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총수일가…일감 몰아주기 첫 제재 대상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는 현대그룹 소속 현대증권·현대로지스틱스가 총수 친족 회사인 에이치에스티 및 쓰리비에게 부당지원한 행위 등에 대해 시정명령 및 총 12억8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 고발을 결정했다. 지난해 2월 시행된 개정법을 적용해 총수일가 사익편취 및 부당지원행위 등을 공정위가 제재한 첫 사례다.
2012년 현대증권 지점용 복합기 임대차거래 시 에이치에스티(HST)는 현대증권에게 제록스와의 거래단계에 자신을 끼워달라고 요청했고, 현대증권은 이를 수용해 HST와 계약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현대증권은 제록스와 직거래할 수 있었지만 실질적 역할을 수행하지 않는 HST와 지점용 복합기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10.0%의 마진율을 확보해 줬다.
또한 현대로지스틱스(현대LO)는 기존 거래처와 계약기간이 1년 정도 남은 시점에 기존 거래처와 계약을 중도해지하고 쓰리비와 3년간 택배운송장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지원성거래규모는 56억2500만원이다. 2009년 외국 정유업체의 에이전시 사업수행을 위해 설립돼 쓰리비는 이 사건 거래 이전에 택배운송장 사업을 한 경험이 전무했다.
현대LO가 쓰리비로부터 구매한 택배운송장 단가는 다른 경쟁택배회사 구매단가 보다 11.9%~44.7% 높았다. 특히 쓰리비의 마진율(27.6%)은 다른 구매대행업체 마진율(0~14.3%)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SK텔레콤-CJ헬로비전 기업결합 금지
7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등의 기업결합이 무산됐다. 공정위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기업결합 자체를 금지키로 결정한 것은 유료 유선방송 및 이동통신 도·소매 시장에서의 경쟁제한적 우려를 근원적으로 해소하려는 판단에서다.
일부 자산매각이나 수신료 등 명목요금 제한 같은 행태적 조치로는 강력한 독과점 업체 등장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이번 기업결합 건 심사과정에서의 최대 쟁점은 유료 유선방송 서비스의 지리적 시장 획정이었다. 해당 기업들은 유료방송의 지리적 시장이 전국시장이라고 주장한 반면, 공정위는 개별 지역단위 방송권역으로 획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다른 쟁점이었던 이동통신 소매시장에서의 경쟁제한 여부도 이번 금지 결정의 근거로 작용했다.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우량고객을 많이 확보한 알뜰폰 시장의 강자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함으로써 이동통신 소매시장의 경쟁압력이 크게 감소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여기에 이동통신 도매시장에서 45.6%의 점유율을 가진 SK텔레콤이 가장 강력한 수요자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해 KT, LGU+ 등 다른 경쟁 도매공급자들을 봉쇄시킬 가능성이 있는 점도 합병 금지 결정의 또다른 근거로 제시됐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지정자료 허위제출 검찰 고발
9월 공정위는 (대기업집단)지정자료를 허위제출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해 8월 이른바 ‘왕자의 난’으로 불렸던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롯데그룹의 해외계열사 현황에 대한 실체가 드러난 것을 계기로 조사가 시작된지 1년만에 내려진 조치다.
롯데그룹의 동일인 신분인 신 총괄회장은 지난 2012~2015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 지정자료를 제출했을 당시 딸 신유미 씨가 2대 주주이자 임원으로서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유니플렉스, 유기개발, 유원실업, 유기인터내셔널 등 4개 미편입 계열회사를 누락시킨 바 있다.
또한 신 총괄회장은 자신과 일부 친족이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광윤사 등 16개 해외계열사가 호텔롯데 등 국내 11개 소속회사 주식을 소유하고 있음에도 이들 해외계열사를 ‘동일인관련자’가 아닌 ‘기타주주’로 허위 기재해 공시하고 신고한 혐의도 적발됐다.
◇폴크스바겐…표시광고법상 사상 최대 과징금 374억원
지난 7일 공정위는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AVK)에 과징금 374억원을 부과했다. 이는 2002년 SK텔레콤에 부과됐던 20억 8000만원을 상회하는 표시광고법상 역대 최고 금액의 과징금이다.
AVK와 폭스바겐 본사 등이 인증시험 조건에서만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도록 임의설정된 차량을 판매하면서 부당 표시·광고를 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통상적인 작동상태에서는 배출가스 기준에 미달하는 사실을 숨긴 채 환경 기준을 충족하는 친환경 차량으로 홍보했다는 점에서 거짓·과장성 또는 기만성이 인정된다는 것이다.
AVK, 폭스바겐 본사, 아우디 본사는 2007년 1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신문·잡지·인터넷·브로셔 등을 통해 티구안·골프 등이 유로5 기준을 충족한다는 등 친환경성을 강조했다. 그 결과 2008년 4170대였던 AVK의 디젤차 판매량은 2015년 6만2353대로 약 15배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임의설정 사실이 알려진 후 판매량은 급감했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폴크스바겐 33.1%, 아우디 10.3% 하락했다.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퀠컴…사상 최대 과징금 1조300억원
지난 28일 공정위는 모뎀칩세트·특허권 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퀄컴 인코포레이티드 등에 과징금 1조300억원과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이는 2010년 6개 LPG 공급회사의 부당한 공동행위 과징금(6689억원)을 경신한 것이다.
지난해 기준 퀄컴의 전 세계 모뎀칩셋·특허로열티 매출액은 251억 달러(약 25조9000억원)다. 이 가운데 국내 시장이 20% 가량의 비중을 차지한다.
공정위에 따르면 퀄컴은 경쟁 모뎀칩셋사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칩셋 제조·판매에 필수적인 이동통신 표준필수특허(SEP)에 대해 라이선스 제공을 거절하거나 제한했다. 칩셋 공급을 볼모로 부당한 라이선스 계약 체결·이행을 강제했다.
휴대폰사에겐 포괄적 라이선스만을 제공하면서 정당한 대가산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한 라이선스 조건을 강제하는 한편, 휴대폰사 특허를 자신에게 무상 라이선스하게 하는 등 부당한 계약을 강요했다.
지난해 11월 공정위는 퀄컴에 심사보고서를 발송하고, 국내 삼성전자·LG전자 뿐 아니라 미국의 애플·인텔, 중국의 화웨이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까지 다각도로 쟁점을 심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