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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공정거래법상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 금지 규정이 도입됐습니다. 이 규정은 자산 5조원 이상인 대기업의 총수 일가가 상장사 지분의 30%(비상장사는 20%) 이상, 내부거래액 연간 200억원 또는 연 매출액의 12% 이상인 회사에 대해 문제가 확인될 경우 총수 일가까지 사법처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총수 일가가 많은 지분을 보유한 SI 업체들은 보안성 등을 이유로 ‘일감 몰아주기’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일례로 GS아이티엠은 허창수 GS그룹 회장 일가의 지분율이 80%가 넘습니다. 지난해 매출액 2083억원 가운데 GS칼텍스·GS홈쇼핑 등 계열사 비중이 53%(1107억원)나 됩니다.
한화S&C도 GS아이티엠과 비슷합니다. 이 회사의 주식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지분율 50%),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25%),김동선 한화건설 차장(25%)이 갖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화S&C의 매출액 중 52.3%는 한화케미칼·한화건설 등 그룹 내 다른 회사에서 발생했습니다.
삼성그룹의 SI 업체인 삼성SDS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 기준 계열사의 비중이 54.9%입니다. 하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총수 일가의 지분율은 17%입니다. 현대오토에버는 매출액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의 비중이 88%가 넘지만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등 19%에 불과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SI 업체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단속 고충을 토로합니다. 정창욱 공정위 서비스업감시과장은 “SI 업체의 경우 보안상의 이유로 외부 회사보다 계열사의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제 3자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유리한 조건의 거래라는 점도 입증하기 쉽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공정위의 SK C&C 트라우마와도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지난 2012년 공정위는 SK그룹 7개사가 SK C&C에 현전히 유리한 조건으로 일감을 몰아줬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당시 SK C&C와 계열사 간의 인건비 단가는 비계열사보다 과다 지급됐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서비스의 품질 등을 이유로 공정위가 아닌 SK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일감 몰아주기는 총수 일가의 ‘부의 세습’에 악용될 수 있습니다. SI 업체의 특성상 계열사의 비중이 높은 점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면 총수 일가의 지분율 제한 조건만이라도 강력하게 적용돼야 합니다. 지금 같이 법에 구멍이 많다면 재벌 그룹의 총수 일가‘ 배 불리기’는 계속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