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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이 이번 북·중정상회담에서 선대 유훈을 언급하며 비핵화 의지를 강조한 것은 남북 간의 신뢰를 토대로 미국을 설득해서 미국 간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고 경제 강국 건설에 매진하자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 위원장은 “(선대 유훈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 실현에 주력하는 것은 우리의 시종 일관된 입장”이라며 한국과 미국이 ‘평화 실현을 위한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조치’를 한다면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언급은 4월 말과 5월 중으로 예정된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한 만의 협상 카드를 제시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과거 한반도 주변 6개국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실시했던 6자회담 과정에서 북한이 줄기차게 주장했던 ‘행동 대 행동에 입각한 단계적 방식’의 비핵화 카드를 다시 꺼냈다.
실제로 2005년 6자회담에서 합의 발표됐던 9·19 공동성명에는 “6자는 ‘공약 대 공약’, ‘행동 대 행동’ 원칙에 입각하여 단계적 방식으로 상기 합의의 이행을 위해 상호 조율된 조치를 취할 것을 합의했다”는 문구가 들어가 있다.
이는 곧 북한이 ‘핵시설 동결-불능화-폐기’ 등으로 이어지는 비핵화 조치를 미국·일본과의 관계 정상화와 수교, 대북 경제지원 등 6자회담에 참여한 나머지 5개국이 이행키로 한 상응 조치에 맞춰 하나씩 단계별로 맞춰 이행하겠다는 취지의 합의였다.
1994년 미국과 북한이 핵시설 동결과 대북 경수로 지원 등을 서로 추진키로 한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와 같은 합의를 이뤄냈다.
다만 이 같은 김 위원장의 ‘단계적 비핵화’ 해법이 북·미 정상회담 카운트파트인 트럼프 대통령의 구미를 당길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존 볼튼 백악관 안보보좌관 등 강경파 중심의 외교안보라인을 구축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그동안 주장해왔던 ‘일괄타결’ 방식 또는 ‘리비아 해법’(핵무기 등의 해외반출과 같은 결정적 조치를 조기에 이행토록 하는 방식)을 양보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김 위원장이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코 앞에 두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단계적, 동조적 조치’를 분명히 한 것은 ‘일괄타결’ 방식을 내세우고 있는 미국과 한국이 풀어야 할 큰 숙제로 다가온다.
부승찬 연세대 통일연구원 전문연구원은 28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비핵화 카드를 갖고 본인들이 협상의 뜻을 내비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비핵화를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