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협상 정부와는 별도로 투자자 찾는 투트랙 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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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등 다양한 지역의 자본시장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최근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경영성과를 적극 어필해 투자를 유치하는 한편, 이를 통해 현재 중동 국부펀드와의 지분매각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정부의 협상력 제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광구 행장은 내달 런던 등 유럽 지역과 싱가포르를 방문해 재무적 투자자 유치를 위한 해외 기업설명회(IR)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이 행장은 지난 6일 범금융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올해 안에 반드시 민영화를 이루겠다”며 “이를 위해 상반기 중 유럽 등에서 IR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은행 측은 “이번 해외 IR은 정부가 매물로 내놓은 보유지분 중 일부(최대 30%)를 4%씩 쪼개 파는 과점주주 매각 방식에 대한 설명이 진행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IR 초청 대상도 배당 수익을 목적으로 장기 투자가 가능한 사모펀드 등 자본시장 참여자로 한정하고 경영권 확보에만 관심을 두는 헤지펀드는 철저히 배제키로 했다.
이처럼 이 행장이 직접 해외 IR에 나서기로 한 것은 우리은행 민영화를 둘러싼 정부 내 분위기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협상대상자격인 중동 국부펀드와의 협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우리은행 민영화는 정부가 주도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설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중동 국부펀드 위주의 협상 전략에 문제점이 있다는 판단 하에 유럽 지역 등으로 해외 IR를 실시하겠다는 우리은행의 움직임에 동의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금융위원회 정찬우 부위원장의 중동 방문을 계기로 시작된 중동 국부펀드와의 매각 협상은 최근 아부다비투자청으로부터 15% 이상의 수익률 보장을 요구받는 등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도 이 같은 중동 국부펀드측 요구조건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매각 조건에 대한 입장 차이가 있다는 것 정도로만 이해해 달라”는 말로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또한 그간 민영화를 어렵게 만들었던 정부의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원칙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 행장의 해외 IR 결심에 한몫했다. 정부는 현재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우리은행 주가 흐름을 감안해 매각 가격을 공적자금 원금 회복 수준인 1만3500원을 기준으로 사실상 못 박아놓았던 데서 벗어나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한때 1만1000원대를 상회했던 우리은행 주가는 이달 8일 현재 8540원(종가기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정부 한 관계자는 “협상이란 상대가 있는 법인데 우리가 받고 싶다고 다 받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1만3500원이란 가격 기준선을 고수할 입장이 아닌 만큼 정부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범위 내에서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측은 이번 해외 IR를 통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그간 면영화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주가부진은 유럽 지역의 잠재적 투자 후보자들에게는 오히려 저가매수라는 매력으로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1조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고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대로 떨어지는 등 수익성과 건전성을 이미 확보해 놓은 점을 이번 IR 때 적극 어필할 예정”이라며 “비록 주가는 부진하지만 주가대비순자산비율(PBR)이 0.3배로 국내 은행들 중 가장 저평가돼 있다는 점은 큰 매력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은행 측은 이 행장의 해외 IR이 주가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쳐 중동 국부펀드와 협상을 진행 중인 우리 정부의 협상력을 강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현재 8500원대인 우리은행 주가가 1만원대로 회복된다면 중동 국부펀드 측이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던 15%의 수익률은 무난히 거둘 수 있다”며 “이런 점이 현재 고자세를 보이고 있는 중동 국부펀드와의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이런 점을 감안해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중동지역을 이번 해외 IR 일정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