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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CJ 빅딜에… 황창규 ‘통신 1위 꿈’ 멀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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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 기자

승인 : 2015. 11. 06. 06:00

경쟁사 'CJ헬로비전 인수' 위협 거세
초고속인터넷·이통시장 영향력 타격
"자금 없고 대응책 없어… 비상상황"
13면 그래픽
황창규 KT 회장이 취임초부터 내세운 ‘통신 1위’ 탈환 전략이 경쟁사인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로 차질을 빚게 됐다. SK텔레콤이 유선방송·알뜰폰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서 통신시장에서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영향력이 확고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로 KT가 1위를 차지했던 초고속인터넷 시장마저 위협받게 됐다. 아울러 황 회장이 취임초부터 추진한 ‘기가인터넷’ 등 유·무선 통신 강화로 1위 사업자와의 격차를 줄였음에도, 이번 합병을 통해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또 다시 격차가 발생하게 됐다는 해석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2일 이사회를 열고 CJ오쇼핑이 보유한 CJ헬로비전 지분 30%를 5000억원에 인수한다. CJ오쇼핑에 대한 CJ헬로비전 잔여지분 23.9%는 향후 양사간 콜·풋 옵션 행사를 통해 정리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CJ헬로비전은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를 인수합병한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치게 되면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의 지분 75.3%를 보유하게 된다.

이번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로 SK텔레콤은 통신을 기반으로한 유료방송 시장에서의 영업력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반응이다. 또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로 이동통신시장 점유율 50% 확보 기반이 확고해졌으며, 이동통신과 유선방송 등을 묶은 ‘결합상품’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해석이다.

KT입장에서 민감하게 여기는 부분은 유선방송 시장이다. KT는 인터넷TV(IPTV)를 포함한 유료방송 1위 사업자로 가입자 약 850만명(KT스카이라이프 포함)을 확보하고 있다. CJ헬로비전의 416만명 가입자와 SK브로드밴드의 325만명 IPTV가입자를 합치면 741만명으로 1위 사업자인 KT와의 격차는 크게 줄어든다. 미디어 사업을 미래산업의 일환으로 여기고 투자하는 KT입장에서는 쫓기는 형국이 된 것이다. 또 88만명을 확보하고 있는 CJ헬로비전의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와 SK브로드밴드 499만명을 합치면, 추격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동통신에서도 KT에 비상이 걸렸는 분석이다. 알뜰폰 사업자이기도한 CJ헬로비전은 KT망을 이용하고 있으며, 알뜰폰 사업자중 가장 많은 가입자인 86만명을 확보중이다. SK텔레콤 자회사로 편입되는 CJ헬로비전이 경쟁사인 KT 통신망을 이용해 가입자를 모집하거나, 이를 이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즉 KT망 가입자가 SK텔레콤망 가입자로 점차 전환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현 상황에서 KT에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는 점이다. KT도 SK텔레콤과 비슷하게 유료방송사업자를 인수·합병(M&A)할 수 있지만, 따라가는 전략으로는 1위 사업자를 뛰어넘을 수 없다는 것이 M&A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더욱이 M&A 매물도 마땅치 않다. 현재 유료방송업계 1위 사업자인 C&M이 매물로 나온 상태지만, 2조원이 넘는 가격이 책정돼 있어 매입이 쉽지 않다는 것이 M&A업계의 평가다.

KT 내부적인 상황도 녹록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5월 KT는 8000명이 넘는 인원을 대량구조조정할 만큼 재무상황이 악화됐으며, 미래사업으로 투자하고 있는 ‘기가토피아’에 3년간 4조5000억원을 투입할 것이라는 계획을 세운만큼 자금 여유도 많지 않다는 분석이다. KT렌탈과 같은 계열사 매각으로 발생한 자금은 재무구조 개선에 투입할 만큼, 재무적으로도 여유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이와 관련, KT관계자는 “SK텔레콤의 이번 M&A로 통신시장이 지배적 사업자 위주로 고착화될 우려가 있다”면서 “KT 내부적으로도 비상상황으로 인식하고 대책을 고심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뾰족한 대응방안이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김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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