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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롯데 수사, 엄정한 법 집행으로 유종의 미 거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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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16. 09. 19. 18:16

검찰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20일 소환한다고 밝혔다. 이인원 정책본부 부회장의 자살로 잠시 소강상태에 빠졌던 롯데 수사가 대대적인 압수수색 이후 100여 일만에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검찰은 롯데비리의 정점인 신 회장을 소환조사한 뒤 핵심 피의자들에 대한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하고 롯데 수사를 종결할 방침이라고 한다. 신 회장의 소환은 지금까지 밝혀진 롯데그룹의 각종 비리의 최종 책임을 규명하는 성격을 띤다.
 

검찰은 신 회장을 소환해서 신격호 총괄회장과 자신의 연 300억원대 계열사 자금 수입의 출처,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 대한 한국 계열사의 10년간 400억원대 급여 지급, 롯데케미칼 수입 과정의 일본롯데물산 끼워넣기, 자동출납기(ATM) 제조·공급업체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시 계열사 동원 등 각종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인지하고 있었는지 등에 대해 집중적인 조사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탈세 밝혔지만 비자금 수사는 미진

롯데 수사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 검찰은 롯데 수사를 통해 소송사기라는 희대의 사건을 드러냈을 뿐만 아니라 조세당국도 간과했던 6,000억원대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증여 상속세 탈세를 밝혀냈다. 롯데 신격호 총괄회장이 직접 지시해서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악용해서 교묘하게 과세당국의 눈을 피해 증여세와 양도세를 탈루했는데 검찰이 탈세를 저지른 정황을 확인하고 편법증여 과정을 주도한 롯데 정책본부 지원실과 관련 법무법인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다만 검찰은 일본에 있는 롯데 계열사들로부터의 증거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확실한 비자금의 규모를 밝혀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범법자는 엄정한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법조계나 시민단체에서는 검찰이 파악한 신 회장의 전체 횡령·배임 혐의 액수가 2천억원에 이른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고 이에 따라 신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검찰이 지금까지의 수사결과를 토대로 책임자들을 엄정하게 법의 심판대에 세움으로써 탈법적 기업 활동을 단절시키는 일대계기를 만들기 바란다. 그것이 검찰의 롯데수사가 유종의 미를 거두는 길이자 최근 현직 부장검사의 물의로 실추된 검찰의 권위를 되찾는 길이기도 할 것이다.



롯데로 인한 하도급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파탄
아시아투데이는 롯데 수사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왔다. 우리 경제는 재벌이 이끌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 역할과 비중이 막중하다. 그렇지만 최근 불법, 탈법, 로비가 총동원된 조직적인 비리를 저지른 재계 5위 롯데의 행태에서 보듯이 과연 그만한 책임감과 의무감을 느끼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세금환급 사기라는 전대미문의 충격적 비리를 저지르는가 하면, 협력업체들에 대한 갑질로 많은 하도급 중소기업들과 500만 소상공인들을 파탄에 이르게 했다. 불필요한 중간단계 거래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으로 대대적인 수사도 받았다.
 

사실 이러한 탈법적 기업 활동이 청산되지 않는 한, 경제회복에 대한 희망도 요원할 것이다. 아시아투데이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롯데의 비정상적 행위들에 대해 추적한 바 있다.




엄정한 '법 앞의 평등' 실천해야
신동빈 회장 소환으로 롯데수사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제 검찰이 할 일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구속영장 청구, 기소, 재판 과정에서 '법 앞의 평등' 정신을 철저하게 적용하는 것이다. 수사 결과를 토대로 엄정한 법의 집행에 나서서 조직적이고 탈법적인 기업 활동을 이 땅에 발붙이지 못하게 하여 경제 정의를 실천해야 할 것이다.




롯데그룹, 윤리경영으로 사회적 책임 다해야
재계 5위의 롯데그룹이 검찰수사를 받게 된 것은 불행한 일이지만, 이번 검찰 수사를 계기로 롯데그룹이 과거의 경영행태와는 결별하고 새로운 윤리경영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불행 중 다행일 것이다.


롯데그룹은 안타깝게도 그간 불법, 탈법과 로비 등 온갖 교묘한 수단을 동원해서 돈만 벌면 된다는 식으로 경영을 해왔다. 이런 탈법적 경영은 중소 중소하도급 소상공인들을 파탄에 이르게 했다. 롯데그룹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중소하도급업체들과 500만 소상공인들로부터 인정받는 윤리적 기업이 돼야 한다. 아시아투데이는 이번 롯데수사를 계기로 롯데그룹이 불법·탈법 로비 경영을 하는 멍에를 과감하게 벗어던지고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대기업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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