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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WP)는 20일 펜스 부통령이 올림픽 기간에 김 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회담을 가질 계획이었지만 회담 2시간 전 북한 측에서 이를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날은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북한 대표단과 접견을 갖고 김 부부장으로부터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친서와 함께 ‘평양 초청’ 제의를 구두로 전달받은 날이기도 하다.
또한 WP는 펜스 부통령이 방한 이전부터 북한 대표단과 ‘비밀만남’을 갖기로 사전에 약속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미국 부통령실도 WP 보도 이후 성명 발표를 통해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매달렸다. 하지만 그들이 대화의 기회를 박차고 나갔다”며 이를 인정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펜스 부통령의 방한 이후 행보에 대한 불만으로 만남 약속을 취소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만남을 갖기로 한 약속일 하루 전 펜스 부통령이 보여준 행보를 보면 이런 관측이 나올 수밖에 없다.
펜스 부통령은 평창올림픽 개회식 날이었던 지난 9일 입국 후 평택시 해군2함대 사령부에서 지성호 씨 등 탈북자 네 명을 만나 “북한은 자국 시민을 가두고, 고문하고, 굶기는 정권”이라며 북한 인권상황을 비난했다. 특히 펜스 부통령은 “오늘 밤 전 세계가 북한의 ‘매력 공세(a charm offensive)’를 보게 될 것”이라며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대화 분위기를 폄훼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비록 자의로 마련한 것은 아니지만 이날 북한 대표단과 자연스럽게 마주할 수 있었던 자리마저 박찬 것도 펜스 부통령이었다. 그는 평창올림픽 개회식 사전 리셉션에 늦게 나타났을 뿐 아니라 행사 주최자인 문 대통령의 권유를 받고도 자신의 자리가 마련된 헤드 테이블에 앉지 않고 5분만에 퇴장해버렸다. 같은 테이블에 초대된 김영남 상임위원장과의 조우를 회피한 것이다.
올림픽 개회식이 열린 평창 올림픽스타디움 귀빈석에서도 펜스 부통령은 같은 자리에 참석한 김여정 부부장 등 북한 대표단과는 눈길도 마주치지 않았다. 심지어 남북한 선수단의 공동입장에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등 각국 정상들이 일제히 기립해 박수를 보낼 때도 묵묵히 자리만 지키는 옹졸한 모습을 보였다.
물론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만나기로 한 약속을 불과 2시간 전에 취소한 북한 측 처사도 그리 온당한 것은 아니다. 만약 북한 측이 미국과의 대화를 간절히 원한 것이 사실이라면, 펜트 부통령 측이 언급한 대로 ‘스스로 그 기회를 박차버린’ 꼴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북미간 ‘비밀만남’ 취소 해프닝의 발단이 미국의 태도에서 비롯됐다는 점만큼은 부인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어떤 문제로 투닥투닥 싸우고 각을 세우는 불편한 사이일지라도 막상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누기로 약속을 했다면 그 이전까지는 상대방에 대한 험담을 자제하는 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지켜야 할 예의다. 게다가 불편한 관계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재자이자 행사를 주최한 주인장에게도 작지 않은 실례를 범했다. 마치 ‘미국은 대화를 원했지만 북한의 거부로 무산됐다’는 뉘앙스의 미국 언론 보도나 부통령실 성명이 설득력을 갖기 어려워 보이는 이유다.




![[올림픽] 개회선언하는 문 대통령](https://img.asiatoday.co.kr/file/2018y/02m/21d/20180221010020493001206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