 증발한 셈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의 종잣돈도 여기에 포함돼 있습니다.

롯데그룹의 대표 상장주인 롯데쇼핑의 소액주주 비중은 전체상장 주식 3149만주 중 24.6%(776만주)를 차지하고 있고,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8.5% 증가한 6398억원을 기록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낸 롯데케미칼은 40.7%에 달합니다. 이외에 롯데칠성(29.6%), 롯데제과(30.9%), 롯데하이마트(27.5%), 롯데푸드(43.4%), 롯데손해보험 (29.2%), 현대정보기술(45.3%)도 소액주주 비중은 27~45% 수준입니다.

주식시장은 손실과 고수익의 희비가 상존하는 곳입니다. 투자자들 또한 이 사실을 모르는바 아닙니다. 그럼에도 경영상의 문제가 아닌 총수일가와 엮인 이슈로 발생하는 손실에 대해서는 그리 너그럽지 않습니다. 출처가 불분명한 정보를 쫓아 ‘묻지마’ 투자로 인한 손실은 개인의 판단에 따른 결과이지만 이번 사태는 상황이 다릅니다.

롯데그룹 사태가 더욱 위태로워 보이는 것은 향후 경영권 문제가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날지 예상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신동빈 체제로 변신하는 롯데로 태어날지 아니면 신동주 체제의 롯데가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소액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당분간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박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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