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과 벌이는 무역전쟁의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인식 하에 이에 대비하는 모양새를 확연하게 보이고 있다. 글로벌 스트롱맨으로 손꼽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세로 미뤄볼 때 전쟁이 단기간에 끝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게 확실하다 판단하고 각론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향후 양국의 기싸움은 접점을 전혀 찾지 못한 채 지리한 공방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무역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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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도 물러시지 않은 채 대치하는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을 형상화한 만평. 중국은 장기전을 준비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이런 분석은 중국이 최근 속속 취하는 정책 행보 등이 무엇보다 잘 증명하는 것 같다. 중국 경제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24일 전언에 따르면 우선 재정 및 금융 정책 강화를 꼽을 수 있다. 전쟁의 장기화로 급 브레이크가 걸린 대미 수출 증진보다는 내수 경기 부양과 구조 조정 및 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 추진으로 대표되는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통해 난관을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진짜 확실히 엿보이는 대목이 아닌가 보인다. 신화(新華)통신을 비롯한 중국 언론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국무원 상무회의를 통해 이같은 입장을 분명히 천명했다.
이로써 앞으로 5개월여 남은 올해 중국 경제 운용의 큰 그림 역시 확실해졌다. 기존의 거시 정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외부의 불확실성을 적정 수준에서 확고하게 관리하는 게 포인트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를 위한 각론의 조치들도 속속 취해질 가능성이 높다. 우선 경기 활성화에 필수인 선행적 재정 정책을 통한 세금 및 비용 감면 조치가 적극 검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를테면 기업의 연구개발 비용 지출에 대한 우대 정책을 꼽을 수 있다. 추진이 될 경우 올해에만 650억 위안(元·11조500억 원)의 세금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이미 올해 세금과 비용 감면 목표치를 1조1000억 위안으로 설정해놓은 만큼 크게 무리한 정책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대미 수출 감소로 초래될 경기 위축에 적극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추진될 지방 정부의 인프라 건설 지원을 위한 1조3500억 원 규모의 채권 발행 계획 역시 주목할 만하다. 이외에 통화 정책의 신중한 운영과 유동성을 적정하고도 충분한 상태로 유지한다는 원칙, 15만 개 중소기업에 1400억 위안을 지원하는 계획에서 확실히 엿보이는 민간 투자 촉진을 위한 투자 개혁의 가속화도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한다. 모두가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격화되지 않았으면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검토할 카드는 아니라고 봐도 좋다. “항일전쟁 때처럼 미국과의 무역전쟁도 장기전으로 가야 한다”는 일부 언론과 국수적 지식인들의 주장은 이제 어느 정도 현실이 되고 있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