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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체절명 재계, ‘트럼프노믹스’ 몰려오는데 ‘특검리스크’에 발만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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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기자

승인 : 2017. 01. 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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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3395전경련
보호무역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미국 트럼프 정부가 정식 출범하고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계획에 중국 무역압박이 거세지는 등 글로벌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은 ‘최순실 게이트’ 후폭풍에 휘말려 밖을 돌아볼 엄두 조차 못내고 있다. 자칫 글로벌 고립주의를 이겨내지 못한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잃고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취임·사드 갈등 심화… 美·中 교역환경 ‘점입가경’ =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미국 현지시간) 공식 취임했다. 자국내 공장 건설을 강압하는 트럼프에 못 이겨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미국 직접 투자를 결정했고 국내 기업 중엔 현대차가 3조6000억원을 쏟아부어 현지 공장을 건설키로 했다.

트럼프 눈 밖에 났다간 감당하기 힘든 ‘관세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에 삼성·LG 등 대표적인 수출기업들도 줄줄이 미국내 투자를 검토 중이다. 이미 철강업계는 최대 60%에 달하는 미국의 징벌적 관세에 시달리고 있다. 문제는 국제질서를 무너뜨리는 트럼프의 행보가 4년 내내 이어질 것이란 데 있다.

트럼프가 나프타 재협상과 국경세를 물리게 된다면 멕시코를 생산거점으로 삼아 미국 시장을 공략하려던 국내 많은 기업들의 전략은 수정이 불가피해진다. 트럼프가 중국에 대규모 보복관세를 물린다면 부품을 중국으로 수출해 중국서 조립후 미국에 내다 팔던 국내 제조업체들의 구조도 붕괴될 수 있다.

여기에 사드 배치 이슈에 중국이 우리나라를 상대로 벌이고 있는 무역보복 행태도 국내 기업들의 수출길을 막고 있다. 한국산 배터리·화장품·항공 등에 이어 광섬유까지 중국의 무역 제재가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중국 측에 보복무역 우려를 전달했지만, 중국으로부터 ‘차별적 조치’가 아니라는 형식적인 답만 돌아왔을 뿐이다.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가인 중국과 미국으로의 수출길이 동시에 좁아지고 있고, 트럼프 취임 이후 100일간 정책 수립 과정을 지켜보며 발빠르게 해외 투자전략을 재수립 해야 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아직 이렇다 할 대응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순실 사태로 촉발된 특검 후폭풍이 재계를 정조준 하고 있어서다.

특검에 손발 묶인 재계… 급변하는 경영환경 ‘관망’만 = 글로벌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지만 재계의 시선은 오직 한 곳만 바라보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파헤치고 있는 박영수 특검팀이다. 특검은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뇌물공여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지만 기각 됐다. 삼성으로선 이건희 회장이 병상에 있는 상황에서 이재용 부회장까지 구속되는 심각한 오너리스크를 간신히 면한 셈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의 CEO를 구속 수사할 경우 경제에 미칠 파장이 클 것”이라 우려하고, “신속하고 최소한의 범위에서 기업인들을 수사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삼성이 구속을 면하자, 이제 다음 화살은 SK나 롯데로 향할 것이란 관측들이 나온다.

한창 재계를 대변하고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야 할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사실상 혼수 상태에 빠져 있다.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을 계기로 정경유착 창구라는 비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삼성을 비롯해 SK·LG 등이 이미 회원사 탈퇴를 선언했고 다음달이면 수장인 허창수 회장이 임기를 마치고 내려온다. 만신창이가 된 전경련의 차기 회장을 찾는 일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해외 출금 명령에 다보스포럼을 비즈니스 기회로 삼아오던 최태원 SK 회장은 올해 비행기를 탈 수 없었고, 트럼프 취임식에 초대 받은 이재용 삼성 부회장도 불참을 결정할 수 밖에 없었다. 대기업에 대한 반감은 다시 고조되고 있고, 국민정서를 반영한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정책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트럼프노믹스와 중국 보호무역 추이를 치밀하게 모니터링하고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해도 빠듯 할 시간에 총수들이 손발이 묶인 채 국내에만 있어야 한다”며 “자칫 글로벌 고립주의에 대처하지 못한 우리 기업들의 손실만 불어날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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