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기업, 스포츠를 말하다] 스포츠산업 육성방안과 대기업의 역할 ②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160402010000435

글자크기

닫기

박병일 기자

승인 : 2016. 04. 02. 18:56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삼성라이온즈파크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사진 = 삼성라이온즈 홈페이지
스포츠산업의 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이는 스포츠산업 발전을 위해서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다만 정확하지 않은 정보기준은 추후에 발생하는 오류를 바로 잡는데 더 많은 힘을 들이게 하는 원인이 되는 이유에서다.

스포츠는 단순히 몇 년 전 갑작스레 시작된 것이 아니다. 또 그 특성 자체가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바탕으로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는 점에서 내제돼 있는 시스템을 단순히 1~2년 안에 파악하는 것 또한 불가능에 가깝다. 스포츠는 체육이라는 학문에서 파생된 문화현상이다.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체육과 달리 스포츠는 자본이라는 거대한 힘에 기댄 파생체다.

간혹 스포츠와 체육을 동일시하는 학자들이 있다. 광의적 차원에서의 관점이다. 하지만 순수하게 신체적 활동을 통한 건전한 경쟁, 그리고 건강한 정신을 함양한다는 체육과 자본의 힘이 없으면 성장하기 힘든 스포츠는 엄연하게 다른 분야로 인식해야 한다(체육의 시작이 원시시대의 신체활동이라고 보는 체육학적 견해는 여기서 논하지 않겠다).

100여년간 자본의 힘에 의지한 체육활동이 스포츠로 성장했고, 스포츠는 거대한 돈의 흐름을 만들어 냈다. 스포츠라는 울타리 내에서의 돈의 흐름이 아닌 제조·서비스 등 모든 산업과 연계된 새로운 산업을 탄생시켰다. 이는 스포츠의 질적 변화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쳤을 뿐만 아니라 스포츠 규정을 바꾸고 새로운 스포츠를 탄생시키는 등 스포츠의 변신을 주도하는 힘이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자본력에 좌지우지 되는 스포츠를 비판하는 이도 적지 않다. 스포츠정신이 사라졌고,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최대의 목표가 되어버렸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것저것 부수적인 의미를 덜어내고 본질적인 부분만을 들여다 보면 스포츠는 자본이고 이는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도 어찌보면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맞다. 스포츠는 자본이다. 자본력이 없으면 어떤 스포츠도 문화현상을 만들어 낼 수 없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더 효과적인 방법으로 스포츠에 몰입할 수 있게하는 모든 활동의 효익을 만들어내는 것은 결국 자본이다. 올림픽 시즌 대중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던 종목들이 올림픽이 끝나면 어디서 어떻게 이뤄지는 지 조차 모르는 현상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일각에서 말하는 소위 ‘타락’이라는 낙인이 있다해도 자본의 중요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 스포츠다.

우리나라만 놓고 생각해 보자. 우리나라의 스포츠산업을 급속히 성장시켰던 것은 대기업의 자본력이다. 국내 프로스포츠는 대기업들의 지원이 없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대기업들이 구단주 역할을 하면서 수십년 동안 투자한 자본이 지금의 프로야구·프로축구·프로농구를 만들어 냈고, 스포츠마케팅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눈을 뜨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스포츠산업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내고 의미조차 생소하던 스포츠경영·마케팅이 현 수준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대기업의 역할이 있었다(자의든 타의든 그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정부의 스포츠산업 육성 정책에 대해 들여다 보자. 스포츠산업의 규모를 50조원대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이다. 그 중심에는 스포츠 시설을 새롭게 설립하는 데 어려움을 주던 규제를 완화하고, 스포츠에이전트를 활성화하고, 스포츠산업 활성화의 핵심사업으로 골프산업을 키우겠다는 안들이 포함돼 있다.

생활스포츠 활성화를 통한 관련 스포츠용품 및 제조업의 성장과 신규 체육시설 건설을 통한 일자리 창출, 골프 대중화를 통한 관련 연계 산업 성장 등에 대한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스포츠산업의 성장동력이 되고 있는 대기업 관련 정책들은 눈이 띠지 않는다.

페럼클럽
동국제강 소유의 페럼클럽 전경/사진 = 동국제강 홈페이지
그도 그럴것이 이번 정책은 내수시장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제시된 사안이다. 경제성장률이 3% 조차 힘들어지고 글로벌 경기 침체는 수출주도의 우리나라에게 치명적인 상황을 만들고 있다. 시장에 돈이 돌지 않으면서 일자리마저 찾기 힘들어진 현재의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대안 중 하나로 스포츠산업 활성화가 선택된 것이라 하겠다.

