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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스포츠를 말하다] 스포츠산업 육성방안과 대기업의 역할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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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일 기자

승인 : 2016. 03. 26.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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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수원삼성블루윙즈의 ‘빅버드’ 전경/사진=수원삼성블루윙즈
정부가 지난달 스포츠산업 활성화라는 카드를 들고 나왔다. 국내 투자 활성화를 제고하기 위한 방안으로 스포츠를 택한 것이다. 고인물처럼 발전이 더뎠던 국내 스포츠산업에 있어 이런 정부의 결정은 쌍수 들어 환영할 일이다.

스포츠시설 확충과 스포츠 저변 확대를 위한 방안 등을 관계 부처와 함께 마련해 스포츠산업 내수시장을 내년까지 50조원으로 확대해 5만여 개의 일자리 창출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2014년 스포츠산업실태 조사를 보면 2013년 기준으로 스포츠산업 매출규모는 40조7690억원이다. 4년새 10조원을 키우겠다는 계획인 셈이다.

활성화 내용에는 2018년까지 1985억원 규모 스포츠산업 펀드조성과 스포츠산업 연구개발(R&D) 지원 자금 확대(현재 130억원 규모), 스포츠사업체에 대한 저리융자 지원(올해 이후 매년 500억원 이상 규모), 소재개발 기업 지원을 위한 경영컨설팅·디자인 개발 지원 등이 포함됐다. 골프대중화와 스포츠에이전트 산업 육성, 신규 스포츠시설 규제 완화 등 다양하고 구체적인 내용도 들어갔다.

그런데 과연 40조원대라는 스포츠산업 시장 규모가 정확한 것일까. 답부터 말하면 ‘꼭 그렇지는 않다’다. 스포츠산업이 1980년대부터 성장을 시작해 2000년대 들면서 폭발적으로 커진 것은 사실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07년 23조원을 넘어선 시장규모는 2010년 34조원, 2012년 36조원, 2013년 38조원 등 꾸준히 덩치를 키워왔다.

그럼에도 이런 성장세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스포츠산업 분류에 다소 헛점이 있어서다.

스포츠산업은 크게 스포츠시설업, 스포츠용품업, 스포츠서비스업 등 3가지로 분류된다. 이는 다시 스포츠시설운영업, 시설건설업, 운동 및 경기용품업, 경기용품 유통 및 임대업, 스포츠경기서비스업(스포츠경기업·스포츠베팅업·스포츠마케팅업), 정보서비스업(스포츠미디어업 등), 스포츠교육기관, 기타스포츠서비스업(게임개발, 스포츠여행업) 등으로 세분화 된다.

이들 분류의 면면을 살펴보면 스포츠만으로 수익을 창출해 내는 업종은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기장운영업의 경우 대규모 실외경기장은 대부분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구조다. 건설업 또한 아무리 스포츠 시설 토목공사를 담당해도(스포츠 시설 공사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가 아닌 이상) 여전히 이들 사업체들은 일단 건설업체다. 용품업체들은 중소 영세 업체들을 제외하면 대기업의 사업포트폴리오 중 하나인 경우도 적지않다.

국내 스포츠용품을 만들고 시장을 이끄는 곳은 대기업들이다(문체부 조사에 따르면 회사법인의 매출비중은 54.4%로 개인사업체 매출비중(21.9%)보다 월등히 높다. 반면 회사법인의 사업체수 비중은 5%를 간신히 넘는다). 이들을 온전히 스포츠용품업종으로 분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더욱이 최근의 스포츠웨어 기업들은 패션개념이 들어간 활동복(일상복)이나 스니커즈 등도 만들어 내고 있다.

예를 들어 코오롱스포츠의 경우 코오롱그룹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 여러 사업부문 중 팬션사업부문에서 담당하는 브랜드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주력사업은 석유화학제품과 산업자재 사업이다.

스포츠게임도 마찬가지다. 게임에 스포츠를 녹인 것일 뿐이다. e-스포츠협회가 대한체육회 준가맹단체 승인을 받았지만 이는 약간 다른 사안이다. 스포츠게임만을 내놓는 기업이라도 스포츠 산업에 포함시킬 수 있을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스포츠여행업을 스포츠산업분류의 정의로 설명하면 국내, 국외를 여행하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스포츠 여행관련 시설이용의 알선, 여행에 관한 안내, 계약체결의 대리 및 기타 여행의 편의를 제공하는 산업활동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골프여행상품을 내놓은 여행업체는 스포츠여행업종에 포함된다는 말이다.

스포츠산업실태조사
물론 스포츠라는 콘텐츠를 이용한 모든 산업의 규모를 파악하는 것은 중요한 사안이다. 스포츠콘텐츠의 영향력을 파악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기초가 되는 데이터다. 하지만 스포츠산업을 모호한 기준으로 그 규모를 파악하는 것은 자칫 거품을 만들 수 있다. 다시말해 스포츠산업의 질적인 평가를 내놓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스포츠산업 시장규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한계점을 말하고 있다. 스포츠산업 종사자수, 스포츠산업 매출액은 사업체가 응답한 스포츠산업 비중을 이용해 역 계산한 것이라는 점에서 산업규모가 부정확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또 스포츠산업의 구분과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는 전제조건도 내걸고 있다. 스포츠분야 사업 영위 비율이 10% 이상인 업체에 대해서 스포츠산업 범주에 포함시켰다는 조건도 있다(그나마 이는 2012년 보다 개선된 부분이긴 하다).

사업영위비율이 낮으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스포츠 관여정도에서 착시현상이 생길 수 있다. 스포츠관련 사업 비중은 작지만 매출 규모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영세업체간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사업영위비율이 높아질 경우 다양한 사업중 일부로 스포츠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대기업이 제외될 수 있는 여지는 더 커진다. 그래서 10%라는 낮은 기준이 적용됐는지도 모른다.

체육·스포츠의 성격상 다른 모든 산업과 융합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다른 산업에 종속될 수 있는 여지도 다분하다. 자칫 주종이 바뀔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스포츠산업 평가의 모순을 보여주는 단면이라 할 수 있다.

이번 활성안은 다양한 규제를 정비해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낼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큰 그림에서 그동안 정체됐던 스포츠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다만 스포츠산업 분류가 조금 더 현실적이어야 할 여지는 있다. 정확한 수요와 공급, 관련 업계의 상관관계를 찾아 적절한 분야에 투자가 될 수 있는 기초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핵심스포츠산업 업종이나 연계산업 업종과 같이 스포츠가 주(主)가 되는 업종분야와 부수적이지만 스포츠와 융합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업종을 분류하는 것도 현실적인 분류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나온 스포츠산업 육성 방안이 다소 아쉬운 것은 스포츠산업의 파이를 키우는 데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스포츠산업은 스포츠라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파생되는 산업이다.

스포츠와 연관성이 낮아질 수록 스포츠산업으로서의 의미는 희미해 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외생변수가 고려되지 않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착시현상에 대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붐을 일으키고 있는 헬스케어산업과 전자업계의 화두인 웨어러블 기기가 스포츠활동과 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다고 해서 이 산업을 스포츠산업 분류에 가감 없이 묶는 것은 힘든 일이다.

<스포츠산업 육성방안과 대기업의 역할 ②에서 계속>
박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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