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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스포츠를 말하다] 대기업, 스포츠마케팅의 개념을 다시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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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일 기자

승인 : 2015. 09. 2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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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기획, 그룹 스포츠구단 통합관리 진행
대형스포츠이벤트 스폰서십, 스타마케팅에 집중됐던 스포츠마케팅 개념 변화의 시작 될까?
제일기획 사옥02
삼성그룹의 스포츠 구단을 통합해 스포츠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제일기획 본사
기업들이 바라보는 스포츠마케팅 전략이 변화하고 있다. 그동안 크고 작은 스포츠이벤트를 후원하거나 특정 선수를 지원하면서 브랜드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데 주력했던 것과 달리 스포츠 자체를 이용한 수익확대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다.

여전히 우리나라의 스포츠마케팅은 스포츠경기 후원 등을 통한 브랜드·기업이미지 제고가 가장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또 이런 마케팅 활동이 국내 스포츠마케팅 성장에 일조해 왔다.

그럼에도 스포츠마케팅을 연구하는 국내 학자들에게 있어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스포츠 자체를 활성화 시키는 활동, 다시 말해 ‘스포츠의 마케팅’은 항상 한계에 봉착해 있었다는 점이다.

30년이 넘은 프로야구지만 대부분의 구단들은 손익분기점을 맞추는 것이 한국시리즈 우승하는 것보다 어려운 상황이 지속돼 왔고, 국내 3대 프로스포츠의 또 다른 대표 종목인 프로축구는 관객동원이라는 난제를 여전히 쉽게 풀지 못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일부 구단에서 흑자로 돌아서는 사례가 나오곤 있지만 여전히 허약한 구단 수익구조는 스포츠경영과 마케팅을 성장시키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대기업이 운영을 맡고 있는 프로구단 재무 구조상 자립도를 키우지 못하는 상황을 연출해왔다. 대기업 계열사들이 쪼개서 지원하는 지원금으로 선수를 관리하거나 영입하고, 구단 전체에 드는 마케팅 비용까지 사용하는 한 공격적인 경영 활동은 한계를 보여왔다.

1년에 수백억원씩 사용하는 구단들을 통해 수익을 내지 못하는 국내 대기업들은 이제 스포츠구단 운영 자체를 사회공헌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있다. 사회공헌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것이 문제는 아니지만 자칫 속이 뭉글어진 사과를 겉포장만 화려하게 하는 모습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대기업들이 담당하고 있는 프로스포츠의 시작이 자생적인 시작이 아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손실을 내는 사업이 있으면 사업을 정리하거나 매각하는 방법등을 통해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한다. 경영이라는 말 안에 녹아 있는 의미는 ‘수익창출’이라는 단어가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스포츠경영과 마케팅이 발달한 미국과 유럽의 경우 각 구단들이 하나의 기업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자금력이 풍부한 구단주가 프로구단을 수익창출원으로 인식해서 운영을 하는 방식은 구단의 수익창출 뿐 아니라 자금의 선순환으로 구단의 경쟁력 또한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구단 소유의 경기장을 통한 입장료 수입 뿐 아니라 방송중계권료, 광고수입 등 다양한 루트로 돈을 끌어 모은다. 이렇게 성장한 구단은 더 나은 수익창출을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이는 해당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선수들의 몸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고 스포츠용품과 일반 광고시장은 이들 선수를 이용한 새로운 콘텐츠를 양산해 낸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런 선순환 구조가 완성돼 있지 않다. 특정 선수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이를 일반화 시키는 것은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 스타마케팅 또한 해외 프로리그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한 것도 문제다. 잉글랜드 프리미엄리그나 독일 분데스리가, 미국 메이저리그 등에 진출한 선수들에만 포커싱이 맞춰지는 한계가 그것이다.

성공적인 스타마케팅의 성공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선수들의 실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스포츠에 관심이 크지 않은 일반인들은 추신수. 손흥민 같이 해외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선수들의 소식만을 접하며 국내 선수들의 실력적 한계를 지적하는 경우도 있다. 월드클래스의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많음에도 말이다.

이런 태생적 한계과 환경적 문제로 성장이 늦어지는 듯이 보이는 스포츠경영·마케팅 시장에서 새로운 변화가 최근 나타나고 있다. 삼성이 그 중심이다. 과거 올림픽 등 국제 스포츠이벤트 이외에 유명선수, 구단 들에 대한 관리를 여러 계열사가 나눠서 진행하던 구조를 최근 제일기획으로 통합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제일기획 경영전략담당 사장의 남편인 김재열 사장이 제일기획의 스포츠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해 4월부터 프로축구단인 수원삼성 블루윙스의 관리를 들어간 것을 시작으로 삼성썬더스와 삼성생명 블루밍스(농구), 삼성블루팡스(배구)의 지분을 인수하며 삼성이 운영하고 있는 구단들을 통합하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의 대표 구단인 삼성라이온즈에 대한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이 작업이 이뤄질 경우 제일기획은 삼성그룹의 스포츠 구단을 관리·운영하는 중심에 서게 된다. 삼성그룹내 광고와 홍보의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제일기획은 기존에도 스포츠마케팅 활동을 진행해 왔었다. 하지만 이번처럼 구단을 관리하면서 마케팅 성과를 직접 끌어내는 구조는 아니었다.

대형 스포츠이벤트와 특정 선수, 경기장광고에만 집중하며 마케팅 효과를 끌어내던 시기는 이제 지나고 있다. 실제 중소기업이나 은행권은 여전히 이 방식을 효과적이라 판단, 많은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그 반응은 과거만큼 획기적이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일부 금융권에서는 경기장광고에서 기대이하의 성과로 경기장 광고를 철수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과 같이 이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인지도를 높인 대기업들은 기업이미지 제고와 제품 알리기를 위한 스포츠마케팅은 과거대비 효과가 낮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이들의 선택지는 크게 두 방향으로 정리되고 있다. 스포츠를 이용한 마케팅을 줄이거나 사회공헌 개념으로 변화시키는 것과 기업의 또 다른 수익원으로 키우기 위한 변화를 시작하는 것이다.

제일기획의 최근 행보는 지금으로 볼 때 후자에 가깝다. 그래서 스포츠마케팅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이번 제일기획의 행보가 어떤 결과를 낳을 지 더욱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제일기획의 이번 실험이 성공할 경우 한계에 봉착한 스포츠경영과 마케팅 산업이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박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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