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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현대상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채권단협의회에 7000억원 이상의 출자전환을 포함한 채무재조정 방안을 부의할 예정이다. 협약채권의 50~60%를 주식으로 바꾸고 나머지 원금은 5년 거치 5년 분할상환 조건으로 이자를 낮추는 게 골자로 알려졌다.
오는 20일이 마감시한인 현대상선의 용선료 인하 협상도 지원 사격한다. 현대상선은 연간 9000억원대인 용선료를 30%가량 절감한다는 목표로 해외 선주들과 협상해왔다.
이르면 18일 현대상선은 조디악과 다나오스 등 주요 컨테이너 선사 5곳을 서울에서 만나 담판을 벌인다. 회사 측은 선주들에게 용선료 인하의 반대급부로 용선 기간 연장 또는 출자전환 등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채권단의 지원계획을 설명하는 한편 법정관리의 경우 용선료를 못 받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31일과 다음달 1일엔 올해와 내년이 만기인 8043억원 규모의 사채권자 집회가 있다. 50% 이상 출자전환과 원금에 대한 이자는 연 1% 지급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앞서 3월에 열렸던 사채권자 집회에선 회사채 1200억원의 만기 3개월 연장에 실패한 바 있다.
현대상선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채권 회수율이 20% 미만으로 떨어진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산은은 사채권자 채무재조정이 용선료 협상과 마찬가지로 채권단 자율협약의 전제조건임을 강조할 방침이다.
산은 관계자는 “채권단은 채무재조정 카드를 내놓고 해외 선주와 사채권자의 결단을 기다리고 있다”며 “용선료 인하 협상이 타결되면 사채권자들도 현대상선의 법정관리를 막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현대상선 회생의 마지막 분수령은 ‘해운동맹 가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세계 해운경기 침체 속에도 안정적인 영업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현재 글로벌 해운업계는 2M·오션·더 얼라이언스로 재편되고 있다. 한진해운의 경우 더 얼라이언스에 참여하지만 현대상선은 어떤 동맹에도 들어가지 못한 상태다.
산은 관계자는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이 200% 수준으로 개선되고 재무 안정화가 이뤄지면 현대상선의 신규 해운동맹 편입 활동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이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