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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자율협약이 진행되면 ‘감자’와 ‘출자전환’을 거쳐 국책 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이 최대 주주가 되고 막대한 국민 혈세 투입과 1조5000원 규모인 사채권자들의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한진해운을 둘러싼 의혹들은 명쾌하게 해소될 필요가 있다.
◇조양호, 왜 지금 자율협약 폭탄 터트렸나
조 회장이 이끄는 한진그룹은 한진해운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2103년부터 유상증자 등을 통해 1조원가량을 지원했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지난해 말 기준 한진해운의 차입금은 5조6000억원이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 규모는 6000억원으로 한진해운이 자체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기 힘든 상황이다.
관련 업계에선 이번 한진해운의 결정이 조 회장과 산업은행·정부의 사전 교감 하에 진행됐다고 분석한다. 지난달 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조 회장을 만나 자율협약 실시와 경영권 포기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최근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공식 석상에서 해운업 구조조정에 대한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일각에선 조 회장의 경영권 포기 선언은 ‘사재 출연 회피’ 목적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현대상선에 3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처럼 조 회장이 책임지는 자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은영, 지분매각 내부자 정보 없었나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현 유홀딩스 회장)은 딸들과 함께 이달 8일부터 20일까지 보유 중이던 한진해운 주식 96만8000여주를 전량 매각했다. 최 회장은 조 회장의 동생인 고(故) 조수호 회장 부인이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이 22일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 결정을 사전에 알고 주식을 팔았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최 회장의 매도 가격은 3000원 이상으로 시가로는 30억원가량이다. 22일 종가(2605원)와 비교할 때 13% 이상(4억원가량)의 손실을 줄인 셈이다.
최 회장 측은 계열 분리 이후 정상적인 주식 정리 작업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내부자 정보를 인지했다면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내부자(임직원·주요주주 등)가 미공개 정보를 주식 거래에 이용할 경우 불법에 해당한다. 이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3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최대 5억원)에 처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 등은 이번 주식 거래가 석연치 않다고 판단,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과 합병 포석인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을 위한 포석이라는 풀이도 있다. 지난해 10월 처음 합병설이 나올 때만 해도 양측은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둘 다 공멸하는 것보다는 한쪽이라도 살리는 게 낫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선 당시만 해도 조 회장과 현 회장이 해운사의 경영권을 쥐고 있었기 때문에 합병에 거부감을 보이는 게 당연했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산업은행이 양사의 주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합병 가능성이 커졌다.
아울러 불황기에 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리는 게 글로벌 해운업계의 추세인 것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세계 3대 해운사인 프랑스 CMA CGM이 싱가포르 선사 넵튠오리엔트라인(NOL)을 인수했다. 중국 해운업계도 대형 선사인 차이나쉬핑라인과 코스코가 합병하기로 하고 당국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두 해운사의 합병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면서 “공통분모를 합쳐서 비용을 줄이는 방식을 통해 경쟁력 있는 회사로 만들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