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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설립된 법정단체 소상공인연합회는 정부와 지자체의 소상공인 관련 정책 전반에 걸쳐 소상공인의 핵심이익을 대변하고 실현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 소상공인에게 전달하는 ‘소상공인 정책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2015년 취임한 최 회장은 정부를 상대로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전안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최저임금법 등 소상공인의 생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하며 상대적 약자인 소상공인들의 힘이 돼 왔다.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최 회장은 지난달 압도적인 지지율로 연임에 성공했으며, 2021년 3월까지 회장직을 수행하게 됐다.
“물론 기쁜 마음도 있지만, 그보다는 책임감이 막중합니다. 1기 때는 소상공인들에게 연합회의 존재 이유를 알리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어요. 소상공인들이 스스로 만든 단체가 아니라 몇몇 리더들이 정부와의 통로 역할을 하고자 지원을 받으며 만든 법정단체이다 보니, 외부관계는 비교적 탄탄했지만 오히려 내부 동력이 약하다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이슈파이팅을 한 결과, 어느 정도 존재감이 드러나기 시작했어요. 2기에서는 몸집이 더 커진 만큼, 소상공인을 대변하면서도 정부나 대기업과의 상생에 힘쓰는 역할도 함께 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정부 혹은 대기업과의 ‘상생’을 논하는 것이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을는지도 모른다. 소상공인연합회는 항상 정부의 경제 정책이나 대기업의 마케팅 활동에 반기를 드는, 이른바 ‘트러블메이커’라는 인식을 지닌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최 회장 역시 그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2기 활동을 통해 서서히 오해를 풀어 가겠다는 입장이다.
“아무리 불합리한 상황에 처해도 소상공인들이 직접 나서 투쟁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루라도 가게 문을 닫는 것 자체가 생계 문제로 직결되기 때문에, 당장 목을 옥죄는 위기 상황이 닥치기 전까지는 생업을 포기할 수가 없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소상공인연합회를 이끄는 일부 리더들이 정부에 쓴 소리를 하고, 대기업을 지탄함으로써 소상공인들을 아우르고자 했던 겁니다. 외부에서는 불편하게 느낄 수밖에 없었겠죠.(웃음) 다만 결코 소수의 이익이나 욕심을 채우고자 한 행위는 아니었다는 점은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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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소상공인연합회는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 제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47개 중소기업 적합업종은 오는 6월30일로 지정 기간이 만료되며, 소상공인들은 이에 따라 어묵·김치·원두커피·두부·주조·면류 등 분야에 대기업이 진출하면서 생계가 위협당할 것이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에 여야는 4월 임시국회에서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관한 특별법’을 처리하겠다고 밝혔으나, 국회 파행이 이어지며 해당 법안소위조차 열리지 않고 있는 상태다.
“독일이나 대만 같은 국가가 경제적으로 튼튼한 것은, 작은 가게들이 전 세계를 상대로 영업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대기업이 구석구석 침투해 독점 공룡이 돼 있는 우리나라와는 전혀 다른 환경이죠.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스타벅스도 처음엔 미국 한 마을의 작은 가게였지만 독창성을 인정받고 성장해 대기업이 됐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는 아예 대기업으로만 중심이 쏠려 있어서, 작은 가게들이 성장해 나아갈 수 있는 구조적 부분이 아예 차단된 상태예요.”
일각에서는 소상공인들이 반시장적인 주장으로 소비자에게 피해를 준다고 주장하지만, 최 회장은 지금과 같은 대기업의 독과점 현상이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더 큰 해를 입힐 것이라고 우려한다. 다양하고 역동성 있는 소상공인과 달리 대기업의 상품은 획일성·경직성·단일성으로 정의되며, 처음에는 저렴한 미끼 상품을 내놓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가격을 올려 소비자를 기만한다는 주장이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의 법적 구속력이 약하다 보니 이를 무시해 버리는 대기업들이 만연합니다. 벌금 10억 원만 내면 100억 원을 벌 수 있는데, 지킬 필요가 있느냐는 태도로 나오는 거죠. 소상공인에게는 생존권이 달린 문제이니 하다못해 처벌 규정을 강화해 대기업이 벌금이나 세금이라도 더 낼 수 있도록 하자는 건데, 그걸 과연 반시장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걸까요? 정부로부터 완전히 방치되고 있는 소상공인이 국회 앞 1인 시위나 천막농성을 하면서 작은 목소리를 내는 게 그렇게 잘못된 일일까요?”
