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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살인 사건’ 패터슨, 16년 만에 송환…살인 혐의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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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희 기자

승인 : 2015. 09. 23.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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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입국장에 들어서는 패터슨 / 사진=정지희 기자 hee099
‘이태원 살인 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아더 존 패터슨(36)이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23일 패터슨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출발한 대한항공편을 통해 한국으로 송환됐다. 1997년 서울 이태원의 햄버거가게 화장실에서 조모씨(당시 22세)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패터슨은 1999년 8월 미국으로 도주했다.

패터슨이 탑승한 비행기는 당초 도착 예정 시간이었던 4시40분보다 이른 4시26분께 착륙했다. 약 두 시간 전부터 패터슨을 기다리던 취재진과 법무부 관계자들, 공항 보안요원들 사이에서 긴장감이 흘렀다.

착륙한 지 약 40분이 지난 5시8분께, 패터슨이 호송팀 관계자들에게 양팔을 붙잡힌 채 입국장 B게이트에 모습을 드러냈다.

헐렁한 하얀색 상·하의를 입은 패터슨은 콧수염과 턱수염을 길게 기르게 있었고, 장시간 비행에 지친 듯 두 눈은 충혈 돼 있었다. 흰색 옷으로 양손을 말아 수갑을 가린 상태였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향해 몰려든 취재진 앞에 위축되지 않고 다소 당당한 모습이었다.

패터슨은 살인 혐의를 인정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다”고 짧게 답했다.

이어 “범인이 에드워드 리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같은 사람. 난 언제나 그 사람이 죽였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취재진이 희생자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묻자, 패터슨은 “유가족들은 고통을 반복해서 겪어야겠지만, 내가 여기에 있는 것도 옳지 않다”며 거듭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끝으로 패터슨은 “내가 여기 있다는 사실이 여전히 충격이다. 난 지금 압도돼 있다”는 말을 남긴 채 따라붙는 취재진을 따돌리고 입국장을 빠져나갔다.

‘이태원 살인 사건’이 발생했던 당시, 화장실에는 패터슨과 그의 친구인 재미동포 에드워드 리(36)가 함께 있었다. 이들은 범행 당시 각각 18세의 청소년들이었다.

당시 검찰은 에드워드 리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을 내리고 그를 살인혐의로 기소했다. 패터슨은 범행 현장의 흉기를 미8군 영내 하수구에 버린 혐의(증거인멸)로 구속기소됐다.

그러나 1998년 대법원은 에드워드 리의 살인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고, 이후 피해자 조씨의 부모가 고소하면서 검찰은 패터슨의 살인혐의에 대한 수사를 재개했다. 하지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패터슨은 1998년 8·15 특사로 석방됐고, 다음해 8월 출국금지가 연장되지 않은 틈을 타 미국으로 도주한 상태였다.

법무부는 2009년 해당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가 개봉해 ‘진범을 잡아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자, 같은 해 10월 미국 당국에 범죄인인도 요청을 했다. 패터슨은 2011년 5월 미국 수사당국에 체포돼 재판에 회부됐고, 검찰도 같은 해 12월 패터슨을 다시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살인죄 공소시효(15년) 만료를 불과 4개월여 앞둔 때였다.

이듬해 10월 미국 법원이 범죄인 인도 허가를 결정하자 패터슨은 인신보호청원을 제기하는 등 의도적으로 시간을 끌었지만 1심과 항소심, 뒤이은 재심에서마저 패해 국내 송환이 성사됐다.

한국에 송환된 패터슨은 곧바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정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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