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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한국 대학 과잠을 입고 싶은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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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11. 02.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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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이틀에 걸쳐 열린 '2026 베트남 한국유학박람회'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한국 대학의 부스를 방문해 상담을 받고 있다/하노이 정리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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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지난달 31일~이달 1일 이틀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한국유학박람회. 첫날 온라인 사전등록자만 2400여 명이었고, 인기 대학 부스 상담은 한 시간 넘게 기다려야 했다. 열아홉 살 투는 물류와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고 싶다는 K팝 팬이었다. 열여덟 살 훙은 "꼭 '과잠'이란 걸 입어보고 싶다"고 했다. 아들과 온 마인(43)씨는 "과거엔 일본으로 유학을 많이들 갔지만 한국에서 배울 게 더 많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올해 국내 베트남 유학생은 9만6834명이다. 처음으로 중국을 제쳤다.

베트남 학생들은 일본에 먼저 갔다. 일본의 베트남 유학생은 2017년 말 7만2268명으로 5년 새 8배가 됐고, 일본은 유학비자로 받은 주 28시간 아르바이트가 목적인 '출가 유학'으로 홍역을 치렀다. 한국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베트남 어학연수생 불법체류자는 2016년 1719명에서 2018년 8680명으로 다섯 배가 됐다. 법무부는 2019년 3월 비인증 대학에 가는 베트남 어학연수생에게 1만 달러를 1년에 걸쳐 나눠 찾는 계좌에 묶게 했다. 원인으로는 학생의 재정과 학업 능력을 부실하게 검증한 대학을 지목했다.

7년이 지났다. 법무부 자료를 보면 올해 8월 유학·어학연수 자격 불법체류자 3만1665명 가운데 82.8%가 베트남인이다. 베트남 어학연수생의 불법체류율은 39.7%다. 열 명 중 네 명꼴이다. 감출 수도 변명할 수도 없는 숫자다. 이 숫자 앞에서 심사가 깐깐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같은 자료에는 다른 숫자도 있다. 학위과정 유학생은 2022년 13만4062명에서 올해 27만9077명으로 두 배 넘게 늘었는데 불법체류율은 7.0%에서 3.6%로 떨어졌다. 어학연수생 불법체류율은 우즈베키스탄도 40.2%, 어학연수 자격 전체로는 29.2%다. 불법체류는 국적보다 통로를 따라 몰린다. 전남의 한 대학은 지난해 새로 받은 어학연수생 690명 가운데 207명이 불법체류자가 됐다. 하노이의 한 유학원 대표는 정식 유학원을 거쳐 한국에 가는 학생이 30%도 안 된다고 했다. 정원을 채우려는 대학과 수수료를 챙기는 브로커가 그 통로를 넓혀 왔다.

심사대 앞에는 하이퐁의 당 람 장 베·한문화센터장 같은 사람도 선다. 학생 20여 명을 데리고 세 시간을 달려온 그는 지금까지 100명 넘게 한국에 유학을 보냈다. 그래도 "비자 발표 날에는 너무 긴장된다"고 했다. 한국어능력시험 2급을 따고 재정도 문제없던 학생이 비자를 받지 못했는데, 이유는 학생도 그도 알 수 없었다. 의심 자체를 탓할 수는 없지만, 사유를 모르면 무엇을 고쳐 다시 와야 할지도 모른다. 한국어로 수업을 들어야 하는 학생에게 어학연수는 학위과정으로 가는 첫 계단이기도 하다. 부실 대학과 브로커가 흐려 놓은 물을 성실한 학생이 함께 뒤집어쓴다.

한국이 바라는 결말도 바뀌었다. 교육부는 9월 유학생 정책의 무게중심을 유치에서 취업과 지역 정주로 옮기겠다고 했다. 학생들도 한국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 박람회에서 만난 학생 대다수는 한국에서 2~3년 일한 뒤 돌아오겠다고 했다. 한국에서 베트남인에 대한 배타적 분위기가 느껴져 오래 머물기는 꺼려진다는 학생도 있었다. 베트남 고교졸업시험 이과 전국 수석으로 올해 카이스트에 간 호앙 흐엉 지앙은 한국 대기업에서 일할 기회를 바란다고 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서 유학생 86.5%가 졸업 후 한국 취업을 원했다. 그런데 셋 중 둘(66.7%)은 전문인력 비자(E-7)를 받기 어렵다고 답했다. 그 비자로 채용하는 기업이 적다는 이유가 가장 많았다.

한국은 입구에서 의심하고, 졸업하면 남아 달라고 하면서, 남으려는 학생 앞의 문은 좁게 둔다. 그 사이 대통령은 지난주 국무회의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불러다가 (일을) 해도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며 "전부 다 송금해 버리고"라고 했다. 유학생을 지역 산업 인력으로 붙잡겠다는 교육부와 같은 정부에서 나온 말이다.

정부가 손을 놓고 있지는 않다. 법무부는 지난달 한국어능력시험 4급 이상이면 재정 입증 서류를 면제하겠다고 했고, 교육부는 대학과 유학원 사이에 표준협약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방향은 맞다. 더 나가야 한다. 어학연수생을 받아 놓고 놓치는 대학에는 정원과 인증으로 책임을 묻고, 비자 거절에는 학생이 알 수 있는 사유를 붙여야 한다. 베트남은 올해부터 한국어능력시험 성적을 고교 졸업과 대학 입시에 인정한다. 학위과정으로 곧장 오는 길이 넓을수록 브로커가 낄 틈은 좁아진다. 졸업생이 일할 수 있는 비자의 문도 넓혀야 한다.

돌아가는 학생을 실패로 여기지도 말아야 한다. 투가 한국에서 물류를 공부하고 베트남으로 돌아가면 한국은 한국을 아는 베트남 물류 전문가를 얻는다. 송금액으로는 셀 수 없는 이익이다.

훙이 입고 싶다는 과잠은 소속의 표시다. 그 옷을 입힐 학생을 가려내는 눈은 지금보다 밝아야 하고, 그 옷을 입힌 뒤의 길은 지금보다 넓어야 한다. 의심만 있고 설계가 없으면 과잠은 오래 입는 옷이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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