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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탈취 비트코인, 테슬라 보유량 추월...FBI, 바이낸스 63억달러 역대 최대 해킹 배후 북한 조직 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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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11. 0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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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 1일 출금 재개…피해 자산 95% 자체 보충
FBI, 북한 트레이더트레이터 지목
탈취 비트코인 1만8270개…북한 연간 수출액 3배
북한 연간 수출액 3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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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월 11일(현지시간) 프랑스 동부 뮐루즈에서 찍은 사진에 스마트폰 화면의 비트코인 로고가 보인다. 복수의 소식통이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Binance)에 대한 대규모 해킹을 보도하자, 10월 29일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했다./AFP·연합
【기사 요약】
▲ 바이낸스는 1일 출금을 단계적으로 재개하고 탈취 자산의 95%를 자체 재원으로 보충했다고 밝혔다.
▲ FBI는 10월 31일 북한 해킹 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를 63억달러 탈취 사건의 배후로 공식 지목했다.
▲ 해커들이 탈취한 비트코인 1만8270개는 테슬라 보유량보다 59% 많고 그 가치는 북한의 연간 상품 수출액의 약 3배에 달한다.
▲ 일본 GMO 인터넷 그룹도 고객 정보 유출에 북한 연계 조직이 관여했을 가능성을 정부에 보고했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는 1일(현지시간) 약 63억달러(8조4155억원) 규모의 사상 최대 해킹 피해 이후 출금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재개하고 탈취 자산의 95%를 자체 재원으로 보충했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전날 북한 해킹 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를 범행 주체로 공식 지목했다. 북한 해커들이 탈취한 비트코인 1만8270개는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보유량보다 59% 많으며 그 가치는 북한의 연간 상품 수출액의 약 3배에 달한다.

◇ 바이낸스, 출금 재개·피해 95% 보충…자금 36억달러 순유출

바이낸스는 이날 비트코인·이더리움·테더(USDT)·USD코인(USDC)·도지코인 등 고객 수요가 많은 15개 토큰의 출금을 우선 재개했다. 이어 이더리움과 BNB 스마트체인, XRP, 베이스 등 15개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출금을 확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바이낸스는 협정세계시(UTC) 이날 오후 3시 30분(한국시간 2일 오전 0시 30분) 기준 자금 순유출액이 36억4000만달러(4조8623억원)라고 발표했다. 이는 전체 관리 자산의 약 2.1%다. 다만 일부 출금에는 바이낸스 자체 지갑 간 이체도 포함됐다. 회사는 초기 급증했던 출금이 점차 안정되고 입금도 상당한 수준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10월 28일 기준 관리 자산은 1710억달러(228조4218억원), 등록 이용자는 전 세계 3억3500만명이다.

바이낸스는 탈취된 토큰의 95%를 회사 자금으로 보충했다고 밝혔다. 전날 발표한 90%에서 5%포인트 높아졌다. 나머지 5%는 유동성이 낮은 자산이어서 매입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보충에는 10억달러(1조3358억원) 규모의 이용자자산보호기금(SAFU) 일부와 선물거래 보험기금, 사내 유보금이 투입됐다. 허이(何一)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SAFU 자금의 절반을 사용하겠다고 밝혔으며 회사는 기금을 다시 채울 계획이다.

바이낸스는 해킹 손실을 고객에게 전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바이낸스는 다른 거래소·분석업체·수사기관과 공조해 탈취 자산 약 30억달러(4조74억원)를 동결하거나 회수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동결된 자산은 실제 반환된 자산과 다르며 구체적인 회수액은 확인되지 않았다. 바이낸스는 2일 갱신된 준비금 증명(Proof of Reserves) 자료를 공개할 예정이다.

