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원내지도부에서는 정부·여당이 누리과정 예산의 중앙정부 부담을 받아들일 경우, 법인세 인상안을 담은 법인세법을 올해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하는 데서 발을 뺄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재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4일 기자들과 만나 “법인세 인상에 대한 입장이 바뀌지는 않았지만 시기 조절에 대한 정무적 판단은 늘 있는 것”이라며 “누리과정 예산이 더 다급한 가운데 탄핵 정국에서 여러 개로 초점을 분산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야권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처리에 집중하는 가운데 12월 2일 예산안 법정 처리 기한을 앞두고 무리하게 2가지 핵심 쟁점을 한꺼번에 몰아붙이면 여당의 반발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이다. 여야가 예산부수법안 지정에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정세균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하는 것은 정 의장 입장에서도 부담스럽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처리 시 상당수 여당 의원들의 찬성을 이끌어내야 하는 민주당 입장에서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더구나 내년 경제 상황에 대한 우울한 전망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기업의 부담이 가중될 법인세 인상법안 처리를 강행할 경우, 기업 경기 부진의 책임을 민주당이 떠안을 수 있다는 셈법도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측에선 정세균 국회의장이 이런 방안을 제시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지만, 정 의장 측에선 “예산안 처리 법정 기한 내에 여야가 원만하게 합의해달라고 주문한 것일 뿐”이라고 부인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일단 누리과정 예산의 중앙정부 지원과 법인세·소득세 인상의 입장을 유지하면서 기획재정위와 예산결산특위의 논의를 지켜본 뒤 판단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촛불 민심’에서 드러난 경제·사회적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조세와 지출 문제를 푸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은 연관성이 없는 누리과정 예산과 법인세 인상 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이는 것 자체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법인세 인상에 대해서도 기재위 소속의 새누리당 추경호 의원은 “조세 정책에 만고불변의 진리는 없지만, 경제가 이리 어렵다면서 세금을 더 걷자는 건 도대체 무슨 논리냐”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