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수도 베이징은 사람 살 만한 곳이 못 된다고 단언해도 좋다. 거의 일상이 된 스모그만 생각해도 진짜 그렇지 않나 보인다. 여기에 사천바오(沙塵暴)로 불리는 황사, 봄철이면 어김없이 휘날리는 꽃가루까지 더하면 저주받은 땅이라는 말을 해도 크게 무리하지 않다고 해야 한다. 6월 들어 연일 계속되고 있는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은 이로 보면 나름 수긍이 가는 자연재해가 아닌가 보인다.
폭우
0
폭우 경보가 발령된 베이징 시내의 21일 오후 모습. 하늘이 잔뜩 찌푸린 채 비를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제공=신화(新華)통신.
이런 베이징에 21일부터 연 4일 동안 역대급 홍수까지 예고되고 있다. 중앙기상대가 21일 베이징 일원에 폭우경보를 발령한 후 시민들에게 문자까지 보내면서 주의를 당부한 것을 보면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알 수 있지 않나 싶다. 베이징 기상 전문가의 이날 전언에 따르면 징진지(京津冀·베이징과 톈진天津 및 허베이河北성) 일대는 사실 강수량이 많은 곳이 아니다. 특히 베이징의 경우는 연 강수량이 500㎜를 갓 넘는 정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폭우가 예고됐다. 아마도 베이징이 얼마나 사람이 살기 버거운 땅인가를 시위라도 하려는 듯한 몸부림이 아닐까도 싶다. 문제는 베이징 일대가 폭우에 대비한 시설이 잘 갖춰지지 않은 곳이라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21일부터 진짜 예보가 현실이 되면 대재앙이 발생하지 말라는 법이 없는 것이다.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은 이런 베이징에 정을 별로 붙이지 못했다. 사람 살기가 무척이나 불편한 곳이었으니 그나마 있던 정도 떨어질 판이었을지 모른다. 사회주의 정권을 수립한 1949년 이후 수 년 동안 수도를 남부의 장쑤(江蘇)성 우시(無錫) 등지로 옮기는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한 것도 다 이유가 있었지 않나 보인다.
여러 정황으로 미뤄볼 때 스모그, 황사, 폭염 등으로 대표되는 베이징의 자연재해는 당분간 해소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아니 스모그나 황사 같은 경우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해질 것이 확실하다. 이 경우 베이징은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G2 중국의 수도라는 위상이 더욱 머쓱해질 수밖에 없다. 마오 전 주석은 아무리 생각해도 선견지명이 있었던 지도자가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