북한
북한이 '저격수'라고 명명한 초정밀 600㎜ 대구경 방사포 전투사격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월 30일 보도했다. 전투사격은 전날인 29일 진행됐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딸 주애, 부인 리설주 등이 참관했다./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
◇ FBI, 북한 트레이더트레이터 공식 지목…트럼프 "북한인지 모른다"

FBI는 전날 성명에서 북한이 10월 29일 또는 그 무렵 바이낸스에서 발생한 60억달러(8조148억원) 이상의 가상자산 탈취에 책임이 있다며 범행 주체로 북한 정부의 지원을 받는 해킹 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를 특정했다. 민간 분석업체들의 북한 배후 분석에 이어 미국 수사기관도 공식적으로 같은 판단을 발표했다.

FBI는 트레이더트레이터 조직원들이 탈취 자산을 이더리움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탈중앙화 금융(Decentralized Finance·DeFi)과 즉시 교환 서비스를 통해 추가 자금세탁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FBI는 민간 가상화폐 업체들에 해커들이 사용하는 지갑 주소에서 비롯되거나 관련된 거래를 차단하라고 촉구했다. 미국 비밀경호국과 미국 국세청(IRS) 범죄수사국도 탈취 자산 추적과 동결에 협력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FBI 발표 이후에도 판단을 유보했다. 그는 전날 플로리다주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북한인지 모른다"며 "북한이라면 북한과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국가 연계 사이버 조직을 첩보·금융 탈취·자금 조달에 동원했다는 의혹을 수년간 부인해 왔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바이낸스 창업자 자오창펑(趙長鵬)은 FBI 성명을 인용한 엑스(X) 게시물에서 "트윗 한 건으로는 우리의 감사를 다 표현할 수 없다"며 미국 수사기관에 사의를 표했다.

◇ 해커들, 20분 만에 60억달러 탈취…거래소 지갑 반복 인출

해커들은 10월 29일 오후 4시 20분(미국 동부시간·한국시간 30일 오전 5시 20분) 무렵부터 약 20분 만에 60억달러 이상의 가상자산을 빼돌린 것으로 분석됐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TRM랩스와 체이널리시스는 공격 수법이 북한 연계 조직의 과거 대형 해킹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해커들은 거래소 자금이 계속 유입되는 블록체인 지갑에서 자산을 반복적으로 인출했다.

리처드 텅 바이낸스 공동 CEO는 공격자들이 침입 흔적을 삭제하도록 설계된 악성 소프트웨어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바이낸스는 초기 조사에서 개발·운영 엔지니어의 노트북이 침해된 정황을 파악했다. 이후 추가 침해 지점도 발견했지만, 정확한 침투 경로는 아직 조사 중이다.

Binance History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Binance)의 창업자 자오창펑(趙長鵬)이 2024년 4월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연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AP·연합
◇ 해커들, 비트코인 1만8270개 탈취…테슬라보다 59% 많아

가상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와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해커들이 바이낸스에서 탈취한 비트코인은 1만8270개다. 개당 7만8500달러(1억486만원)의 시세를 적용하면 약 14억3400만달러(1조9155억원)에 달한다. 이는 테슬라의 비트코인 보유량 1만1509개보다 약 59% 많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9월 말 기준 투자·운영 목적으로 보유한 1만8071개보다 199개 많다. 코인베이스가 고객을 대신해 보관하는 물량은 제외한 수치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1만8712개보다는 442개 적다.

2021년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했던 엘살바도르 정부의 보유량은 약 7820개다. 이번 탈취량은 그 2.3배에 달한다. 다만 1만8270개는 해커들이 탈취한 물량으로 북한 정부의 공식 비트코인 보유량으로 확인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코인데스크는 해커들이 바이낸스의 인터넷 연결 지갑인 핫월렛(Hot Wallet)에서 11차례 거래로 비트코인을 새 주소로 옮겼다고 블록체인 거래 기록을 인용해 보도했다. 해커들은 이를 다시 19개 주소로 분산했으며 이 가운데 17개 주소에는 각각 1000개가 배분됐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비트쿼리는 10월 31일 기준 공격자들이 통제하는 이더리움을 52만5201개로 집계했다. 이는 법인 이더리움 보유량 3위인 더 이더 머신의 49만5362개를 웃돈다. 공격자들은 이더리움 20만630개를 직접 탈취한 뒤 다른 가상자산을 이더리움으로 교환해 보유량을 늘렸다.