최 회장은 소상공인들이 바라는 것은 ‘최소한의 울타리’이며, 그걸 만들어주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생계형 적합업종이 법제화되면 소상공인과 대기업이 상생할 수 있고, 이는 곧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최 회장의 항변이다. 최 회장은 그럼에도 약속만 해놓고 소상공인들을 외면하는 국회의원들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국회의원을 뽑은 사람은 우리인데, 우리를 외면하고 거짓말을 한다면 국회의 존재 이유가 있을까요? 소상공인들의 작은 목소리에 국회는 반드시 응답해줘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반드시 지방선거에 응징할 겁니다. 국회나 정부나 우릴 견제하고 억압할 수는 있겠지만, 반드시 투표로 항의해 소상공인에게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알려주는 계기를 만들겠습니다. 행복추구권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소상공인들이 행복해지려는 과정을 이해관계에 따라 비난하지 말아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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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은 소상공인연합회의 활동이 한국 경제의 균형을 맞추고, 나아가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일조할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소상공인의 기본 정신에 사회 저항적인 요소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정책을 개선시키려는 우리의 활동을 억압하고 윽박지른다면 그게 과연 대한민국 전체를 위하는 일일까요? 소상공인을 죽이면 사회적인 문제들이 잘 해결될까요? 소상공인들은 그저 곪아가는 문제들을 같이 의논하고 머리 맞대 해결하자고 말하고 있는 것뿐이에요. 우리 정부에 혼돈이 오면 가장 힘들어 할 계층은 대기업도 소비자도 아닌 소상공인들이에요. 정권과 운명을 같이 하는 우리가 반정부 단체일 리가 없죠. 오히려 소상공인연합회는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모두의 삶의 질이 나아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어요.”
최 회장은 이 같은 소상공인연합회의 주장에 무게감을 싣기 위해서라도, 연합회가 보다 중요한 비중을 담당하는 단체로 자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소상공인이 경제 정책에 관해 당당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 지금 그의 가장 큰 계획 중 하나다.
“정부와 대기업, 소상공인이 분열하자는 게 아니라 각자 명확한 자기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사회가 돼야한다는 겁니다. 물론 소상공인연합회도 경제 주체의 한 축으로서, 그만큼 항상 책임감 있는 자세를 가져야겠죠. 독일은 자영업자 복지가 잘 돼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가 않아요. 집도 가게도 스스로 사야하고, 폐업하면 퇴직 연금 없이 바로 끝이죠. 정부·대기업·소상공인이 각자 자기 역할을 다 하고 협력함으로써 경제가 더 튼튼해지면 소상공인이 해외에 진출하는 등 사회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고, 그에 따라 소상공인의 복지도 보장이 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최 회장이 꿈꾸는 개인적인 미래는 무엇인지 묻자, 작은 가게를 하고 싶다는, 의외로 소박한 대답이 돌아왔다.
“지금 제 역할은 소상공인들의 가장 밑바닥에 들어가서 고생하고 헌신하는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원하는 바를 관철할 수 없는 데다, ‘우리는 매일 장사하느라 힘든데 회장은 양복 입고 폼만 잡고 다닌다’라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으니까요.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해 일하고 소상공인연합회의 위치가 어느 정도 확고해지면, 저는 다시 작은 가게로 가서 장사를 하며 살고 싶어요. 무거운 직책을 내려놓고, 소상공인은 순수하다는 점을 모든 사람들에게 직접 보여주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