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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록의 온고지신]최종현의 선견지명, 혹은 최태원의 뚝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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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록 기자

승인 : 2016. 04. 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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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에 걸친 가업 성공에 도전하는 SK그룹,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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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8월 26일 진행된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 10주기 추모식에서 최태원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동서양을 통틀어 손곱히는 고전으로 통하는 ‘사기(史記)’는 사관이었던 아버지의 뜻을 이루기 위해 목숨을 비참하게 연명하면서까지 완성한 사마천의 걸작입니다. 2대에 걸친 가업을 위해 사마천은 사형 대신 궁형을 선택해 결국 인류를 대표할 유산을 남기는 데 성공합니다.

# 중국 최초로 대륙을 통일한 진시황의 후계자는 장남 부소가 아닌 작은 아들 호해가 차지합니다. 하지만 통치자에 걸맞는 능력도, 포부도, 인재도 갖추지 못했던 호해는 포악한 정치를 일삼으며 국력을 크게 쇠퇴시킵니다. 결국 최초의 통일 왕조인 진나라는 호해가 황제가 된지 4년만에 망하게 됩니다.

위의 두 사례는 2대에 걸친 가업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대를 이은 가업이 성공한다면 해당 왕조 혹은, 가문은 인류에 남길 수 있는 엄청난 공을 세울 수도 있습니다. 반면 실패할 경우 진나라와 호해의 경우처럼 1대가 쌓아올린 것까지 한순간에 무너트릴 수도 있습니다.

2대에 걸친 가업…우리 재계에도 숱한 사례가 있습니다. 그중에서 최근 가장 눈에 띄는 기업으로는 SK입니다. 올해 SK가 바이오·제약 산업 등 생명공학 분야에서 중요한 포석 두 점을 깔았기 때문이다.

최근 SK그룹의 제약 계열사인 SK바이오팜은 독자 개발 중인 뇌전증(간질)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약효를 인정받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업계는 SK의 신약이 성공한다면, 미국에서만 연간 매출 1조원 이상, 영업 이익률 50%를 상회하는 초대형 신약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대박이 터지게 되는 것이죠.

이 뿐만이 아닙니다. 그룹의 지주회사인 SK(주)는 지난 2월 이사회를 열고 의약품을 생산하는 손자회사 SK바이오텍의 지분 100%를 1238억원에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인수한 이유에 대해 SK그룹은 “바이오·제약산업은 SK그룹의 미래 중요한 먹거리지만 장기간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계열사가 아닌 지주사가 맡아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업계에서는 SK바이오텍이 SK(주)의 자회사가 된 것을 기점으로 국내 뿐 만이 아닌, 해외 기업의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SK가 바이오·제약산업에 열심히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SK그룹은 지난해 8월 통합 지주회사인 SK(주)를 출범시키면서 바이오·제약 사업을 ‘5대 핵심 성장 사업’ 중 하나로 선정한 뒤 신약 개발에 매진해왔습니다. 이미 1990대 초부터 최태원 회장은 신약에 대한 관심히 지대했던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바이오·제약 산업에 대한 준비는 30년 전 최종현 선대회장의 결정에서 시작됐다고 봐야 합니다.

SK그룹의 전신인 선경은 1980년 대한석유공사(유공)를 인수한 바 있습니다. 유공 인수로 한참 유전개발에 열을 올리던 최종현 회장은 그룹의 주력이었던 섬유산업이 언젠가는 사양길이 될 것으로 판단합니다. 이에 1980년대 중반 그는 선경합섬 중앙연구소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1년 동안 찾게 합니다. 연구소에서 내린 결론은 회사가 하고 있는 일과 너무나 동떨어진 생명과학 산업이었습니다.

더욱이 생명과학 분야는 몇 년만에 구축할 수 있는 성질의 산업이 아닙니다. 하지만 최종현 회장은 최소 30년 이상 장기적인 안목과 인내는 당연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그 인고의 세월이 어느새 약속했던 30년을 채웠습니다. 하나, 둘 결과물이 나타나야 하는 시기가 도래한 셈입니다.

자 이제부터 최태원 회장이 해야할 역할은 더욱 분명해 졌습니다.

그는 아버지가 30년 후를 내다본 생명과학 분야에서 분명한 성과를 내야만 합니다. 성과 여부에 따라 최종현 회장의 결정은 ‘선견지명’이, ‘오판’이 될 수도 있습니다.

2대에 걸친 가업을 성공시킬 수 있는지 여부는 곧 판가름 납니다. 최태원 회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최성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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