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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중국인에게 존경받을 기업에서 왕따 기업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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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기자

승인 : 2017. 09. 22.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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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부지 제공은 기업 차원에서는 최악 선택
롯데그룹은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보복이 본격화하기 전에도 대륙에서 크게 잘 나가지는 못했다. 삼성이나 LG 등은 지난 세기 말에서부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나마 호황이라는 것을 누려보기는 했으나 롯데는 이런 시절도 별로 없었다. 그럼에도 중국에 대한 애정이나 사업 야심은 대단했다.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에 무려 3조 원을 투자해 롯데월드를 필두로 한 롯데타운을 건설하려고 했던 것만 봐도 이 사실은 잘 알 수 있다.

베이징의 롯데 고위 관계자의 22일 전언에 따르면 이뿐만이 아니었다. 롯데는 수만 명을 헤아리는 전 대륙의 중국인 직원들에게도 야박하게 하지 않았다. 종신 고용은 기본이고 임금도 중국 토종 기업들보다는 상당히 많이 줬다는 것이 롯데에서 근무했던 중국인 직원들의 한결같은 증언이다. 이에 대해서는 베이징 롯데백화점의 고윤철(高潤哲) 전 이사 역시 “롯데는 일본에서 기업을 일으켜 한국에서 크게 성공했다. 이 기세를 중국에서도 이어가고자 하는 열망이 강했다. 명실상부하게 한중일을 아우르는 대 그룹이 되고 싶었다고 보면 된다. 중국이나 중국인들에 대한 애정도 이런 차원에서 해석할 수 있다”면서 롯데가 진짜 중국을 사랑했다고 주장했다. 롯데마트가 중국의 사드 보복을 당하면서도 직원들을 해고하지 않은 것이나 영업을 못하면서도 임금의 상당 부분을 보전해준 것도 이런 입장의 연장선상에서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이런 그동안의 행보를 보면 롯데는 중국에서 충분히 존경할 만한 기업이라고 단언해도 괜찮다. 롯데와 이런저런 연계가 있었던 중국인들은 실제로 존경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드 기지 부지 제공은 이런 롯데의 중국 내 위상에 결정타를 가했다. 졸지에 존경받을 만한 기업에서 반중(反中) 기업으로 낙인이 찍혀버린 것이다. 심지어 ‘악의 축’이라는 욕도 듣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롯데마트
중국에서 완전히 공공의 적이 돼버린 롯데마트. 지린(吉林)성 지린시의 한 매장 앞에서 일단의 중국 시민들이 시위를 벌어는 모습./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현재 롯데는 사드 보복을 견디지 못하고 110여 개에 이르는 롯데마트를 매각하고 철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계열사들의 잇따른 철수나 사업 축소 가능성 역시 전혀 없지 않다. 기업 차원에서는 중국 당국이 원망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14억 중국인들이 사드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 구축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을 감안할 경우 더욱 그렇다고 해도 좋다.

물론 롯데도 사드 기지 부지 제공을 결정하기 전까지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의 요청을 거절하기 힘든 사정도 나름 있었다고 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눈앞에 나타난 현실은 정말 냉혹하다. 이 점에서 보면 롯데는 정말 천려일실의 우를 범했다고 해도 크게 무리가 없을 듯한다. 한마디로 순간의 선택이 그룹의 미래를 뿌리채 흔들고 있지 않나 싶다.
홍순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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