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대이변을 연출하며 승리했다. 트럼프는 9일 치러진 45대 대통령 선거에서 여론조사와 전문가 예상을 깨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트럼프의 등장은 한국 등 동맹국의 정치와 군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며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에도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특히 최순실 파문으로 국정이 마비된 우리나라는 경제 회복과 북핵 대응에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가 막말과 성추문에도 극적으로 승리한 것은 일자리와 경제에 대한 저소득층의 지지를 끌어냈기 때문이다. '트럼피즘'으로 집약된 유권자들의 변화와 개혁 열망이 표로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트럼프는 의원이나 주지사 경력이 없는 첫 아웃사이더 대통령, 70세의 최고령 대통령, 공화당 지도부의 지원 없이 '나 홀로' 싸워 승리한 대통령의 기록을 남기게 됐다. 슬로베이나 출신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첫 외국 태생 퍼스트레이디가 됐다.
트럼프의 당선은 우리 안보지형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게 분명하다. 트럼프는 한국이 주한 미군의 분담비용을 모두 대지 않으면 미군을 철수시키겠다고 여러 번 말했다. 한국은 현재 연 1조원 정도의 비용을 대고 있다. 트럼프는 한국의 핵개발을 용인하는 발언도 했다. 이런 발언이 선거유세 과정에서 표를 의식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실제로 현실화된다면 우리는 중대한 선택을 해야 한다. 핵개발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뜻이다.
경제도 걱정이다. 트럼프는 미국이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을 미국에 유리하도록 다시 맺거나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무역으로 먹고사는 우리나라는 큰 어려움에 직면한다고 봐야 한다. 국제경제는 자유무역에서 보호무역으로 급격히 돌아서면서 자원과 기술이 부족한 국가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국제 금융시장과 원자재 시장도 한동안 요동치게 돼 있다. 정부 경제팀이 긴급 회동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나라 밖에서 우리 경제와 안보를 뒤흔들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최순실 파문으로 정치는 혼란에 빠지고 경제는 동력을 잃고 있다. 연일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시국집회가 열리고 있다. 외교는 엉망이 되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도 불참한다. 이대로 가면 한국은 미국 우선주의의 대표적 피해자가가 될 수 있다. 정치 지도자들과 국민들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트럼프 파고를 넘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