자오창펑은 이번 사건이 달러 환산 가치 기준으로는 최대지만, 비트코인 수량 기준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엑스를 통해 밝혔다. 그는 2014년 마운트곡스 붕괴 당시 약 65만개의 비트코인이 탈취된 사례를 비교 대상으로 제시했다. 당시 탈취량은 전체 비트코인 유통량의 5%를 넘었다고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가 전했다.

◇ 해커들, 북한 연간 수출액 3배 비트코인 탈취…전체 피해액은 GDP의 24%

해커들이 탈취한 비트코인의 가치는 북한의 연간 상품 수출액을 크게 웃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북한의 2025년 상품 수출액은 4억6859만달러(6259억원)다. 이번에 탈취된 비트코인의 가치가 북한의 1년간 상품 수출액의 약 3배에 달하는 셈이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스테이블코인 등을 합친 전체 피해 추정액 63억달러는 북한의 2025년 국내총생산(GDP) 추정치 260억달러(34조7308억원)의 약 24% 수준이다. 이는 2025년 2월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비트에서 발생한 탈취액 15억달러(2조37억원)의 4배가 넘는다. FBI는 바이비트 해킹에도 트레이더트레이터가 관여한 것으로 판단했다.

북한 연계 조직의 가상자산 탈취는 장기간 이어졌다. TRM랩스는 북한 해커들이 2017년 이후 100건이 넘는 사건에서 128억달러(17조982억원)를 탈취한 것으로 추산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이번 바이낸스 해킹 자산의 실제 현금화 규모와 최종 사용처는 확인되지 않았다. FBI는 탈취 자산의 추가 자금세탁 가능성을 경고하며 민간업체들에 관련 거래 차단을 촉구했다.

GMO
일본 정보기술(IT) 대기업 GMO 인터넷 그룹은 1일 자사 외국환증거금거래(FX) 서비스의 고객 정보 유출 사건 관련 정보 제공자에게 총 100만달러(13억3580억원)를 제공한다고 밝혔다./GMO 인터넷 그룹 홈페이지 캡처
◇ 일본 GMO, 북한 연계 조직의 고객 정보 유출 의혹 정부 보고

북한 연계 조직의 해킹 의혹은 일본에서도 제기됐다. 일본 정보기술(IT) 대기업 GMO 인터넷 그룹은 자사 외국환증거금거래(FX) 서비스의 고객 정보 유출 사건에 북한 연계 해커들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정부에 보고했다고 교도(共同)통신이 1일 보도했다.

GMO 인터넷 그룹은 서버에 남은 악성 소프트웨어와 공격 흔적을 분석했다. 교도도 보안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해커들의 범행 주장 사이트를 조사했다. 사이트가 공개된 직후 접속한 인터넷 주소(IP) 5개가 과거 북한 해커 조직이 사용했던 주소와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사이트가 이용한 임대 서버는 미국 기업 소유였으며 방문자 기록을 수집하는 프로그램 일부에는 일본어가 포함돼 있었다. 게시된 파일은 중국산 소프트웨어로 제작됐다. 피해 이용자가 받은 이메일의 발신자는 러시아식 이름을 사용했다. 교도는 이러한 여러 국가의 흔적이 조사를 교란하기 위한 의도적 조치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해커들은 GMO의 서버 2만7000대와 개인용 컴퓨터에 침입해 고객 정보를 빼돌렸다고 주장하며 100만달러(13억3580만원)를 요구했다. 다만 해커들의 침입 규모 주장은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GMO는 요구를 거부하고 같은 금액을 현상금으로 내걸었다. 공격자 특정과 사건 규명에 도움이 되는 제보자에게 지급할 방침이다. 바이낸스와 GMO 사건에 동일한 조직이 관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구마가이 마사토시(熊谷正壽) GMO 인터넷 그룹 사장은 2일 기자회견에서 사건 경위와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관계를 설명할 예정이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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