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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의 ‘동반자’ 전략, 도시바 반도체 베팅 통했다… 오너의 힘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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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기자

승인 : 2017. 06. 2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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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1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어려울 것 같았던 도시바 메모리 반도체 인수전 베팅에 성공 했다.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며 출국금지 조치가 해제되자마자 일본으로 달려간 지 두 달 만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도시바는 이사회를 열어 SK하이닉스가 포함된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SK하이닉스와 미국의 베인캐피털, 일본 정부계 펀드인 산업혁신기구 등이 포함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이 웨스턴디지털(WD)과 폭스콘 등 쟁쟁한 경쟁상대들을 제친 것이다.

밀리는 것 같았던 인수전 판세의 변화가 시작된 건 2개월 전인 4월 중순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특검의 출금 조치로 인해 도시바 메모리사업 인수전을 앞두고도 약 4개월여 국내에 머물러야 했던 최 회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 진행되는 입찰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입찰이 아니라서 금액이 큰 의미가 없다”며 “본입찰이 시작되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으로선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낸드 플래시 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해 도시바 메모리사업 인수가 절실했던 시점이었고, 경쟁상대인 대만의 폭스콘이 도시바 메모리 인수에 무려 3조엔(약 31조원)을 입찰 금액으로 써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던 때다. 그런 상황에서도 밀리지 않고 본입찰에서 승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출금 조치가 해제되고 일본행을 결심한 최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도시바 이해관계자들이 하이닉스와 협업을 원한다고 하는 범위 안에서 도시바와 하이닉스가 협력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찾겠다”며 “현장에 답이 있다고 생각하니 가능하면 현장에 많이 다니며 해결이 되는 답을 찾아보도록 하겠다”며 직접 인수전 진두지휘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당시 최 회장은 “단순히 가서 돈 주고 기업을 산다고 하는 개념 보다는 더 나은 개념에서 접근을 해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 결과론적으로 이때부터 최 회장은 동반자적 지분인수 전략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지 기업처럼 자연스럽게 시장에 녹아드는, SK의 중국 진출 전략인 ‘차이나 인사이더’와도 맥락을 같이 한다.

4월 24일 일본으로 날아가 2박3일간 도시바 경영진을 만나고, 현지 공장을 둘러본 최 회장의 인수전 승부수는 정치적 해석을 피하고 반감을 최소화하는 ‘동반자 전략’이었다. SK하이닉스는 최대한 이름을 드러내지 않고 공동 컨소시엄 참여자인 미국의 베인캐피탈의 뒤에 숨어 인수전에 나섰고, 결과적으로 반독점심사와 여론 악화를 피할 수 있었다.

SK는 이로써 낸드 플래시 후발주자와 격차를 벌리고, 시장 점유율도 한층 높일 수 있게 됐다. 일각에선 승자의 저주를 피하기 위해 ‘저위험 저수익’ 전략을 폈기 때문에 실익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도시바의 원천기술 활용 등 낸드플래시 경쟁력 확보에 메리트가 크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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