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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조선 건국 초 태조 이성계의 아들들이 왕위승계 쟁탈전을 벌인 이방원의 ‘왕자의 난’으로 궁궐은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벌여야만 했습니다. 이는 조선왕조 500년 시대를 열었던 평가도 받지만, 개인적으로는 피를 나눈 형제를 죽여야 하는 비극임이 분명합니다.
대한민국에서 골육상쟁의 비극은 현재도 진행형입니다. 특히 재계에서는 잊을만 하면 어김없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삼성, 현대, 효성 최근에는 롯데까지 모든 총수들이 형제간 다툼으로 심한 홍역을 앓아야만 했습니다. 형제간 싸움을 겪은 기업의 이미지는 떨어질대로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누가 이겨도 비극일 수밖에 없는 게임…바로 형제간 싸움입니다.
따라서 형제 간 분쟁 예방은 어떤 총수에게나 가장 큰 숙제이자 화두입니다. 우리는 자녀가 많은 그룹의 총수가 미래를 바라보는 심정이 어떨지는 그동안의 사례를 통해 대충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두산의 사례는 두고두고 곱씹어 볼 만 합니다.
최근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그룹 회장 자리를 조카인 박정원 현대건설 사장에게 넘기는 용단을 내립니다.
그동안 자신과 형님들이 주축이 돼 두산을 이끌었던 ‘형제경영’이 ‘사촌경영’으로 뒤바뀌는 순간입니다.
자식이 아닌, 조카에게 경영권을 넘긴 것은 재계 역사에서는 보기 드문 일입니다. 두산이 국내에 가장 오래된 기업으로 120여년 간 버틸 수 있었던 힘 역시 ‘집안에 대한 자부심’, ‘형제애(愛)’라는 보이지 않는 원칙이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총수 후보만 10명에 육박하는 두산이 4세시대 에서 ‘골육상쟁의 비극’을 빗겨나간다면 ‘한국의 명문 재벌가’가 탄생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사공이 많으면 배가 휘청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두산은 최근 파격적이고 평화로운 경영권 이양을 통해 “모든 사공을 안고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합니다. 전 세대에서 발생한 ‘형제의 난’도 철저히 반면교사로 삼아야 합니다.
자 이제 대한민국의 모든 시선은 다음 주자인 박정원 회장에게 쏠려 있습니다. 4세경영 시대를 알린 만큼 그의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4세를 대표해 두산그룹을 부흥시키고, 평화롭게 경영권을 이양하는 것이야 말로 박 회장의 가장 큰 숙제입니다. 그가 꿴 첫 단추가 21세기의 두산의 운명을 결정합니다.
현실은 녹록치 않습니다. 전 세계 불황으로 두산인프라코어와 같은 계열사는 주력 부분을 팔아야만 했습니다. 두산중공업, 두산건설 등 대다수 계열사들의 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 숙제를 않은 박정원 회장. 벌써부터 그의 어깨는 무겁습니다.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자신의 행동과 그 결과에 따라 대한민국 재계의 역사가 다시 써질 수 있다는 사실을 그는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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