이 자체가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스포츠에서 파생된 산업들이 광범위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내수경기를 살리는 방안으로 적절한 선택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스포츠산업을 중심에 놓고 생각하면 그렇게 좋은 정책만은 아니라 하겠다. 앞서 말했듯이 스포츠시설이 늘어난다고 스포츠산업이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단적인 예로 2002월드컵 당시 건설한 전용 축구장은 수익차원에서 애물단지가 된지 오래다. 다양한 대책 마련으로 흑자로 돌아선 곳도 있지만 여전히 성공적인 시설관리로 꼽히지는 않는다. 프로축구가 열리는 구장을 보면 빈자리가 더 많다는 점은 과도한 시설 확대가 나은 부작용이기도 하다(이는 단순히 시설 확대에 따른 문제는 아니다. 시설관리주체와 월드컵 준비 초기단계에서 나온 오류이자 사후 대책을 세울 전문가들의 부재가 원인이다).

스포츠에이전트 활성화 또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에이전트 역할이 가장 크게 나타날 수 있는 프로야구에서는 여전히 에이전트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긍정적인 대답을 KBO가 내놨지만 결과는 아직 모른다). 골프산업 또한 한때 과도한 골프장 건설로 생태계 파괴 뿐 아니라 골프장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 포화상태에 빠지는 상황까지 벌어졌던 부분이다. 골프장 회원권은 이제 자산의 가치가 떨어진지 오래다. 많은 골프장 들이 회원제에서 퍼블릭으로 시스템을 변경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정부가 스포츠산업을 심도있게 분석해서 성장시켜야겠다고 판단했다면 대기업들이 스포츠산업에 더욱 효과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더 신경을 썼을 것이다. 경제민주화라는 대중적 공감대로 대기업이 중소기업들이 많은 스포츠제조업 등에 관여되는 것을 우려했을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대기업이 빠진 스포츠산업은 한계가 있다.

현재 한국 경제 성장의 주력인 대기업들이 어려운 경제사정에 스포츠 관련 투자를 점차 줄이고 있다. 일부 기업이 글로벌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전히 스포츠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스포츠에 대한 투자를 투자라기 보다는 사회공헌으로 인식하고 있다. 수익성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기업이 수익성을 따지지 않게 된다는 것은 새로운 투자를 늘리지 않겠다는 의미다.

삼성의 경우 스포츠마케팅을 과거와 같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지 않다. 올림픽과 같은 대규모 스포츠이벤트 후원이 아닌 이상 과거와 같은 활동은 대폭 줄어들었다.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이 스포츠를 이용한 이미지 개선 효과가 예전 같지 않은 이유에서다.

이번 정책에는 스포츠 대중화라는 대의적인 명분이 앞에 나와있다. 스포츠 대중화가 고도화 될 수록 관련 산업은 성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스포츠 선진국인 미국도 이를 기반으로 스포츠산업이 발전해 왔다. 우리나라도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스포츠활동 인구 또한 급격히 늘어났고, 이런 수요를 수용하는 시설을 확충해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번 정책은 이미 10여년 전에 나왔어야 하는 정책들이다. 스포츠대중화가 폭발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했을 때 필요했던 부분이다. 그 시간 동안 스포츠산업의 질적 성장은 제자리 걸음이었다. 반면 스포츠를 바라보는 대중의 니즈는 급격히 높아져 왔다.

지금의 정책만으로 대중을 스포츠 산업으로 과거보다 더 많이 더 빠르게 유입시키고 이를 통한 관련 산업 성장을 이끌어 내기는 생각 만큼 쉽지 않을 것이다.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대중이 원하는 스포츠산업의 질은 정부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늦게라도 스포츠산업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모습에는 박수를 보내지만 스포츠산업 육성을 진심으로 원했다면 질적 성장을 위한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정책이 나왔어야 했다. 인프라 구축은 이제 스포츠산업의 기본이 된지 오래다. 이제서야 이런 인프라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진 성장전략은 생각만큼 효과적이지 못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스포츠산업을 평가하는 기준부터 손보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지금은 큰 그림을 제시하는 수준이라고 해도 아쉬움이 남는다. 현재 대한민국의 스포츠산업은 한쪽에만 치우진 정책으로는 성장하기 힘들다. 빠른 시간에 산업이 커지면서 나타난 부작용이다. 많은 선진정보를 기준으로 현 상황을 바라보다 보니 깊이 없이 우후죽순 식으로 스포츠산업이 성장한 결과다. 지금은 유리판처럼 깨지기 쉬운 스포츠산업의 근본을 안전하게 다짐과 동시에 스포츠 관련 지식기반 시장을 키우는 정책이 복합적으로 전개돼야 할 때다.


박병일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