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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추가공습 유보...이란, 호르무즈 쥐고 트럼프 출구전략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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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8. 1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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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로키 대응·부분 협상"…경제난 압박하며 군사공격 유보
이란, 혁명수비대 출신 안보수장 기용…후티, 사우디·홍해 공격 확대
WSJ "이란 강경 요구에 출구 선택지 축소"…호르무즈 통제권, 협상 지렛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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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모리스타운 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을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자신의 골프클럽에서 보냈다./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해 "로키로 대응하고 있다(We are low keying it)"며 추가 군사 공격보다 경제적 압박을 이어갈 뜻을 밝혔다고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긴장 완화에 무게를 두는 사이 이란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출신 모흐센 레자이(72)를 최고 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에 임명했고, 친이란 후티 반군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홍해 연안에 대한 공격을 확대했다.

IRAN USA ISRAEL CONFLICT
9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도심의 한 가판대 앞에 호르무즈 해협 사진과 함께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의 발언인 "오만과의 합의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제목을 실은 이란 일간 함샤흐리 신문이 진열돼 있다. 이란 외무부는 미국이 이란 측 제안을 수용하지 않는 한 오만과의 합의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EPA·연합
◇ 트럼프, 이란 추가공습 유보·경제압박 지속…밴스 "게임 중반"

트럼프 대통령은 악시오스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그들과 부분적으로 협상(semi-negotiating)하고 있을 뿐"이라며 "막대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돈이 없는 이란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해상 봉쇄로 이란의 경제 위기가 악화됐고, 군인들에게 지급할 자금도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줄다리기를 "체스 게임 같다(It's like a chess game)"고 표현하면서도, 새로운 군사 공격을 위협하지 않았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1주일 전만 해도 대규모 전투 재개를 검토했지만, 이제는 이란의 경제난이 태도 변화를 끌어낼지를 지켜보는 쪽으로 기울었다고 평가했다.

앞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에서 "우리는 게임 중반에 있다(We're in the middle of the game)"며 미국이 외교·경제·군사적 수단을 모두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원유 가격이 배럴당 75달러(10만6020원)를 조금 웃도는 수준까지 내려가 미국 소비자의 전쟁 부담도 줄었다고 강조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군과의 조율 아래 호르무즈 해협 남쪽 항로를 통해 매일 밤 약 800만배럴의 원유가 걸프 지역에서 반출되고 있다. 미국 관리는 합의가 없는 동안에도 원유 반출량을 더 늘리겠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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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이란 대통령실 제공·WANA·로이터·연합
◇ 이란, 혁명수비대 출신 레자이 안보수장 기용…호르무즈 해법 놓고 강·온파 충돌

트럼프 대통령이 관망 기조를 보이는 사이 이란 내부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노선 갈등이 뚜렷해졌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오만과의 새 항로 협상이 최종 단계라고 재확인하면서도 미국이 6월 양해각서(MOU) 위반을 중단하고 배상하기 전에는 대미 협상을 재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 당시 SNSC 사무총장도 미국에 해상 봉쇄 해제와 이란 주변 미군 철수, 제재 해제, 동결자산 반환, 전쟁 피해 배상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란 내부에서는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영원히 싸울 수는 없다. 어느 시점에는 끝내야 한다"며 호르무즈 해협 합의를 지지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반면 혁명수비대의 호세인 모헤비 대변인은 "우리에게 호르무즈 해협은 단순한 경제적 수로가 아니라 지리적·전략적 힘의 구성 요소"라며 미국이 이란의 조건을 수용해야 해협을 다시 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레자이를 신임 SNSC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레자이는 1981년부터 1997년까지 16년간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을 지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인사가 이란의 기존 군사·안보 엘리트가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독일 싱크탱크 국제안보문제연구소(SWP)의 하미드레자 아지지 연구원은 NYT에 레자이의 기용이 대미 협상을 이끌어온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의 영향력을 견제하면서 "더 강경한 쪽이 우위를 점하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미국 테네시대 채터누가 캠퍼스의 사이드 골카르 교수는 레자이와 갈리바프가 결국 충돌할 수 있다며 "모두가 왕이 되려고 한다(Everybody wants to be a king)"고 말했다.

