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과 현지에 진출한 서방 외자기업들이 회사 내에 공산당 조직을 설치하는 문제로 심각한 갈등을 빚으면서 정면충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분위기가 더욱 심각해질 경우 일부 외자기업들이 철수하는 극단적 상황까지 도래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외면적으로 볼 때 승승장구하는 중국 경제가 전혀 예상치 못한 엉뚱한 암초로 인해 급브레이크가 걸릴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될 것 같다.
대륙 내 외자기업 동향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30일 전언에 따르면 중국은 개혁, 개방 정책을 실시하던 초창기부터 기업들에 공산당 조직의 설치를 의무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자기업들 역시 예외가 아니다. 이는 지난달 24일 막을 내린 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19·전당대회)에서 확인된 사실이기도 하다.
디즈니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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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디즈니랜드의 직원들이 어린이 손님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전경. 이들 중에서도 공산당 당원이 있을 수 있다. 중국의 외자기업들은 이들의 활동을 보장해줘야 할 의무가 있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실제로 이 의무는 비교적 잘 지켜지고도 있다. 국영기업의 93%, 외자기업의 70%에 사내 당 조직이 설치돼 활동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자본주의의 상징이라고 해도 좋은 상하이(上海) 디즈니랜드를 꼽을 수 있다. 전체 직원 1만8000여 명의 1.6%인 300여 명만이 당원이나 업무 시간에 당 강연을 듣는 등의 활동을 하는데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는다. 다른 국영 기업들이나 외자기업들 역시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모르나 대체로 상황은 대동소이하다.
문제는 최근 들어 중국이 당 조직 설립 의무 규정을 지키라는 압력을 아예 노골적으로 가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당연히 정경분리를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생각하는 외자기업들의 불만이 터져나올 수밖에 없었다. 총대를 메는 경제단체도 마침내 나왔다. 바로 중국독일상회(CHKD)가 주인공이다. 하도 공산당의 득달이 심하자 29일 성명을 발표, “외부의 간섭을 받지 않는 경영이 혁신과 성장의 단단한 기초가 된다. 만약 외자기업에 대한 중 당국의 간섭이 계속된다면 독일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서 철수할지도 모른다. 투자 전략도 수정할 수 있다”는 엄포를 놓은 것이다.
그동안의 기세로 봐서 중국 당국의 자세가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 외자기업들과 중국독일상회 역시 이제는 물러서기 어렵다. 이 경우 진짜 심각한 상황이 초래되는 것은 거의 기정사실이라고 해야 한다. 여기에 중국미국상회(암참차이나)까지 CHKD에 동조하면서 힘을 실어줄 경우 중국 당국과 외자기업들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중국 경제가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는 분석은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