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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권력에는 순한 양, 중국인들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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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18. 07. 28.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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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당국에 적극적으로 반기 드는 분위기 뚜렷해
중국인들은 대체로 권력에 잘 순응하는 편에 속한다. 여간해서는 권력에 반기를 들지 않는다. 역대 왕조의 교체가 민중들의 기의에 의해 이뤄진 케이스가 적지 않으나 이때도 반란의 주역은 중국인들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한족이 아닌 이민족인 경우가 많았다. 한마디로 중국인들은 권력과의 관계에서는 과거나 지금이나 순한 양이라고 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1989년에 학생과 시민들이 주도한 톈안먼(天安門) 유혈 민주화 운동이 있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면 과연 지나친 표현일까. 절대 아니다. 당시보다 지금이 시민들의 의식이나 자유화 정도가 훨씬 더 높음에도 공산이 아무 문제 없이 정권을 완벽하게 틀어쥔 것만 봐도 진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중국인들이 요즘 서서히 변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조직적이지는 않으나 정권에 대한 불만을 혼자서라도 직설적으로 과감하게 표현하는 경우가 속속 알려지면서 중국인들도 깨어나는 게 아닌가 하는 분석을 낳게 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권부 사정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들의 28일 전언에 따르면 우선 지난 5월 4일 베이징대학에서 발생한 70대 노인인 판리친(樊立勤·73) 씨의 정권 비판 대자보 부착 사건을 꼽을 수 있다. 대자보의 내용도 권력에 순응하는 것이 뼛속 깊은 버릇이 된 중국인이 쓴 것이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에 대한 개인 숭배와 집권 연장 움직임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경제 수도로 불리는 상하이(上海)에서 7월 4일 발생한 소동 역시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둥야오칭(29)이라는 이름으로만 알려진 여성이 시내 한복판에서 시 총서기 겸 주석의 사진에 먹물을 뿌리면서 “시진핑의 독재와 폭정에 반대한다”고 주장하는 영상을 촬영한 것. 이후 이 여성은 정신병원에 강제입원 조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그녀가 진짜 정신질환자라는 사실을 믿는 중국인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현장
26일 베이징 차오양구 소재 미국대사관 부근에서 발생한 폭탄 폭발 사고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제공=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26일 오후 1시 경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소재의 미국대사관 부근에서 발생한 의문의 폭발물 투척 사고도 같은 맥락에서 파악이 가능하다. 현재로서는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시민인 26세 남성 장(張) 모씨가 당국에 불만을 품고 사제 폭탄을 터뜨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시국 사건일 가능성도 없지는 않아 보인다.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올해 1만 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독재가 가능한 국가의 GDP 수준이라고 하기 어렵다. 1991년 구소련이 1인당 GDP 1만 달러 달성을 눈앞에 두고 해체된 것만 봐도 그렇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앞으로 중국인들의 의식이 깨어나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분석은 이로 보면 크게 무리하지 않다. 중국 당정 최고 지도부가 허베이(河北)성의 휴양지 친황다오(秦皇島) 베이다이허(北戴河)에서 곧 열릴 당 비밀 회희에서 이 문제를 의제로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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