이란 지도부는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둘러싼 위독설에도 대응하고 있다. 이란 군부 계열 데파프레스통신은 준군사조직 바시즈 민병대의 가셈 고라이시 부사령관이 최고지도자가 국민과 군 지휘관들을 만나는 사진과 자료를 앞으로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국영 매체들은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최근 하메네이와 만나 전쟁과 경제 현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영국에 기반한 이란 반체제 매체 이란와이어는 하메네이가 위독한 상태라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Mideast Wars Yemen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의 공습이라고 주장한 공격으로 7월 13일(현지시간) 예멘 사나 국제공항 단지에서 폭발이 발생하고 있다. 사진은 후티가 통제하는 알마시라TV 방송 영상 캡처./AP·연합
◇ 후티, 사우디 정유공장·모카항 공격…사우디·튀르키예·파키스탄 방위협정 이틀 만에 홍해 긴장 고조

이란과 미국의 직접 충돌이 주춤한 가운데 친이란 무장세력의 공격은 홍해와 사우디로 확대됐다. 후티 반군의 야히야 사리 대변인은 소셜미디어(SNS) 엑스(X)를 통해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지잔 정유공장을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사우디 에너지부는 정유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했으며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지잔 정유공장의 하루 원유 처리 능력은 40만배럴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원유 저장탱크 1곳이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후티는 별도로 예멘 남서부 모카항의 사우디 병력 집결지와 무기고를 탄도미사일과 무인항공기(UAV·드론)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예멘군 대변인은 공격으로 7명이 숨졌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반면 AFP통신은 예멘 정부 측 의료기관을 인용해 민간인 3명과 군인 8명 등 11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사우디군 사망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모카항은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바브알만데브 해협과 가깝다. 로이터는 이 해협이 봉쇄될 경우 사우디가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수 있는 대체 수출로를 잃게 된다고 전했다.

이번 공격은 사우디가 지난 7일 튀르키예·파키스탄과 공동 방위협정을 체결한 지 이틀 만에 발생했다. 협정은 세 나라 가운데 한 나라에 대한 무력 공격을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도록 규정했다. 다만 튀르키예와 파키스탄이 이번 공격에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이 협정이 이란이나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며 실제 지원 방식은 협의를 통해 결정한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선박들이 3일(현지시간) 오만 무산담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을 항행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이란, 호르무즈 통제권으로 미 압박…WSJ "트럼프 출구 선택지 좁아져"

현재 미·이란 간 협상 구도의 핵심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언제, 어떤 대가로 내려놓느냐다. NYT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의 6월 종전 MOU 재이행을 압박하는 핵심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런던 소재 경제외교 싱크탱크 부르스앤드바자르재단의 에스판디아르 바트망겔리지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NYT에 "해협이 열리면 트럼프 대통령이 분쟁을 해결하지 않은 채 떠날 수 있다고 이란 관리들은 우려한다"며 이란이 호르무즈를 미국의 약속 이행을 담보하는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알리 바에즈 이란 프로젝트 국장은 호르무즈 해협을 트럼프 대통령의 머리 위에 드리운 '다모클레스의 검(sword of Damocles·언제 닥칠지 모르는 지속적인 위협)'에 비유했다. 그는 이란이 호르무즈라는 핵심 지렛대를 포기하기 전에 제재 완화 등 이익을 먼저 확보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FT도 이란 내부에서 경제 재건을 위해 외교를 택하려는 실용파와 호르무즈 통제력을 유지하려는 강경파가 충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영국 채텀하우스의 사남 바킬 중동·북아프리카 프로그램 국장은 미국 내부에서도 외교를 원하는 세력과 추가 군사 공격을 선호하는 세력의 차이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WSJ는 이란이 수십억달러의 전쟁 배상과 미군 철수, 해상 봉쇄 해제를 요구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에서 빠져나갈 선택지가 다시 좁아졌다고 분석했다. 미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8일 갤런(3.785ℓ)당 4.02달러(5683원)로 1년 전 3.16달러(4467원)보다 높다.

WSJ는 11월 중간선거를 3개월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를 전쟁 승리의 근거로 제시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 합의 없이도 이란과의 분쟁에서 빠져나갈 의향이 있다는 뜻을 고위 참모들에게 비공개로 내비쳤다고 WSJ가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전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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